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전체기사

[카카오 성장통 속 미래 청사진]카카오-SM엔터와 '협공', 북미 음악시장 진격②SM엔터 소속 아티스트 IP 활용 콘텐츠 제작, 글로벌 사업에도 협력

이지혜 기자공개 2023-08-31 10:46:59

[편집자주]

성장통. 이 말보다 카카오그룹의 현 상황을 잘 짚어주는 말이 있을까. 글로벌로 나아가지 못한다면 고사할지 모른다는 위기감을 바탕으로 카카오그룹이 '비욘드 코리아'를 실천하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를 위해 카카오그룹은 대가를 치르면서 강력한 성장엔진을 장착했다. 카카오그룹의 성장엔진과 이들이 그리는 미래 청사진을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8월 29일 07: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가 협력 시너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카카오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는 올 6월 음원 유통에 대한 계약을 맺은 데 이어 지금은 북미 통합법인 출범을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K-pop(K팝)의 수요가 전세계로 확산된 만큼 이 기회를 놓지지 않고 글로벌 사업을 확장하기 위해서다.

실상 카카오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의 협력계획이 발표된 시점이 그리 빠른 것은 아니다. 3월 말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쥐었을 때까지만 해도 4월경 협력 시너지를 발표하겠다고 밝혔지만 발표시점이 늦어졌다. 주요주주인 하이브 등과 의사결정에 많은 시간을 소요한 것으로 파악된다.

비록 시간은 걸렸지만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에 거는 기대는 크다. 엔터테인먼트산업이 유례없는 호황기를 누리는 만큼 당장 카카오그룹의 실적개선에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시너지를 내면서 기업가치 상승에도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SM3.0 체제 첫 신인 아티스트 라이즈에 카카오도 집중하는 이유

엔터테인먼트업계에 따르면 SM엔터테인먼트가 올 9월 신인 아티스트 데뷔전을 지른다. 9월 4일 남자 아이돌그룹 라이즈(RIIZE)의 싱글 앨범을 발매한다. 라이즈는 SM엔터테인먼트에게 있어서 상징성이 크다. 7년 만에 선보이는 남성 아이돌 그룹일 뿐 아니라 SM3.0 경영체제가 출범한 뒤 처음으로 데뷔하는 아티스트다.

이에 따라 카카오그룹도 라이즈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 투자 총괄 대표는 이달 열린 2023년 2분기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에서 “SM엔터테인먼트가 좀더 효율적인 사업체계를 갖춘 만큼 9월 신규 보이그룹 ‘라이즈’의 데뷔를 시작으로 더 좋은 성과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그룹의 투자와 재무정책을 지휘하는 배 총괄이 SM엔터테인먼트의 일개 신인 아티스트를 소개한 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카카오그룹은 올 1분기 무려 1조4000억원을 들여 SM엔터테인먼트 경영권을 손에 쥐었다. 카카오는 SM엔터테인먼트 지분 20.76%,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19.11%를 보유했다.

당시 카카오그룹이 SM엔터테인먼트의 경영권을 놓고 하이브와 ‘쩐의 전쟁’을 벌이면서 카카오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과도한 지출로 카카오그룹의 재무건전성에 금이 갈 수 있다는 투자자의 시선을 받았다. 그리고 이런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렇기에 신인 아티스트 라이즈가 큰 인기를 끈다면 SM엔터테인먼트는 물론 카카오그룹에 호재가 될 수 있다. 카카오그룹의 인수합병(M&A)이 새 성장동력 확보에 있어서 옳은 선택이었다는 점을 입증하게 된다.

실상 SM엔터테인먼트는 올 2분기에도 카카오그룹에 큰 보탬이 됐다. 카카오는 올 2분기 콘텐츠부문에서 1조538억원의 매출을 거뒀는데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8.2% 증가한 수준이다. SM엔터테인먼트 인수 효과가 컸다. 전체 콘텐츠 매출의 23%를 SM엔터테인먼트가 차지한 것으로 집계됐다.

◇협력 계획 ‘착착’, SM엔터와 북미 공략 집중

카카오그룹은 사업에 있어서도 SM엔터테인먼트 인수 시너지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한다.

카카오그룹은 최근 IR자료에서 “투자와 유통, 제작에 아우르는 모든 사업모델을 내재화해 K팝 유통사업자 가운데 1위에 올랐다”며 “견조한 유통·스트리밍 성장세를 유지하고 자체 아티스트의 글로벌 활동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협력은 올 6월부터 구체화했다. SM엔터테인먼트는 6월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유통계약을 맺고 음반, 음원 유통사업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또 팬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콘텐츠 제작 등 다양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SM엔터테인먼트 소속 아티스트 관련 웹콘텐츠를 제작한 게 대표적 사례다. 옴니버스 웹툰 ‘NCT:드림 콘택트’와 신인 그룹 라이즈의 성장사를 담은 웹소설을 카카오웹툰과 카카오페이지를 통해 연재하고 있다. 이 웹콘텐츠는 북미와 일본에서도 동시 연재된다.

이뿐 아니다. 카카오그룹은 SM엔터테인먼트와 손잡고 북미를 공략하겠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웹콘텐츠와 음악을 두 축으로 삼아 세계 최대 규모인 북미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K콘텐츠의 저력을 보이는 게 카카오그룹의 목표다.

배 총괄은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SM엔터테인먼트는 양사의 플랫폼 자산과 글로벌 사업 노하우를 결합해 사업 협력 기반을 견고히 다졌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큰 성장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한 기반을 갖추는 작업도 한창 진행 중이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미국법인인 카카오엔터테인먼트아메리카를 SM엔터테인먼트와 통합법인으로 삼고 50 대 50 비율로 출자하기로 약속했다.

통합법인의 수장은 장윤중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글로벌 전략담당 부사장이다. 이는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가 연 초 맺었던 사업협력계약에 따른 조치다. 장 부사장은 현재 SM엔터테인먼트 기타비상무로서 최고 비즈니스책임자도 맡고 있다. 다시 말해 카카오그룹과 SM엔터테인먼트의 북미 음악사업 사령탑이 장 부사장인 셈이다.

장 부사장의 지휘 아래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는 해외 레이블, 매니지먼트와 파트너십 계약을 맺고 미주 글로벌 제작센터를 설립할 계획이다. 또 중장기적으로 미국에서 IP제작부터 매니지먼트, 음반, 공연까지 다양한 수익화 활동을 직접 수행하겠다는 청사진을 그렸다.

비록 지금은 구체화했지만 카카오와 SM엔터테인먼트의 협력 계획이 그리 빨리 공표됐다고는 볼 수 없다. 장 부사장은 3월 31일 열린 SM엔터테인먼트 정기주주총회에서 “4월에 서로의 밸류를 더할 수 있는, 각자의 역량들을 최대한 더해 다같이 성장할 수 있다는 시너지를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협력계획을 구체화하기까지 넘어야 할 산이 많았다. 하이브가 SM엔터테인먼트의 주요주주에 오르면서 카카오그룹, SM엔터테인먼트, 하이브의 이해를 조율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 또 SM3.0 경영체제가 안착돼 사업을 본격화하기까지도 시간이 소요됐다.

한편 SM엔터테인먼트는 카카오와 협력계획을 밝히기까지 적잖은 시간이 걸렸던 만큼 그 시너지 효과는 빠르게 보일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장철혁 SM엔터테인먼트 대표이사는 최근 실적 발표 컨퍼런스콜의 CEO 메시지에서 “카카오엔터테인먼트와 함께 양사가 가진 미국 네트워크를 활용해 아티스트의 성공적 미국 시장 안착과 글로벌 시장 점유율 확대 등 의미있는 결실을 맺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