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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경련 리뉴얼]구광모호 LG그룹, 전경련과 관계도 리뉴얼할까과거 회원 자격 유지 불구 공식 회의엔 불참, 악연 잊고 새출발 가능성

조은아 기자공개 2023-08-16 10: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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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경제인연합회가 62년 만에 이름을 바꾸고 조직혁신을 진행한다.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과 통합 후 1961년 첫 이름인 '한국경제인협회'로 돌아간다. 현재 새 수장을 맞고 4대그룹을 복귀시키는 작업을 진행 중이다. 2016년 최순실 사태 이후 뒷전으로 밀려난 뒤 7년 만에 '재계 맏형' 복귀를 꿈꾸는 전경련의 변화상을 들여다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4일 17:1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복귀가 가시화되면서 다른 그룹의 행보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히 4대 그룹 가운데 LG그룹은 과거 구본무 전 회장 시절 전경련과 다소 껄끄러운 관계였다는 점에서 구광모호 LG그룹의 선택에 더욱 시선이 모인다. LG그룹은 2016년 4대 그룹 가운데 가장 먼저 전경련을 탈퇴했다. 이전부터 구본무 전 회장은 전경련에 사실상 발길을 끊은 상태이기도 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22일 전경련이 임시총회를 연다. 같은날 삼성 준법감시위원회도 열려 전경련 복귀를 논의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삼성그룹이 어떤 판단을 내리느냐에 따라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7년 만의 4대 그룹 복귀가 판가름날 전망이다.

삼성그룹이 복귀할 경우 나머지 3개 그룹 역시 복귀할 가능성이 높다. 다만 LG그룹의 전경련 복귀와 구광모 회장의 전경련 회장단 회의 참석은 별개의 문제다. 일례로 구본무 전 회장이 일찌감치 전경련에 발길을 끊었지만 LG그룹은 2016년 탈퇴 전까지 회원사 자격을 유지했다. 두산그룹의 경우 박용만 전 회장이 전경련과 라이벌인 대한상공회의소(대한상의) 회장을 맡은 직후 전경련 회장단에서 사퇴했지만 두산그룹은 전경련 회원사로 남았다.

LG그룹의 복귀 이후 구광모 회장이 전경련과 어떤 관계를 쌓아갈지 주목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구본무 전 회장 시절처럼 그룹은 복귀하되 개인은 거리를 둘지, 그룹 복귀와 함께 회장단 활동에도 적극 참여할지를 놓고 다양한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 몇 년 구광모 회장의 행보를 볼 땐 과거 앙금을 털어내고 나머지 3개 그룹의 행보와 발맞출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구 회장은 2018년 6월 취임해 벌써 취임 만 5년을 넘겼다. 전임자의 그림자를 벗어난 지 오래라는 점에서 과거를 이유로 전경련과 미적지근한 관계를 맺기보다는 새롭게 전향적 관계를 맺을 것이란 관측에 힘이 실린다.

이미 어느 정도 명분도 만들어졌다. 전경련은 산하 연구기관인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통합해 '한국경제인협회'로 새롭게 출범한다. 과거 구본무 전 회장은 "전경련은 헤리티지 재단처럼 (싱크탱크로) 운영해 각 기업들의 친목 단체로 남아야 한다"고 말한 바 있는데 전경련은 이미 싱크탱크형 경제단체로 거듭나겠다는 혁신안을 발표했다. 최근 류진 풍산그룹 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았고 윤리경영위원회 설치와 함께 윤리헌장도 발표할 예정이다.

과거 구본무 전 회장은 줄곧 전경련 회장단에는 포함돼 있었지만 반도체 빅딜이 이뤄진 1999년 이후에는 무려 17년 동안 전경련의 공식 회의 석상에 단 한 차례도 참석하지 않았다. 당시 전경련이 중재한 반도체 사업 빅딜로 반도체 사업을 강제로 넘겨야 했던 아픈 기억 때문이다.

LG그룹은 1979년 대한반도체를 인수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시작했다. 이후 1995년 순이익이 9000억원에 이르는 등 그룹의 주력사업으로 완전히 자리잡았다. 그러나 김대중 정부가 IMF 이후 5대 그룹을 대상으로 빅딜을 추진하면서 반도체 사업을 현대그룹에 양보하게 된다.

구본무 전 회장은 청와대에서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나 "선친이 물려주신 사업"이라고 호소했으나 통하지 않았다. 1999년 1월 청와대에서 반도체 사업을 포기하겠다는 뜻을 전하고 온 뒤 폭음으로 억울함을 달랜 것으로 알려진다. 이 자리에서 "이제 모든 것을 다 버렸다"는 말까지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사실 이전까지만 해도 LG그룹은 전경련과 돈독한 관계였다. 구본무 전 회장의 부친인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경험도 있고 이후 최종현 SK그룹 선대회장, 김우중 대우그룹 창업주가 회장을 지낼 때는 구본무 전 회장 역시 회의에 자주 참석했다. 특히 가장 먼저 오는 참석자였다고도 전해진다. LG그룹의 트윈타워가 전경련 회관과 가까운 여의도에 있었던 덕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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