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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T그룹 지주사 전환]구본식 회장, 희성전자 '불완전 분리' 해결책 '요원'③2017년 독립 후에도 16.7% 지분 보유, 1500억대 지분 연결고리 끊기 과제

신상윤 기자공개 2023-09-13 07:54:01

[편집자주]

범LG그룹의 3세 구본식 회장이 독립 경영하고 있는 LT그룹이 지주사 전환에 나섰다. 신설 지주사 ㈜LT를 거점으로 지배구조를 다시 세우는 과정이다. 이번 절차 이면에는 차기 오너십을 행사할 구 회장 장남 구웅모 상무의 대관식 밑그림까지 그려져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더벨은 LT그룹의 지주사 전환 과정을 조명하고 지배구조와 사업, 그리고 미래 전략의 변화 전망 등을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6일 16: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범LG가 구본식 LT그룹 회장이 지주사 전환에 나서면서 오랜 기간 보유 중이던 희성전자 지분 정리 절차도 본격화할 지 주목된다. 구 회장은 희성그룹에서 LT그룹으로 독립할 때 희성전자 지분 16.7%를 남겨뒀는데 완전한 계열분리를 위해서는 이를 상당수 처분해야 한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이하 공정거래법)'은 친족의 비상장 기업 보유 지분율을 10% 미만으로 낮춰야만 완전한 계열분리로 본다. 이번 LT그룹의 지주사 전환이 향후 구 회장의 희성전자 지분 축소로 이어지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는 셈이다. 다만 줄여야 하는 지분의 가치가 1500억원대에 달해 이를 받아갈 곳을 찾기가 만만찮을 전망이다.

6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LT그룹은 올해 7월 설립된 ㈜LT를 중심으로 지주사 전환 등 지배구조 재편을 단행하고 있다. ㈜LT가 구 회장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LT삼보와 LT메탈의 지분을 현물로 출자받고 신주를 발행해 부여하는 형태의 유상증자가 골자다.

일련의 과정을 마치면 구 회장의 장남 구웅모 상무가 지분율 56.37%로 최대주주에 오론다. 구 회장은 지분율 38.17%로 2대주주에 오를 예정이다. 구 회장 일가가 총 98.67% 지분을 갖고 있는 ㈜LT를 통해 계열사를 지배하는 밑그림이 된다. LT그룹 지주사 전환은 구 회장이 희성그룹에서 독립한 지 6년 만에 이뤄진 변화다.

그는 희성그룹에서 2017년을 전후해 LT삼보(건설)와 LT메탈(금속), LT소재(전자부품) 등을 떼어 독립했다. 다만 구 회장은 희성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희성전자' 지분을 아직 처분하지 않고 남겨둔 상황이다. 결국 희성그룹과 LT그룹은 온전한 계열 분리를 이룬 상황이 아니다. 이번 지주사 전환 절차 개시는 완전한 분리를 실현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법 시행령 제5조에선 기업집단 범위에서 제외할 수 있는 회사를 규정하고 있다. 비상장 기업의 경우 1인 기준 10%, 친족을 포함해 15% 미만일 경우 계열이 분리된 것으로 본다.

희성전자 감사보고서를 살펴보면 2022년 말 기준 구 회장이 주식 371만8947주(16.7%)를 보유하고 있다. 구본능 희성전자 회장(42.1%)에 이은 2대주주다. 이후 현재까지 지분 변동은 없었다는 게 LT그룹 쪽 설명이다.

구 회장이 LT그룹을 희성그룹과 온전히 분리하기 위해선 222만주 이하(10% 미만)러 보유 주식을 줄여야 한다. 하지만 6년 넘게 구 회장의 희성전자 주식 수는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그가 ㈜LG와 LG CNS의 주식을 각각 지분율 5% 미만인 704만5306주(4.39%), 12만1500주(0.14%)만 가지고 있는 것과 비교된다.

올해 상반기 말 기준 LT그룹이 희성그룹과 가진 연결 고리는 구 회장이 가진 희성전자 주식을 제외하면 전무하다. 과거 LT그룹이 희성그룹에서 독립하는 과정에서 보증인으로 희성전자가 나선 적이 있지만 2020년을 끝으로 차입보증 등의 관계는 없는 상태다. 구 회장이 보유한 희성전자 지분율만 10% 미만으로 줄이면 '완전한 이별'을 무리없이 이룰 수 있다는 얘기다.

이에 따라 LT그룹의 지주사 전환과 맞물려 구 회장의 희성전자 지분 처분이 본격화될 지 여부가 업계 관심사다. 특히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구 회장의 장남인 구웅모 상무가 ㈜LT 지배력을 과반으로 끌어올리며 승계 절차도 확고히 한 만큼 불필요한 연결고리를 끊어내는 것은 시간문제라는 해석도 있다.

다만 구 회장이 보유한 희성전자 주식의 가격이 만만찮다는 점이 변수다. 전량 매도해야 하는 것은 아니지만 지분율 10% 미만으로 낮추기 위해선 150만주 이상은 처분해야 한다. 앞서 희성전자가 LT삼보를 넘기고 구 회장 오너일가 보유 지분을 사들일 때 주당 8만원 상당의 가치를 평가했던 것을 고려하면 약 1500억원 이상으로 평가되는 지분이다.

거래 상대방을 외부에서 찾기는 쉽지 않아 보인다. 구본능 회장과 희성전자가 이를 사주는 방안도 가격적 측면에서 볼 때 만만찮은 일일 수밖에 없다.

LT그룹 관계자는 "구 회장이 희성전자 주식을 아직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이 주식을 매각할 계획인지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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