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부품 작은 거인들]삼기이브이, 주주환원책 만족도 '글쎄'②30만주 현물배당 방식, 필옵틱스 사례 '대조적'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11 07:42:44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5:0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전기차 부품용 엔드플레이트 전문 제조사 '삼기이브이'가 분할상장하면서 모회사 삼기가 연초 공언했던 주주환원책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올 초 삼기는 자회사 삼기이브이의 IPO(기업공개) 공모를 추진하면서 주주가치 보전을 위해 폭넓은 수준의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다만 시장 일각에서는 비슷한 시기 자회사 공모를 추진한 필옵틱스(필에너지) 사례와 대조적이라는 반응도 내놓고 있다.5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삼기이브이의 모회사 삼기는 이달 초 약 30만주 규모의 삼기이브이 보유주식을 주주들에게 현물배당하면서 주주환원 공약을 이행했다. 올해 초 삼기는 삼기이브이의 IPO를 진행하면서 최소 30만주에서 최대 50만주 한도 내에서 1회 주식 현물배당을 진행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유망한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해 상장할 경우 모회사의 주주가치가 훼손되는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조처였다.
삼기는 공모 전 삼기이브이의 주식 905만주 가량(75%)을 보유하고 있었다. 공모를 진행하면서 구주매출을 통해 약 142만주 가량을 시장에 출회한 삼기는 나머지 보유분인 763만주(53.4%) 중 보호예수(6개월)가 만료된 30만주를 최근 주주들에게 배당했다. 733만주 가량은 2년 뒤까지 매각할 수 없다.
당초 삼기와 삼기이브이는 상장 후 최대 50만주 가량을 삼기 주주들에게 배당하겠다는 계획이었으나 물량을 축소했다. 구체적인 배경이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삼기 최고 경영자의 결정에 따른 것이라는 후문이다. 1월 삼기이브이는 증권신고서를 통해 "(삼기 보유지분 외) 50만주의 경우, 6개월 의무보유 기간 이후 모회사 삼기의 주주대상(최대주주 등은 제외)으로 현물배당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삼기는 8월 초 현물배당을 위해 소유자(주주) 증권계좌를 통합하는 과정에서 단주수를 변경, 삼기이브이 주식 28만9753주를 배당하고, 단주대금 약 2억원을 현금으로 지급했다. 당시 평균산술주가 1만8025원 기준 주식 현물배당의 규모는 총 54억원 가량이다. 배당 총액은 크지 않지만, 삼기의 시가총액이 1000억원 안팎임을 감안하면 5% 수준의 시가배당율을 보인 셈이다.
시기의 차이는 있지만, 삼기와 삼기이브이의 사례는 필옵틱스-필에너지의 사례와 비견된다. 분할 시기, 분할 사업을 비롯해 주주 환원책 등이 여러모로 닮은 까닭이다. 2020년 필옵틱스의 2차전지 공정장비 부문을 물적분할해 신설한 필에너지는 올해 IPO 공모를 진행하면서 모회사와 함께 주주 대상 폭넓은 주주환원을 약속했다.
실제 필옵틱스는 올 상반기 구주매출 및 양사 당기순익을 토대로 한 현금배당, 필에너지 신주배당, 자사주 매각 효과 등 총 220억원(주가수준 미반영) 가량의 주주환원을 발표했다. 필옵틱스 당시 시가총액의 10% 이상의 규모였다. 특히 필에너지 공모 과정에서 일반주주 배정물량의 80%인 57만주(총 공모물량의 20%)를 배당 분으로 할당해 시장의 호평을 받았다. 필에너지의 현재 주가 수준(6만1700원)을 감안하면 현물배당의 규모만 약 352억원 규모로 불었다.
여기에 필옵틱스 당기순이익의 15%, 필에너지 구주매출 금액의 10%의 현금배당을 비롯해 구주매출 금액의 20%에 해당하는 규모의 필에너지 자사주를 매입하고 올 하반기 이를 소각한다는 약속도 한 상태다. 환원안이 확정되고, 필에너지 공모절차가 본격화된 후 필옵틱스의 주가는 장중 2만3000원 수준까지 뛰면서 52주 최저가 6600원 대비 350% 상승하기도 했다. 환원책의 효과가 확실했다는 평가다. 다만, 현재 주가는 다시 조정기에 접어 들었다.
이에 반해 삼기의 주주환원은 규모와 효과 면에서 큰 아쉬움을 남겼다는 평가다. 삼기는 당초 최대 50만주의 현물배당을 최저치인 30만주로 조정했고, 별도의 구주매출 관련 배당안을 마련하지 않았다. 주가수준에 따라 변동이 있을 수 있지만, 현물배당의 규모도 필옵틱스 대비 6분의 1 수준이다. 업계 관계자는 "예심청구 시기가 서로 달라 금융위의 가이드라인 지침과 강도 역시 차이가 있었지만, 이를 감안해도 차이가 컸다"고 평가했다.
이를 의식한듯 삼기이브이는 현물배당 이후 1주당 3주를 배정하는 무상증자를 결정해 환원의 효과를 키우고 있다. 주식발행초과금 43억원을 활용, 기존 1429만주에서 4290만주의 신주를 추가로 배정한다. 유통주식 수는 총 5720만주 규모로 늘어난다. 일단 시장의 반응은 호의적이다. 무상증자 결정 이후 거래량이 최대 5700만주 수준으로 뛰며 약 3500원(조정 주가)에서 현재 약 6000원 수준으로 상승했다.
삼기이브이 관계자는 "신주 현물배당 외 주주환원안은 마련하지 않았다"면서 "주가가 상승할 수록 환원의 효과가 커지는 만큼 사업을 통한 주주가치 제고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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