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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V부품 작은 거인들]'북미 자본투하' 삼기이브이, 현대차 직납 노린다①앨라바마 공장 연말 완공 예정…미국 엔드플레이트 제품 차 메이커 직접 공략 추진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07 10:26:22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07: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 2월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삼기이브이가 IPO(기업공개) 공모자금으로 확보한 유동성을 미국법인에 집중 투하한다. 현재 배터리 셀 메이커를 중심으로 구축돼 있는 배터리 엔드플레이 공급망을 궁극적으로 모빌리티 엔드유저(자동차 회사)로 확장하기 위한 시동을 걸었다는 분석이다. 가늠쇠는 조지아주에 EV 생산 거점을 건설하고 있는 '현대자동차'에 맞춰져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기이브이는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미국 앨라배마(Alabama) 주 터스키기(Tuskegee)에 위치한 생산법인 삼기아메리카(Samkee America)에 대한 공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삼기이브이는 올 3분기까지 신규 부지를 확보하고, 생산시설을 설립한 후 4분기 주조설비, 가공설비 등을 입고해 정식 라인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올해 2월 코스닥 상장을 위한 유상증자 공모를 진행한 삼기이브이는 공모자금 전량을 미국 생산설비 CAPEX(자본지출) 투자에 쏟는다. 구주매출과 신주발행 등 총 355만주 공모를 통해 당초 500억원의 공모자금 유입을 기대했던 삼기이브이는 예상보다 차가운 투심으로 인해 공모가 하단인 1만1000원에 공모가를 확정, 약 390억원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중 156억원은 모회사 삼기의 구주 매출분이라 삼기이브이에 유입되는 실제금액은 238억원 가량이다.

삼기이브이는 올 3분기까지 미국법인의 토지 및 공장 터잡기를 위해 총 146억원 가량을 투입하고, 4분기부터 주조 및 가공설비 등 양산장비 투자를 시작해 내년 2분기까지 추가로 72억원 가량을 더 쏟는다는 방침이다. 일단 1공장 개념의 초도 양산설비는 총 220억원 수준으로 내년 상반기 내 마무리된다.

더불어 삼기이브이는 공모자금 중 약 20억원을 R&D(연구개발) 비용으로 배정해
다이캐스팅 공정기술개발(5억원), 이차전지 모듈/팩 선행기술 개발(14억원)에 투입한다. 기존 배터리 엔드플레이트 제조에 머물러 있던 EV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기 위한 목적이다. 다이캐스팅은 용융금속을 금형에 주입하는 정밀 주조 기술이다. 엔드플레이트 대비 상대적으로 부가가치가 높다.

EV 부품 업계에서는 삼기이브이의 행보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올해 말부터 시험생산 가동 예정인 미국 신설법인을 중심으로 삼기이브이가 엔드플레이트, 다이캐스팅 제품을 장기적으로 장기적으로 모빌리티 메이커에 직납하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을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현재 삼기이브이의 제품은 배터리 셀 메이커를 통해 EV 제조사(엔드유저)에 최종 입고된다.

삼기이브이의 주력제품인 배터리 엔드플레이트는 배터리 모듈 양 끝단에 부착돼 배터리 셀이 외부로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일종의 방호구다. 차량 충격, 물리적 변성, 화재 및 폭발 등에 견뎌야 하기 때문에 우수한 강성이 요구된다. 다이스캐스팅은 이보다 구조가 더 복잡하고 다양한 배터리 부품에 사용되는 주조물이다.

2020년 현대차그룹의 주요 밴더사인 '삼기'에서 EV 부품 제조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삼기이브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엔드플레이트 물량을 사실상 전담하고 있는 제조사다. LG에너지솔루션이 글로벌 확대 전략에 따라 설립 이후 2020년(3개월) 183억원, 2021년 1168억원, 지난해 1070억원 등 안정된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다. 현재 LG에너지솔루션을 통해 폭스바겐그룹(폭스바겐, 아우디 등), 포드, 포르쉐 등의 브랜드에 제품이 입고되고 있다.

다만 EV 엔드플레이트나 다이캐스팅 제품과 관련해 현대차그룹과는 거래를 트지 못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글로벌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 포함) 시장에서 4위권(중국 제외)을 달리고 있는 톱티어급 EV 제조사다. 모기업 삼기가 오랜 기간 현대차의 주요 밴더사였음을 감안하면 다소 의외의 구조인데, 이는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셀이 현대차보다 해외 브랜드에 더 많이 중용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SK온 등과 활발한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삼기이브이가 생산하는 EV용 엔드플레이트.

이 때문에 삼기이브이는 궁극적으로 현대차 생산공장이 위치한 앨라바마주 설비를 중심으로 현대차 EV 라인에 제품을 입고할 수 있도록 마케팅 역량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단, 전제는 현대차의 배터리 수급 내재화다. 현대차가 장기적으로 '테슬라 식' 배터리 내재화 투자를 검토하고 있기 때문에 미국 현지에 설비를 선제적으로 구축해 현대차 그룹 직납(모비스)에 대응하겠다는 복안이다. 이를 위해 모회사 삼기 역시 약 1600억원 가량을 동으로 투입한다.

삼기이브이는 미국법인의 현지 양산을 2025년으로 잡고 있다. 이는 현대차 조지아주 EV 공장 건립의 스케줄과도 엇비슷한 시기다. 앨라바마와 조지아주는 주 경계를 접한 이웃주다. 당장은 셀 메이커(SK온 등)을 통해 기존 영업망을 확장하면서 동시에 모빌리티 내재화 시장 진입에도 대비한다는 그림이다.

삼기이브이 관계자는 "올해 말 앨라바마 공장을 완공한 뒤 2025년 본격적으로 현지 양산에 돌입할 것"이라면서 "궁극적으로 완성차 업체에 직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한 그림이지만, 아직까지 현대차를 비롯한 타 완성차 브랜드의 배터리 내재화 플랜이 추진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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