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V부품 작은 거인들]'고무' 외길 동아화성, 현대차 꽉 잡았다①1974년 설립 산업 성장세 주목…차량용 배터리팩 가스켓 포함 500억 수주
서하나 기자공개 2023-09-07 10:30:39
[편집자주]
전기차(EV) 시대의 개막은 자동차 산업 생태계에 적잖은 변화를 몰고 왔다. 국내 완성차 제조사들은 앞장서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겠다고 예고했고, 정부도 관련 부품산업 육성을 위한 지원책을 내놓으며 발 맞추기에 나섰다. 변화의 기로 속에 자동차 부품사들도 덩달아 새 시대를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더벨에서 수혜가 기대되는 주요 EV부품사를 조명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5일 15:0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자동차그룹에서 생산하고 있는 전기(EV)차의 배터리 모듈용 가스켓은 100% 동아화성 제품을 쓴다. 동아화성(DONG A HWA SUNG CO.KTD)은 1974년 설립돼 오직 고무 관련 제품 개발·생산하는 외길을 걸으며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동아화성은 최근 현대차그룹의 북미 지역 EV 공장 대규모 투자에 따른 수주 확대로 한창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현대차 EV차량용 배터리팩 가스켓을 포함해 안정적으로 수주를 따내면서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실적을 예고하고 있다.
◇동아화성 '고무' 없이 현대차 EV도 없다?
코스닥 상장사 동아화성은 올해에만 최소 600억원 이상의 수주잔고를 확보했다고 밝혔다. 현대차그룹은 최근 북미·유럽·인도 등에서 EV차량용 배터리 생산 계획을 밝혔는데 여기에 필요한 배터리 팩 가스켓 물량을 전부 납품하기로 했다. 연간 기준 북미 60만대 이상, 유럽 18만대 이상, 인도 10만대 이상이고, 이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250억원 정도다.
동아화성은 현대차가 최근 국내에서 생산에 돌입한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1차 물량의 수주도 완료했다. 해당 물량은 약 30만대 정도다. 현재 하이브리드 차량용 인터쿨러 파이프 입찰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모두 합치면 누적 수주 규모가 최소 6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산된다.
동아화성 고위 관계자는 "북미 생산 물량의 경우 2024년, 2025년부터 양산이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며 "수주가 실제 매출로 이어지는 건 연도별로 차이가 있겠으나 이대로라면 올해 역대 최고 매출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동아화성은 올해 별기준 매출로 약 5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역대 최고 규모의 매출이자 지난해 매출(약 3496억원)보다 약 43% 성장하는 수준이다. 상반기 매출 규모는 1806억원을 냈는데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동아화성은 자동차와 가전, 산업용 특수 고무 부품을 제조하는 기업이다. 특히 자동차를 제조할 때 필요한 웬만한 고무 제품은 동아화성이 제조하고 있다. 현대차의 아이오닉 시리즈, 기아 EV6, 넥쏘 등 EV차량용 배터리팩 가스켓 제품 대부분을 동아화성에서 납품하고 있다.
◇거의 모든 차량용 고무 제품 제조…"CMB 제조 기술·현지 생산 강점"
코스닥 상장사 동아화성이 현대차그룹을 사로잡은 잡은 비결은 바로 '집중력'이었다. 설립 이후 줄곧 고무 제품 하나에만 매진하며 차별화된 경쟁력을 쌓았다. 전신인 동아화성공은 1974년 11월 자본금 500만원으로 설립됐다. 한양대 자원공학과를 졸업하고 대창광업 상무를 지낸 임경식 대표이사 회장이 1989년 인수해 현재의 모습으로 일궜다.
임 회장은 초창기 고무 제품의 시장 규모가 워낙 작다보니 매출을 키우는 데 한계를 느꼈다. 때 마침 한국에서 자동차 산업이 한창 무르익고 있었고 자동차용 고무 제품을 생산해야 겠다고 결심했다. 1997년 뜻이 일치한 현대차그룹과 공동으로 고무 제품 연구소를 설립하고 개발을 시작해 자동차용 고무 부품 사업을 본격적으로 키우게 됐다.
1975년 처음으로 현대차그룹, GM 등에 차량용 고무 제품을 납품했고 1997년엔 LG전자 등에 가전용 고무 제품을 납품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능력(CAPA)을 확장했다. 2002년 인도 현지법인 설립을 시작으로 중국, 멕시코, 일본, 러시아 등에 진출했다. 현재 해외 8개국 9곳 법인을 두고 있다. 차량용과 가전용 고무 제품의 매출 비중은 5대 5 정도다.
주력 제품은 자동차 밸브 바디 가스켓, 인터쿨러 파이프, 배터리팩 가스켓, 펌버, 버퍼, 오링 등 자동차에 들어가는 거의 모든 고무 제품이다. 특히 EV차량용 배터리팩 가스켓은 배터리팩 상단과 하단 케이스 조립부에 각기 장착돼 배터리팩의 기밀성을 확보하기 위한 필수 부품으로 꼽힌다. 히터(PTC) 가스켓은 내부 냉각수 유출을 방지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동아화성 관계자는 "고무는 원소재가 굉장히 중요한데 동아화성은 합성고무에 카본, 충진제, 활성제 등을 첨가한 고무소재(CMB)를 직접 개발·제조하고 있고 각 공장별로 생산 혁신을 하고 있어 생산성이 상당히 높다"며 "또 해외 8개국 9곳에 공장을 보유해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최적의 가격으로 공급이 가능하다는 점도 경쟁력"이라고 말했다.
동아화성은 자동차용 고무 부품 고객사로 현대차그룹뿐 아니라 KG모빌리티, GM, 포드, 말레, 모비스, 닛산, 혼다 등 전세계 완성차 제조사 대부분을 확보했다. 또 가전 부문에선 삼성, LG뿐 아니라 월풀, 파나소닉, 샤프, 도시바, 하이얼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동아화성은 2019년 자회사 동아퓨얼셀을 설립, 수소연료전지 사업에 뛰어 들었다. 동아퓨얼셀의 5kW급 고온고분자 연료전지(HT-PEMFC) 시스템은 2021년 KC인증, KS인증을 획득했고 체코에서 실증 운전을 마쳤다. 현재는 데이터 분석을 진행중인 단계로 이후 유럽인증(CE)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HT-PEMFC 시스템은 저온방식의 기술과 달리 100도 이상의 배열 온도를 활용해 이동식 연료전지를 제조하는 방식이다. 기존 시스템에 비해 빠른 시동이 가능하고 끄고 켜기를 자주 반복해도 문제가 없다. 또 대량생산 여부에 따라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반면 값비싼 백금을 촉매로 써야하고 전해질의 수분과 작동 온도를 잘 제어해야 한다는 점은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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