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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감사사항(KAM) 분석]다시 주목받는 대한항공 2.7조 마일리지 부채팬데믹 첫해 '항공운송자산 손상', 2021·22년 '이연수익인식'으로 변경

양도웅 기자공개 2023-08-18 07:32:38

[편집자주]

2017년 12월 금융감독원은 기업들이 매분기 작성해 공시하는 감사보고서에 핵심감사사항(Key Audit Matter, KAM)을 기술하도록 '핵심감사제도'를 도입했다. KAM은 감사를 맡은 회계법인이 중점적으로 검토한 사안이다. 투자자들은 기업을 정확히 이해하기 위해 꼼꼼히 봐야 할 재무 정보가 무엇인지 KAM을 통해 알 수 있다. 2020년 코넥스를 제외한 전체 상장사로 핵심감사제도가 확산됐지만 여전히 관심 밖에 있다. THE CFO가 각 기업별 KAM과 선정 배경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1일 13: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엔데믹으로 전환하면서 대한항공 감사인은 다시 '마일리지 부채'에 주목하고 있다. 항공사가 이용 고객에게 제공하는 보상인 마일리지는 재무제표에 선수금과 이연수익으로 나눠 계상된다. 선수금과 이연수익은 부채로,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마일리지 사용기간이 지나면 수익으로 바뀐다.

지난해 말 대한항공 마일리지 부채는 2조7000억원을 돌파하면서 지난 5년 간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4%, 마찬가지로 최근 5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그동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막혔던 하늘 길이 열리면서 이용 고객이 급증함에 따라 이들에 제공하는 마일리지도 증가했기 때문이다.


◇총부채 14% 마일리지 부채…최근 5년래 최대 규모

안진회계법인은 대한항공의 2022년 재무제표를 감사하면서 '이연수익의 인식'을 유일한 핵심감사사항(KAM)으로 꼽았다. 2년 연속 동일한 판단을 내렸다. 팬데믹 첫해인 2020년 감사 때는 항공기조차 띄우지 못하면서 항공운송 자산에 대한 손상차손 계산이 정확하게 이뤄졌는지 따져봤다. 업황 개선으로 KAM도 달라졌다.

대한항공 이연수익(일부 선수금 포함)은 고객 보상 제도인 '스카이패스 제도'로 발생한다. 대표적으로 항공기 탑승 고객에게 항공 구간별과 예약좌석 등급별 등을 고려해 마일리지를 제공한다. 일례로 현재 인천에서 샌프란시스코행 일반석 좌석(예약등급은 B)을 끊은 고객에게는 약 5600마일리지를 제공한다.

고객은 마일리지로 대한항공 항공권을 구입할 수 있고 좌석도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항공 동맹그룹인 '스카이팀' 소속의 다른 항공사의 항공기 좌석 업그레이드도 가능하다. 온라인 쇼핑몰인 'KAL 스토어' 등에서 마일리지를 사용해 여행과 생활용품 등도 구입할 수 있다. 마일리지 사용기한은 항공권 탑승일 기준으로 10년이다.

이연수익이 부채에서 실제 수익으로 전환되는 때는 고객이 마일리지를 사용하거나 사용기한이 만료됐을 때다. 지난해 말 연결기준 대한항공 이연수익은 2조7025억원이다. 최근 5년래 가장 많은 규모다. 전체 부채에서 차지하는 비율도 14%로, 항공사 최대 자산인 항공기를 빌릴 때 발생하는 리스부채와 함께 높은 비중을 차지한다.

올해 3월 말에도 이연수익은 증가했다. 2조7084억원으로 3개월 전보다 0.2% 소폭 늘었다. 비중은 13%로 떨어졌다.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로 올해 내내 이연수익은 지속해서 증가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발표한 2분기 잠정실적도 1분기 대비 매출액은 10.6%, 영업이익은 12.8% 증가했다.


◇감축 위해 과소계상 가능성…안진 "경영진 자의적 판단 개입될 수 있어"

마일리지는 이연수익이라는 부채로 계상되며 그 규모가 크고 비중이 높기 때문에 기업 입장에서는 줄이고 싶은 요소다. 간혹 몇몇 항공사들이 사용처를 확대하고 사용기한을 줄이는 등의 조치를 취하는 것도 고객들이 마일리지를 빠르게 소진해 이에 해당하는 이연수익을 수익으로 전환하기 위해서다.

대한항공도 변경된 스카이패스 제도를 올해 4월 시행할 계획이었으나 고객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해 철회했다. 단 △보너스 좌석공급 확대 △다양한 마일리지 할인 프로모션 △마일리지 사용처 확대(기내 면세품 구매 포함) 등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또한 마일리지 소진을 촉진시켜 이연수익을 줄이기 위함이다.

애초부터 마일리지에 해당하는 이연수익을 최대한 과소계상하는 것도 부채를 줄이는 방법이다. 마일리지는 돈에 대응되는 값이 아니다. 5000마일리지가 5000원이 아니라는 얘기다. 여러 종류의 상품이나 서비스로 미래 어느 시점에 교환되거나 교환되지 않을 수 있기 때문에 이를 현재가치로 환산하는 작업은 늘 부정확성이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

감사인인 안진이 항공기 승객과 함께 그들에 제공하는 마일리지가 늘기 시작한 2021년부터 이연수익을 KAM으로 선정한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안진 측은 "이연수익이 재무제표에 미치는 영향이 중요하고, 이연수익 측정을 위한 가정들을 선정하는 데 경영진의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수 있어 KAM으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대한항공도 마일리지 운용 시스템을 정확하게 평가, 보고하기 위해 전산감사 전문가의 힘을 빌리고 있다. 내부회계관리 운영 조직인 회계처리부서와 자금운영부서, 감사실, 전산운영부서 등 가운데 압도적으로 많은 인원이 근무하는 곳이 전산운영부서다. 내부회계 담당 인력의 평균 관련 경력이 가장 많은 곳도 전산운영부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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