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rket Watch]JR 공모채 '미매각', 리츠업계 ' 나침반'될까SK리츠 유증, 한화리츠 은행대출 선회 유력…롯데리츠는 담보부사채 활용 가능성
손현지 기자공개 2023-09-12 07:01:01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7:0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위탁관리부동산투자회사인 제이알글로벌리츠가 회사채 조달 과정에서 처음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리츠에 적용되는 예외 조항에 따라 수요예측을 거치지 않는 '확정가 지정' 방법을 택할 수도 있었지만,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를 제대로 확인하고 적정 금리를 산정하기 위한 결정이었다.수요예측 결과, 글로벌 부동산 시장이 경색되면서 투심은 위축될 대로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주문량은 모집액의 97% 가량을 채우지 못했다. 해당 결과가 하반기 공모채로 자금조달 방안을 고민 중이었던 다른 리츠사들의 행보에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유증은 부담스럽다? SK리츠만 출격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화리츠, 롯데리츠 등 다수의 리츠 회사들은 차입 만기를 앞두고 리파이낸싱 방안을 고심 중이다. 유상증자와 메자닌(주식관련사채), 회사채 등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금융비용 절감 차원에선 유상증자가 가장 유리하다. 다만 최근 주가 약세 기조에선 유상증자도 쉽지 않다. 상장리츠 상위 10개 종목으로 구성된 'KRX리츠 TOP10' 지수를 살펴보면 작년 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 인상이 본격화된 시점부터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10월 레고랜드 사태 때 지수가 급하락한 뒤 올들어선 800포인트 선에서 횡보 중이다.
주가 약세 기조에선 유상증자는 투자자들에게 불리하다. 주식수가 늘어나면서 주식가치가 희석되기에 기존 주주들이 피해를 입을 수 있다. 실제로 디앤디플랫폼리츠도 올해 6월 570억원 규모 브릿지론 상환을 위해 전환사채(CB) 발행과 유상증자를 병행할 계획이었다가 주주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국내 상장리츠 중 자산 규모가 가장 큰 SK리츠만이 유상증자를 추진 중이다. 내달 3100억원 모집을 계획했다. 비록 주가 회복세가 더딘 편이지만 고금리 압력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금융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이다.
그런데도 긴장감은 여전하다. 오랫동안 자금조달 파트너십을 유지해오던 삼성증권이 미매각 리스크에 주관사단에서 빠지기로 한 것이다.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 신한투자증권이며 공동 주관사는 SK증권이다. 인수인으론 주관사에 이어 KB증권 등도 참여한다.
◇한화 롯데…유증·메자닌·은행차입 등 다각도로 고민
롯데리츠의 경우 담보부사채 발행으로 리스크를 줄인 케이스다. 일반 회사채와 달리 우량한 부동산 자산을 담보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롯데리츠는 담보가치가 5000억원이 넘는 롯데백화점 강남점을 담보로 삼았다.
롯데리츠는 연말까지 추가로 3000억원이 넘는 리파이낸싱 의무가 남아있다. 롯데리츠는 오는 10월 2800억원 규모 은행 차입 만기가 도래하고, 12월에도 310억원 무보증 회사채 만기 일정이 다가온다.
다만 앞으로 남은 두차례 리파이낸싱에서도 담보부사채를 활용할 지는 미지수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리츠 측은 최대한 이자비용을 최소화하기 위해 은행 대출 쪽을 검토하고 있다"며 "이미 연초에도 회사채 발행에 나섰던 만큼 트랙레코드는 충분히 쌓았다고 판단하는 듯 하다"고 전했다. 롯데리츠는 한국신용평가와 나이스신용평가로부터 'AA- 안정적' 등급을 받았다.
롯데리츠와 더불어 리파이낸싱 이슈가 추가로 남은 회사는 한화리츠다. 한화리츠는 작년 11월 빌렸던 1000억원 규모의 대출 만기가 오는 11월 도래한다. 앞서 고금리 부담을 경감시키기 위해 선순위 차입금을 3000억원 규모를 1, 2, 3년물 등으로 다각화해 만기를 짧게 만들어놨다.
한화리츠는 당초 회사채 발행을 염두에 두고 기업신용평가등급(ICR)도 받아놨다. 신지난 6월 한국신용평가, 나이스신용평가 신용평정을 통해 'A+ 안정적' 등급을 획득했다. 통상적으로 공모채를 찍기 위해선 두 곳 이상의 신용평가사로부터 회사채 등급을 받아야 한다는 점을 대비했다.
다만 주관사단을 선정하는 작업부터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리츠회사들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될 대로 위축된 상태여서다. 문제는 익스포저에 노출되지 않은 리츠회사들도 함께 공모채 시장에서 외면받고 있다. 제이알글로벌리츠도 이러한 이유로 주관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다가 KB증권이 구원투수로 나서면서 회사채 발행을 진행 중이다.
한화리츠는 지난 4일 제이알글로벌리츠의 회사채 수요예측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리기로 한 상태다. 통상적으로 리츠 회사들은 자본시장법상 '증권 인수업무 등에 관한 규정'에 따라 별도의 수요예측 없이 공모채를 찍을 수 있다. 그런데 제이알글로벌리츠는 이례적으로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주관사인 KB증권 측의 권유로 투자수요를 제대로 파악해 적정수준의 금리와 가격 결정 절차를 밟기로 한 것이다.
결과적으로 투자수요는 미미한 것으로 파악됐다. 제이알글로벌리츠 회사채 800억원 모집에 매수주문은 20억원에 그쳤다. IB업계 한 관계자는 "한화리츠 보다 위험자산 익스포저가 훨씬 작았던 제이알글로벌리츠도 공모채 시장에서 애를 먹고 있다"며 "한화리츠 내부적으로 회사채 발행 대신 은행 차입 등으로 선회하는 것을 고려하는 이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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