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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시플로 모니터]씀씀이 늘어난 금호석유화학, 바탕에는 탄탄한 체력신사업 진출·주주환원 확대로 늘어난 지출 규모, 안정된 재무구조 눈길

김위수 기자공개 2023-08-24 11:30:58

[편집자주]

기업의 안정성을 보는 잣대 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는 '현금'이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현금흐름이 양호한 기업은 우량기업의 보증수표다. 더벨은 현금이란 키워드로 기업의 재무상황을 되짚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1일 15: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호석유화학의 자본적지출(CAPEX)은 2021년을 기점으로 크게 늘어났다. 종전까지 1000억~2000억원 수준으로 집행돼 온 연간 CAPEX 규모가 약 두 배로 확대됐다. 코로나19로 찾아온 NB라텍스 사업 호조가 회사의 씀씀이를 키운 주된 계기로 작용했다. 시장 지위를 굳히기 위해 기존 사업 영역을 중심으로 대규모 증설계획을 잡은 것이다.

늘어난 CAPEX에 더해 시장의 흐름에 맞춰 주주환원정책을 확대했으며 신사업 추진을 위한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이 열려있다. 지출 규모가 확연히 확대된 상황이다.

반면 치솟았던 실적은 다시 하향 안정화되고 있다. 특히 올해는 석유화학 시장에 침체가 찾아오며 실적이 코로나19 이전으로 회귀하는 모습이다. 이런 상황에서 안정성을 최우선으로 두고 관리해온 금호석유화학의 재무구조가 빛을 발하고 있다.

◇'NB라텍스 특수' 이후 뚜렷한 지출 확대 기조

금호석유화학은 올 상반기 CAPEX로 2508억원을 투입했다. 상반기 기준 금호석유화학의 CAPEX 지출 중 역대 가장 많은 금액이다. 하반기에도 비슷한 속도로 CAPEX 집행이 이뤄진다면 연간 기준으로도 최대 규모를 기록할 가능성이 크다.

2020년까지 금호석유화학의 CAPEX는 2000억원이 채 넘지 않았다. 올 상반기 CAPEX보다도 적은 금액을 지출해왔다. 규모가 늘어난 시점은 2021년이다. 2019년, 2020년 1700억원대였던 CAPEX가 2021년 3550억원으로 두 배 가까이 확대됐다. 지난해 CAPEX는 4281억원을 기록했고 올해도 증가세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CAPEX 규모가 대거 뛴 2021년은 금호석유화학에 큰 의미가 있는 해다. NB라텍스 수요 증가로 금호석유화학은 최고 실적을 기록할 수 있었다. 2021년 한 해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2조6150억원에 달했다. 이에 따라 실질적인 현금흐름을 살펴볼 수 있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도 2조1270억원으로 나타났다.

실적이 급등하자 시장의 관심도 덩달아 늘었다. 눈치를 봐야 할 일이 많아졌다는 뜻이다. 단적으로 당시 금호석유화학 현재 경영진과 분쟁을 벌였던 최대주주 박철완 전 상무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 부재와 미비한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지적했다.

금호석유화학은 신사업 진출 및 기존 사업 경쟁력 확보를 위한 증설 계획을 발표하며 맞불을 놓을 수 밖에 없었다. 총 투자비 2560억원을 들이는 NB라텍스 생산능력 24만톤 증설 및 차세대 사업을 위한 대규모 투자를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듬해인 2022년에는 향후 5년간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6조원이 넘는 금액을 투자하겠다며 구체화된 투자금액을 발표했다.

한국기업평가는 금호석유화학이 2025년까지 연평균 4190억원의 CAPEX를 집행할 것으로 예상했다. 추가적인 투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봤다. 여기에 더해 금호석유화학은 자사주 매입 정책을 적극적으로 시행 중이다.

지난 3월에도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 소각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에도 15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정책을 실시한 바 있다. 앞으로도 금호석유화학이 늘어난 지출 규모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불확실한 시황 버팀목 될 탄탄한 재무구조

다른 석유화학업체들과 마찬가지로 금호석유화학 역시 힘든 상반기를 보냈다. 올 상반기 금호석유화학의 EBITDA는 3612억원으로 전년 대비 60% 가까이 쪼그라들었다. 가장 호황이었던 2021년 상반기 EBITDA와 비교하면 75% 줄어든 수치다. 금호석유화학의 실적 상승을 촉발한 코로나19 이전으로 실적이 회귀하는 모습이다.

금호석유화학이 2021년 수준의 수익을 창출하기는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예측된다. NB라텍스의 수요 둔화 및 금호석유화학을 비롯한 업체들의 증설이 맞물리며 스프레드 하향 가능성이 여전히 남아있다. 금호석유화학이 생산하는 다른 석유화학 제품들 역시 대부분 마진이 감소한 상황으로 반등 시점을 가늠하기 어렵다.

불안한 사업환경 속에서 그간 타이트하게 관리된 재무구조가 투자와 주주환원 등 지출을 떠받치고 있다. 앞서 금호석유화학은 2009년 말 498%에 달했던 부채비율을 3년만에 200% 밑으로 떨어트리며 채권단 자율협약을 조기졸업했다. 이후에도 꾸준한 부채관리를 실시해 대규모 현금흐름이 창출된 2021년부터는 마이너스(-) 순차입금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역시 금호석유화학의 순차입금은 -1072억원이었다. 부채비율은 35%, 차입금의존도는 10.4%로 매우 견조한 재무구조를 갖춘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관계자는 "시황 둔화와 주주환원정책 확대 기조, 미래 투자 가능성이 겹쳐있는 상태지만 재무안정성이 급격히 훼손될 가능성은 적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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