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상장 연기하고 '프리IPO' 카드 꺼냈다연내 상장 '포기'…피어그룹 카뱅 'PBR 2배' 불과, 자본 확충 필요성↑
윤진현 기자공개 2023-08-29 07:49:03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5: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기업공개)를 잠정 중단했던 케이뱅크가 '프리IPO' 카드를 택했다.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투자 유치에 나서 일부 유력한 투자자들과 접촉 중이라는 후문이다. 자본 확충을 위해 외부 자금 수혈 조치를 단행한 것으로 풀이된다.사실상 케이뱅크가 순자산을 늘리는 방법만이 밸류에이션 눈높이를 맞출 해법으로 여겨져서다. 현재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배 미만으로 유지되고 있다. 앞서 케이뱅크가 제시했던 공모가 시가총액은 최소 5조원이었다.
◇국내외 투자자에 '프리IPO' 제안…2년만 투자유치 '재개'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최근 국내외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프리IPO 절차에 착수했다. 목표 금액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재 유력한 투자자도 확보한 상황으로 알려졌다.
IB 업계 관계자는 "연초 IPO 계획을 철회했던 케이뱅크가 자금 확보 등을 목적으로 최근 프리IPO를 진행 중"이라며 "상장을 도왔던 증권사 등이 관련 과정 역시 주관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케이뱅크는 NH투자증권과 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 JP모간 등을 대표주관사로, 삼성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6월 한국거래소에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같은 해 9월 거래소 문턱은 넘었지만 증권신고서는 제출하지 않았다. 예비심사 유효기간은 이미 올 3월 만료됐다.
상장 도전이 미뤄진 것은 시장 상황 탓이 컸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증시 변동성이 커지며 공모 규모가 큰 '빅딜'의 성공 가능성이 불투명해졌다. 케이뱅크 역시 대형 공모주 후보로 불리며 기대를 모았지만 당시엔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받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케이뱅크가 프리IPO에 나선 건 2021년에 이어 약 2년만이다. 2021년 7월 1조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면서 재무적투자자에게 7250억원의 투자자금을 유치했다. 이때 케이뱅크는 2조4000억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베인앤캐피탈(BCC KINGPIN, LCC), MBK파트너스(KHAN SS L.P), MG새마을금고(카니예 유한회사) 등이 주요 투자자다.
이때 5년 내 적격 상장에 실패하면 행사할 수 있는 동반매각청구권(드래그얼롱)을 부여했다. 이번에도 드래그얼롱 조항 혹은 IPO 풋옵션 등의 수익보장 약정을 붙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장에서는 파두에 이어 두산로보틱스, 서울보증보험 등 조 단위 빅딜이 등판하고 있다. 최소 5조원의 밸류에이션을 계획했던 케이뱅크도 이러한 분위기를 파악한 후 사전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풀이된다.
프리IPO는 상장 이전에 기업가치를 높힐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꼽힌다. 다만 케이뱅크의 경우 자본 확충의 필요성 때문에 투자 유치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케이뱅크는 올해 상반기까지 흑자를 기록했지만 수익성은 예년만 못한 상태다.
케이뱅크는 상반기 251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457억원) 대비 45% 감소한 수준이다. 순익 감소 여파로 자기자본 하락세도 이어지고 있다. 올 2분기 기준 케이뱅크의 BIS비율은 13.54%로 전년 동기 대비 2.32%p 하락했다.
이렇듯 성장이 둔화하면서 시장에서 평가되는 기업가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가 마지노선으로 설정했던 밸류는 약 5조원이다. 상반기 말 기준 케이뱅크의 순자산은 1조8500억원이다. 피어그룹인 카카오뱅크의 PBR 2배를 단순 연산해도 4조원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케이뱅크의 프리IPO 시도에 대해서 다양한 해석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19 시기와 달리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지갑을 열기를 주저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익 약정을 붙여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데,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한단 한계가 존재한다. 앞서 2021년 유상증자 당시 드래그얼롱 조항을 달은 7250억원의 투자자금은 자본으로 인정받지 못했다.
IB 업계 관계자는 "앞선 프리IPO에서 2조원을 상회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만큼 투자단가 구성과 수익약정 등을 조율하는 과정이 쉽지 않아 보인다"며 "밸류에이션 단가를 원하는 수준으로 구성을 하려면 자본 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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