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예치금 대폭 늘린 LGU+, 높은 현금 여력 유지 지난해 말 대비 20배 이상 증가, 글로벌 고금리 기조 대응
이민우 기자공개 2023-08-29 09:24:44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5일 16:51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유플러스가 올해 상반기 보유 중인 유동자산 중 금융기관 예치금을 크게 늘렸다. 지난해 기말 대비 20배 이상 늘었는데,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되고 있는 고금리 기조에 대응한 것이란 설명이다. 국내외 전반적인 기준금리가 상승함에 따라 예금 등 상품의 이자율이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면서 이를 활용한 추가적인 금융수익을 기대한 것으로 보인다.금융기관 예치금을 포함해 LG유플러스는 현재 현금성자산을 약 1조원 넘게 보유했다. 전년 2분기 포함 2년 연속으로 높은 현금 보유 규모를 유지 중인 셈이다. 이는 지난해 이전 사업년도의 2, 3분기보다 1000억원~2000억원 정도 많다. 업계는 최근 경영 불확실성이 가시지 않은 것과 더불어 스타트업 등 탈통신, 사업 강화를 위한 투자를 위해 여유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본다.
◇상반기 금융기관 예치금 7000억원 이상, “고금리 대응”
이달 게재된 상반기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LG유플러스는 6월 말 기준 7550억원 규모의 금융기관 예치금을 보유 중이다. 올해 1분기와 지난해 말 당시 같은 항목에서 각각 1553억원, 364억원을 기록했던 것을 생각하면 금융기관 예치금이 매우 큰 수준으로 늘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최근의 금융기관 예치금 규모 변화에 대해 “최근 글로벌 금리인상 기조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올해 상반기 글로벌 금융시장은 연방준비제도(Fed)의 연속적인 기준금리 인상 여파를 받았다. Fed의 기준금리 인상은 일본을 제외하면 한국 등 대부분 국가 금리 상승을 불렀다. Fed 기준금리와 격차가 벌어지면 외국 투자자의 자본이 빠져나가고 원화 등 자국 통화 가치가 떨어질 위험성이 높아서다.
한국의 기준 금리는 현재 3.5%로 2021년 8월 0.75%에서 지난 2년간 2.75%나 올랐다. 상승한 금리는 국내외 은행의 예치금 이자에도 영향을 줬다. 금리가 오르는 사이 은행에서 제공하는 장단기 예금 등 금융상품의 이율도 개인, 기업할 것 없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지난해부터 기업에서 선호하는 금융관리 기법도 최근에는 이율이 높은 상품을 최대한 활용하는 쪽으로 늘었다. 최근 일부에서는 예금 등에 투입한 자금을 회수하지만 안정적인 재무상태 기업은 여전히 이자 기반의 재무 전략을 유지, 시도한다. LG유플러스 역시 이를 감안해 이자 수령으로 안정적인 금융수익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2년 연속 상반기 현금 1조2000억원 내외, 경영불확실성·투자 대비
또 달리 눈여겨볼 점은 최근 2년간의 전체적인 LG유플러스 현금 규모 증가다. 우선 유동자산으로 분류되는 금융기관예치금은 대부분 1년 내 만기를 앞둔 금융상품에 해당한다. 사실상 LG유플러스에서 보유한 또 다른 현금성자산으로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를 감안해 LG유플러스의 현금성자산과 금융기관예치금을 모두 합하면 상반기 기준 규모는 1조1732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1조3417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반면 2021년 동기와 2020년 비슷한 시기인 3분기에는 1조원을 간신히 넘었다. 이어 2019년 3분기에도 9000억원 수준에 불과하다.
추후 발생할 단말기 대금 같은 유출 목록을 감안하더라도 LG유플러스가 보유한 현금 규모를 최근 상당수준 늘렸던 셈이다. 업계의 시선은 크게 2가지다. 첫 번째는 현재 글로벌 시장에서 지속 중인 경영상 불확실성 때문이다. 고금리 기조와 더불어 2차전지 정도를 제외한 대다수 산업의 업황 부진이 길어지는 추세다. 경영 불확실성이 큰 시기 기업은 보유 현금을 늘려 추후 발생할 예상치 못한 유동성 리스크에 대비하는 움직임을 취한다.
두 번째는 LG유플러스의 투자 대비다. 앞서 LG유플러스는 지난해부터 왓챠 인수를 추진한 데 이어, 다수 스타트업에도 지분 투자를 단행했다. 시장 내 OTT 경쟁 심화와 매력도 하락 등이 겹치면서 왓챠 인수에선 발을 뺏지만, 지속적인 매물 탐색에 나설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이다. 수백억원 이상 규모 투자를 결정할 수도 있는 만큼, 평균 현금 보유 규모를 늘린 것이란 시각도 나온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LG유플러스는 꾸준히 유망 기업 투자를 진행해왔고 현재도 몇몇 기업을 눈 여겨 보는 것으로 안다”며 “AI 등은 그룹 차원 투자를 진행하는 만큼, 통신과 시너지 또는 탈통신을 추구할 수 있는 콘텐츠, IT 분야를 주된 관심사 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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