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풍향계]SK온, 배터리 3사중 올해 투자 '최대'…OCF 언제쯤상반기 CAPEX 4.8조 기록, LG엔솔·삼성SDI 각각 4.2조·1.5조
박기수 기자공개 2023-08-22 09:14:26
[편집자주]
유동성은 기업 재무 전략 방향성을 가늠할 수 있는 지표 중 하나다. 유동성 진단 없이 투자·조달·상환 전략을 설명할 수 없다. 재무 전략에 맞춰 현금 유출과 유입을 조절해 유동성을 늘리기도 하고, 줄이기도 한다. THE CFO가 유동성과 현금흐름을 중심으로 기업의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6일 17:12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온이 올해 상반기 국내 배터리 3사(△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중 가장 많은 투자를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SK온은 영업활동 현금흐름 부재 속에서 진행됐던 대규모 투자라 향후 재무구조 관리 필요성이 더욱 커졌다.LG에너지솔루션 역시 SK온 못지 않은 투자를 단행했지만 약 1조원의 영업이익이 대규모 투자를 든든히 뒷받침해줬다. 삼성SDI는 LG·SK와 다르게 영업활동 현금흐름 범위 내에서만 투자하는 보수적 재무 전략을 고수했다.
◇SK온 4.8조, LG엔솔 4.2조 투자…조달 러시 활발
1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CAPEX를 가장 많이 지출한 곳은 SK온이다.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유형자산 취득으로만 4조8021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3사 모두 CAPEX의 사실상 전량이 유형자산 취득분이다.
이외 LG에너지솔루션이 유형자산 취득으로 4조2247억원의 현금을 썼다. 삼성SDI는 상반기 CAPEX로 약 1조4965억원을 기록했다.
조달과 상환 전략 역시 3사 모두 상이했다. 3사 중 올해 상반기 가장 많은 차입을 일으킨 곳은 SK온이다. 차입금 증가로 인한 현금 유입액만 3조28억원을 기록했다. 이외 만기가 1년 안으로 들어온 유동성장기차입금을 포함한 차입금 상환분은 1조461억원을 기록했다. 순차입으로 약 2조원을 기록한 셈이다.
여기에 올 초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을 비롯해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로 약 3조원의 현금이 유상증자를 통해 유입됐다. 아직 영업에서 현금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는 SK온이 올해 상반기 5조원에 가까운 유형자산을 취득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꼽힌다.
작년 기업공개(IPO)로 약 10조원에 가까운 현금을 쌓았던 LG에너지솔루션도 올해 상반기 다시 왕성한 조달 활동에 나섰다. 연결 현금흐름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차입금 증가분만 2조4425억원이다. 반면 상환은 1조6003억원으로 상환 대비 차입 규모가 약 1.5배 많았다. 이외 얼티엄 셀즈와 ES America 등 자회사들이 유상증자 단행으로 1조원의 현금을 품었다.
삼성SDI 역시 상반기만 보면 순차입을 기록했지만 차입액과 상환액의 차이가 3사 중 가장 적다. 상반기 연결 기준 삼성SDI는 차입 증가로 2조2923억원의 현금이 유입됐고, 상환으로 1조7305억원의 현금이 유출됐다. 초대형 투자와 무리한 차입 대신 재무적인 균형을 중시하는 재무 전략이 드러나는 대목이다.
◇올해 투자 대응은 가능하겠지만…OCF 기다리는 SK온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은 올해 CAPEX로 명확한 수치를 제시하지는 않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CAPEX(약 6조3000억원)보다 올해 50%를 더 쓸 것이라고 밝혔고, SK온의 경우 모회사 SK이노베이션이 올해 CAPEX로 10조원을 쓰겠다고 밝혔다. 10조원 중 대부분이 SK온의 몫이 될 것이라는 업계 추측이 있을 뿐이다.
양 사의 올해 예정 CAPEX를 10조원이라고 가정하면 올해 하반기 양 사는 약 4조~5조원을 CAPEX로 써야 한다. 상반기 말 현금성자산을 살펴보면 올해 하반기 투자 자금에 대한 대응은 어렵지 않게 가능할 것으로 분석된다.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의 상반기 말 연결 현금성자산은 각각 4조8602억원, 3조7635억원이다. 삼성SDI 역시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약 3조3501억원이다.
올해 잔여 투자액과 별개로 3사 중 가장 재무적 리스크가 큰 곳으로는 SK온이 꼽힌다. 가장 큰 요인은 영업활동에서 현금흐름(OCF)이 발생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SK온은 배터리 3사 중 연결 기준 영업손익과 순손익 모두 적자를 기록한 유일한 곳이다. 상반기 영업손실은 4771억원, 순손실은 4901억원이다.
LG에너지솔루션 역시 부채 증가 부담이 상당하지만 영업이익으로 1조원 이상 뽑아내는 수준까지 올라왔다는 점에서 SK온과는 처지가 다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상반기 영업이익으로 1조938억원을, 순이익으로는 1조271억원을 기록했다. 삼성SDI 역시 영업이익과 순이익으로 각각 8256억원, 9503억원을 기록했다.
◇증자가 살린 SK온, 재무 부담 지속
상반기 말 기준 3사 재무상태를 살펴보면 우선 SK온은 증자로 한숨을 돌렸다. 연결 기준 작년 말 차입금 10조815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12조5330억원을 기록하는 등 빠르게 차입이 늘어나고 있지만 대규모 증자로 부채비율과 순차입금비율 등은 작년 말 대비 낮아졌다. 부채비율은 작년 말 258.1%에서 상반기 말 183.4%로, 순차입금비율은 작년 말 130%에서 상반기 말 89.7%로 낮아졌다.
다만 증자는 단발성 이슈였고 차입금은 앞으로도 지속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문제다. 상반기 말 기준 순차입금이 8조7000억원을 돌파했다. SK온의 영업활동 현금흐름 발생이 더욱 절실한 배경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작년 기업공개(IPO)로 재무구조에 힘을 받은 이후 당시 상태를 잘 유지하고 있다. 상반기 말 연결 부채비율은 83.3%로 작년 말(86%)과 큰 차이가 없다. 순차입금비율은 작년 말 10.5%에서 상반기 말 19.4%로 높아졌지만 사실상 큰 차이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 다만 LG에너지솔루션 역시 추후 투자 증대로 재무구조 관리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SK온과 공통점이다. 삼성SDI는 부채비율로 78.3%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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