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부품 작은 거인들]'전기차' 시대 개막, 부품 제조사 장미빛 미래 펼쳐진다[총론]완성차·정부 육성 지원책 봇물, 알멕·우리산업·삼기이브이 등 대표 수혜
서하나 기자공개 2023-08-25 08:31:20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2일 14:2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자동차를 둘러싼 패러다임이 완전히 달라지고 있다. 2019년 발표된 '미래자동차 산업 발전 전략'에 따르면 미래자동차란 친환경 전기차와 수소차, 정보통신기술(ICT)과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자율주행차를 포괄하는 개념으로 정의된다.이중 전기차 시대로의 진입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 되고 있다. 미국, 중국,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완성차 기업들도 투자를 가속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통적인 완성차 제조 생태계에도 적잖은 변화가 감지된다. 전기차 배터리, 신규 플레이어의 가세, 전통적인 자동차 제조 수직 계열화 구조의 균열 등 이미 변화는 시작됐다.
◇눈앞까지 다가온 글로벌 트랜드 '전기차'
딜로이트에 따르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연평균 성장률(CAGR)은 2030년까지 29%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2025년까지 내연기관 차량의 판매량 증가는 이어지겠지만 이후 점유율이 점차 감소하고, BEV(Battery Electic Vehicle)가 전기차 신차 판매량의 81%를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글로벌 전기차 판매 비중은 지난해 6.8%에서 올해 이미 10%대로 올라섰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는 미국, 중국, 유럽이 주도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전기차 산업의 구조적 성장이 기대된다. 팬데믹으로 잠시 주춤했던 구매 심리가 되살아나며 전기차 구매가 줄을 잇고 있다. 또 미국 정부가 2030년부터 전기차 판매 비율을 50%로 맞추기로 하면서 GM과 포드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 비즈니스로 전환을 빠르게 꾀하고 있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중국을 빼놓고 이야기하긴 어렵다. 중국은 자동차 대국이자 강국으로 존재감을 굳히며 독보적인 영향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데이터를 살펴보면 전기차 생산 대수와 기술 측면에서 모두 미국을 압도할 정도다. 전기차 호조 덕에 중국은 올해 1분기 일본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수출국으로 부상했다.
게다가 중국 정부는 지난해 12월부로 중단한 전기차 취득세 감면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발표했다. 당초 올해 말까지였던 정책기간은 2027년까지 4년 이상 늘었다. 시장 전반적으로 성장 모멘텀이 상당한 상황이다.
유럽연합(EU)도 뒤를 바짝 쫒고 있다. 지난 2월 EU는 탄소배출 규제 법안을 최종 승인하고 2030년까지 휘발유나 경유를 연료로 사용하는 승용차 비중을 2021년 대비 55% 줄이는 법안에 합의했다. 또 2035년엔 탄소 배출량이 0인 신차만 출시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
말레이시아, 베트남,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태국, 필리핀을 비롯한 아세안(ASEAN) 6개국도 중국, 미국, 유럽 외 전기차 신흥 시장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시장은 상대적으로 경쟁력이 낮으면서 시장 잠재력은 높은 시장으로 꼽힌다. 대표적으로 중국이 아세안 국가 내 전기차 생산 기지를 세우며 현지 시장을 선점하고 있다.
◇현대차·정부 주도…"차량, 단순한 이동수단 초월, 새 역량 내재화 필요"
한국에선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대로의 전환을 주도하고 있다. 현대차는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분야에 24조원을 투자해 전기차의 패권을 쥐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국내 전기차 생태계를 고도화하고 글로벌 미래차 산업 혁신을 선도할 허브 역할을 강화한다는 구상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국내 전기차 연간 생산량을 151만대로 끌어올리고, 이중 60%에 해당하는 92만대는 수출하겠단 계획이다.
정부도 팔을 걷어붙였다. 2030년까지 자동차 부품업계에 8조9000억원의 예산을 지원키로 했다. 또 미래자동차 기술 범위를 하드웨어뿐 아니라 소프트웨어 등으로 확대하고 부품산업의 전환, 생태계 육성 특별법 제정 추진 등 산업 전반적인 변화를 만들어가고 있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시장의 개막은 단순한 판매량 증가를 넘어서 자동차 산업 생태계 자체의 변화를 이끌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이들은 자동차가 더 이상 단순한 이동 수단이 아닌 '이동의 경험을 제공해주는 공간'이 됨으로써 주요 플레이어들이 새로운 역량을 내재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전통적으로 완성차 제조사와 부품 제조사로 이원화됐던 생태계는 이제 완성차 제조사, 신생 완성차 제조사, 빅테크, 주요 전기차 부품업체, 차량용 반도체와 운영체제(OS, Operating System) 배터리 제조사 등 다양한 플레이어가 참여하는 시장으로 변모하고 있다.
◇코스닥 상장 자동차 부품 제조사 33곳…알멕·우리산업·삼기이브이 '주목'
사실 전기차 시대로 진입함에 따라 수혜가 예상되는 대형사들은 대부분 코스피 시장에 집중돼있다. 증권시장에서 자동차 부품 제조사로 분류한 총 149곳의 기업 중 코스닥 상장사는 33곳 가량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알멕 △우리산업 △삼기이브이 △성우하이텍 △피에이치에이 △영화테크 △유라테크 △대동금속 등은 가시화된 매출이나 수주 잔고 확보 등으로 두각을 드러내고 있다.
알멕은 50년 업력의 알루미늄 압출 소재 기업이다. 알루미늄은 내구성이 뛰어나면서 경량화·열처리가 가능해 전기차의 핵심 소재로 쓰인다. 알멕은 일찌감치 배터리 모듈 케이스, 배터리 팩, 전기차 플랫폼 프레임 등을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사로 변신해 한국 시장점유율 1위에 올랐다.
1989년 설립된 자동차 부품 제조사 우리산업도 전기차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산업은 기존 내연기관에 들어가는 부품 이외에 전기차용 공조 장치와 열관리 부품 등 라인업을 늘려 전기차 시대에 대응하고 있다. 우리산업이 생산하는 전기차용 난방장치(PTC 히터)와 냉각수(쿨런트) 히터, 에어컨 액츄에이터, 열관리 부품 등은 현대차가 북미, 유럽 지역에 판매하는 전기차에 주로 탑재되고 있다.
삼기(구 삼기오토모티브)에서 2020년 물적분할해 설립된 삼기이브이도 대표적인 수혜자다. 삼기이브이는 알루미늄 고진공 다이캐스팅 기술을 기반 다양한 부품을 개발하고 있다. 이 중 '엔드플레이트(End-plate)'는 2차전지 셀 하우징 양쪽 끝에 필수적으로 탑재되는 고경량 알루미늄 부품으로 2차전지와 전기차 부품 양산에 필수적인 소재로 꼽힌다.
이밖에 성우하이텍은 알루미늄, 스테인리스 스틸, 탄소섬유 등 다양한 자동차 경량화 부품에 강점이 있어 전기차 시대의 대장주가 될 것이란 기대를 받고 있다. 또 자동차용 도어모듈 시스템을 제조하는 피에이치에이, 전기차 전력전자부품, 모듈을 자체 개발·제조하는 영화테크, 전기차 충전케이블 부품 제조사를 관계사로 두고 있는 유라테크 등도 각 부문에서 주목받는 대표 주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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