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안은 지금]'희토류 자석 밸류체인' 구축 나선 성안, 전문가 진용 눈길②이준영 대표 글로벌 사업 총괄, JLMAG 출신 CTO·분리정제 권위자 사외이사 기술 이끌어
조영갑 기자공개 2023-08-18 08:12:24
[편집자주]
1970~1980년대 섬유산업 중흥기를 구가했던 성안은 현재 대대적인 리노베이션을 진행하고 있다. 희토류를 기반으로 한 영구자석 시장 진출이 핵심이다. 시장 일각에서는 신사업에 대한 우려감을 보내고 있지만, 최고 전문가로 새롭게 진용을 구축하고 속도를 내고 있다. 더벨은 성안의 가능성과 과제를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기존 섬유 가공업에서 희토류 기반 영구자석(Permanent Magnet) 제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낙점한 '성안'의 인적구성에 업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주주 손바뀜 이후 해당 업계 최고 전문가로 평가되는 인물들이 성안의 우산 아래 속속 집결하면서 신사업 청사진이 또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6월 선임된 이준영 대표와 켄지 고니시 부사장(CTO)이 키맨으로 꼽힌다.17일 업계에 따르면 성안은 최근 미국 주요 희토류(NdPr) 채굴 및 산화물 업체인 MP머티리얼즈(MP Materials)와 240톤(t) 규모의 NdPr 산화물 공급계약을 맺고, 초도 물량을 공급받기로 했다. 성안은 MP머티리얼즈와의 후속 협의를 통해 추가 물량을 확보하고, 베트남 등지에 금속제련 설비를 확대하는 등 자체 희토류 밸류체인을 완비하는 데 투자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안에 대구에 영구자석 생산공장을 착공하고, 내년 말 완공한다는 계획도 밝혔다.
보통 소결자석이라고 부르는 영구자석은 경희토류 물질인 네오디뮴(Nd)과 프라세오디뮴(Pr) 정광을 제련, 가공해 만든다. 자력과 자성을 유지하는 성질(보자력)이 우수해 전기차, 각종 가전제품, MRI 등 의료장비, 엘리베이터, 풍력발전 터빈 등에 활용된다. 다만 중국 업체들이 해당 시장을 8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해 중국이 자원통제 기조를 강화하고 있어 각국이 밸류체인의 내재화를 고심하고 있다. 미국 역시 마찬가지다.
성안은 이런 국제 정세의 변화를 읽고, 지난해 하반기부터 영구자석 시장 진출을 가늠해 왔다. 성안은 이익률이 높지는 않지만, 영구자석 제조의 필수 전공정이자 매출규모를 키울 수 있는 산화물 정련 사업으로 서방 잠재 고객사들과 협업구조를 공고히 하는 동시에 궁극적으로는 NdPr 영구자석 제조업까지 진출해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영구자석 밸류체인은 다섯 단계로 대별된다. △희토류 광석을 생산하는 단계를 거쳐 △광석을 분리 정제, 산화물 처리하고 △산화물을 정련(금속가공)해 △응용 제품을 만들어 △엔드유저에 공급하는 구조다. 축약하면 광산에서 원료를 채굴해 정제하고, 금속으로 가공해 제품(자석)으로 만들어 소비처에 파는 프로세스다. 성안은 이 중에서 비교적 신속하게 캐시플로를 만들어 낼 수 있는 금속가공/응용제품(영구자석 제조) 분야에 진출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올해 각 분야의 최고 전문가급 인사를 영입했다. 6월 각자대표로 새 대주주측(대호테크놀러지) 성동훈 대표와 함께 이준영 대표가 선임되면서 글로벌 희토류 네트워킹 사업에 속도가 나고 있다.
이 대표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경제학 석사 취득 이후 현대투자증권 국제부 국제금융 담당을 시작으로 홍콩 심플렉스캐피탈(Simplex Capital & Simplex Asset Management) 이사, 하렉스인포텍 글로벌 담당 부사장 등을 거치며 글로벌 사업에 잔뼈가 굵은 전문가다. 하렉스인포텍은 2000년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세계 최초 모바일 카드결제 서비스를 발표한 AI테크 기업이다.
이 대표가 현재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은 원료소싱의 핵심이 될 MP머티리얼즈와의 커뮤니케이션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상장사인 MP머티리얼즈는 현재 미국에서 유일하게 희토류 광산 및 산화물 시설인 마운틴패스(Mountain Pass) 광산을 운영하고 있다. 이 대표는 MP머티리얼즈의 마이클 로젠탈(Michael Rosenthal) COO(최고운영책임자)와 지속적 협의를 통해 NdPr옥사이드(산화물 처리된 정광) 수급망을 다지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
기술 진용에서는 켄지 고니시 부사장이 중추 역할을 하고 있다. 고니시 부사장은 JLMAG 희토류 중국 간저우 상무이사, Minmetals Santoku(Ganzhou) Rare Earth Material 대표이사를 지낸 영구자석 제조분야 핵심 전문가다. 업계에 따르면 중국 내 매출액 기준 20위권 밖에 불과하던 JLMAG를 리딩그룹으로 끌어올린 주역 중 한 명이라는 평가다.
외에도 희토류 사업 전반에 걸쳐 자문을 하고 있는 김유철 명예회장과 희토류 분리의 권위자인 우상모 사외이사 등도 핵심 기술자문역으로 꼽힌다. 우 이사의 경우 서울대 금속공학과 박사학위를 취득하고, 엘에스리꼬동제련 기술연구소 화학제련연구실장, 포스코엠텍 전무이사 등을 거친 톱티어 테크니션이다.
성안은 희토류 옥사이드 공급선이 안정되는 대로 고사양 영구자석 제조에도 본격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이 그림이 완성되면 고객사에서 원료를 조달, 베트남에서 금속가공을 거쳐 국내 공장에서 영구자석을 생산하는 프로세스가 완비된다. 타깃시장은 전기차(EV) 구동모터용 영구자석이다. 고열 내성과 자성이 강한 고사양 자석(N-45, 48, 52UH 등)은 부가가치가 높고, 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성안 관계자는 "고사양 영구자석에는 고가의 중희토류 물질(Dy, Tb)이 첨가되는데 우리는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어 서방 국가를 중심으로 재편되는 공급망체계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면서 "스펙을 달리해 전자기기, 풍력발전 터빈 등에 공급할 수도 있기 때문에 사업성 역시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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