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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업황 부진 SK지오센트릭, 채무상환력 제고 관건①현금창출 부진에도 대규모 설비투자 지속…차입금 증가에 이자비용 확대

이민호 기자공개 2023-08-23 07:19:10

[편집자주]

기업의 재무건전성을 종합적으로 살펴보려면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함께 봐야 한다. 전자는 '빚의 규모와 질'을 보여준다. 자산에서 부채와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을 비롯해 부채 내 차입금의 비중과 형태 등이 나타난다. 후자는 '빚을 갚을 능력'을 보여준다. 영업활동으로 창출한 현금을 통해 이자와 원금을 상환할 능력이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THE CFO가 레버리지 지표와 커버리지 지표를 통해 기업의 재무 상황을 진단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17일 10:06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반기 SK지오센트릭의 핵심 과제 중 하나로 채무상환력 제고가 꼽힌다. 현금창출력 회복이 가시화되지 않은 가운데 환경시설 개선과 폐플라스틱 재활용사업 확대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지면서 차입금이 꾸준히 늘고 있는 탓이다.

핵심 조달원인 회사채 금리도 예년보다 상승하면서 이자비용의 가파른 증가를 부추기고 있다.

◇중국 수요 위축에 현금흐름 부진…환경시설 개선 맞물려 차입부담 확대

올레핀과 방향족 제품이 중심인 SK지오센트릭은 기본적으로 현금흐름을 안정적으로 발생시킬 수 있는 수익구조를 갖추고 있다. SK그룹 에너지·배터리 부문 중간지주사 SK이노베이션 중심의 수직계열화에 기반한 계열사간 높은 연계성 덕분이다. 특히 SK에너지와 연계성이 뚜렷하다.


SK지오센트릭은 SK에너지로부터 납사 등 원재료를 공급받는다. 지난해 SK에너지 전체 매출액에서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37.2%) 다음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한 곳이 SK지오센트릭(13.2%)이었다. SK지오센트릭은 SK에너지에 다시 화학제품을 공급한다. 지난해 SK지오센트릭 전체 매출액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곳이 SK에너지(20.0%)였다.

하지만 지난해 현금흐름은 부진했다. 유가 상승에 따른 판가 인상으로 지난해 별도 기준 매출액은 11조원을 돌파했지만 영업이익은 마이너스(-) 35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중국에서의 봉쇄조치에 따른 수요 위축과 중국업체들의 신·증설에 따른 자급률 상승으로 수급이 악화된 탓이다.


SK지오센트릭은 배당을 중단하면서 현금유출 최소화에 힘썼다. 그럼에도 환경규제 강화에 대응하기 위한 자본적지출(CAPEX)이 발목을 잡았다. SK지오센트릭은 2018년부터 대기오염물질 저감시설, 폐수처리시설, 유해화학물질 취급시설 등 울산석유화학단지 생산공장(울산콤플렉스) 환경시설 개선에 자금소요가 발생하고 있다.

업황 부진과 자본적지출 소요가 맞물리면서 커진 것은 차입 부담이다. 2021년말 1조6530억원이었던 순차입금이 지난해말 1조8802억원으로 늘었다. 채무상환력을 보여주는 순차입금/EBITDA도 6.5배에서 10.8배로 커졌다.


◇공모채 선제 발행에 조달금리 상승…이자비용 가파른 증가

SK지오센트릭의 버팀목은 공모 회사채다. AA-(안정적) 신용등급을 바탕으로 매년 공모채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공모채 발행총액은 2019년 5000억원, 2020년 4000억원, 2021년 3000억원, 지난해 2000억원이었다. 올해도 1월 총액 3000억원을 발행했다.

SK지오센트릭의 올해 1분기말 별도 기준 총차입금은 2조5966억원(할인차금 64억원·리스부채 116억원 포함)인데 이중 회사채 미상환잔액이 2조11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할 정도다. 이외에는 은행권 장기차입금 4750억원이 있으며 단기차입금은 없다.


특히 올해 1월 3000억원 공모채는 지난해 4월 2000억원 공모채 이후 불과 9개월 만에 발행한 것이다. SK지오센트릭은 이번에 조달한 3000억원으로 2020년 6월 발행 3년물 총액 2300억원과 2018년 10월 발행 5년물 총액 2300억원 중 700억원을 상환했다. 해당 물량은 각각 올해 6월과 10월 만기 예정이었다. 올해 초 회사채 시장 훈풍에 올라타 차환자금을 선제적으로 마련한 결정이었다. 수요예측 흥행으로 애초 모집 목표액 2000억원보다 증액했다.

다만 금리가 상승한 가운데 차입금을 확대하면서 이자비용이 불어났다. 2021년 388억원이었던 이자비용은 지난해 493억원으로 늘었다. 올해도 1분기에만 벌써 188억원에 이르렀다. 올해 1월 발행 2년물 4.17%, 3년물 4.31%, 5년물 4.54% 등 예년에 비해 금리가 상승한 탓이다. 이에 따라 이자비용 감내능력을 나타내는 이자보상배율(EBITDA/총금융비용)도 2021년 6.3배에서 지난해 3.3배로 하락했다.


SK지오센트릭이 이자비용 통제수단으로 꺼내든 것이 ESG채권이다. 2021년 4월 발행 5년물 900억원, 지난해 4월 발행 5년물 500억원이 ESG채권으로 발행됐다. 다만 2021년 발행분 금리는 1.99%였지만 지난해 발행분 금리는 4.15%로 치솟아 큰 효과를 보지는 못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558억원으로 흑자전환에 성공한 점은 고무적이다. 유가 하락으로 운전자본 부담이 완화된 데다 중국업체들의 가동률 하락에 따른 덕을 봤다. 현금창출력이 회복되면서 순차입금/EBITDA는 4.4배로 하락했으며 이자보상배율은 5.2배로 상승했다.

하지만 현금창출력 회복이 아직 가시화되지 않은 데다 2025년 폐플라스틱 재활용 종합단지(울산ARC) 완공 등을 위한 자본적지출 소요가 이어지는 만큼 채무상환력 제고는 여전히 SK지오센트릭의 핵심 과제로 부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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