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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력 다지는 더코디, FI 납입능력 '관건' 새주인 이석산업개발, 23% 지분 확보…신규사업 예고

조영갑 기자공개 2023-09-11 09:46:47

[편집자주]

전환사채(CB)는 야누스와 같다. 주식과 채권의 특징을 모두 갖고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기업의 지배구조와 재무구조에 동시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CB 발행 기업들이 시장에서 많은 관심과 주목을 받는 이유다. 주가가 급변하는 상황에서는 더 큰 경영 변수가 된다. 롤러코스터 장세 속에서 변화에 직면한 기업들을 살펴보고, 그 파급 효과와 후폭풍을 면밀히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7일 13:5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대주주 변경 후 대대적인 체질개선을 도모하고 있는 '더코디(전 코디엠)'가 추가로 전환사채를 발행해 유동성을 추가 한다. 숱한 대주주 손바뀜을 겪은 더코디는 지난해 5월 '이석산업개발'이 새 대주주가 된 후 지배구조를 다지면서 기존 반도체, 디스플레이 사업에서 신규 사업 투자를 예고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더코디는 40억원 규모의 8회차 CB와 60억원 규모의 60억원 규모의 9회차 CB를 발행해 총 100억원의 유동성을 조달한다. 8·9회차 CB의 표면이자율은 5%, 만기이자율은 7%로 비교적 투자자 친화적으로 설정됐다.

전환가액은 6574원으로, CB 발행 전 주가인 6600원 수준에 근접하게 책정됐으나 CB 발행 공시 이후 주가가 치솟아 현재 약 8000원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전환청구 기간은 8회차가 내년 9월부터 2026년 8월까지, 9회차가 내년 12월부터 2026년 11월까지다.

더코디는 CB 발행으로 조달한 유동성을 운영자금과 부채상환, 타법인 출자에 쓴다고 밝혔다. 20억원은 유통사업 관련 상품을 구매하고, 40억원은 기업은행으로부터 차입한 차입금 40억원을 갚는 데 쓴다. 나머지 40억원은 타법인 출자에 쓴다는 방침이다. 출자 예정 법인은 밝히지 않았다.

이번 CB는 더코디 새 대주주의 지배력 유지와 신사업 전개 등 다양한 포석을 염두에 두고 발행된 메자닌으로 평가된다. 더코디는 1999년 설립 이래 8차례 대주주가 바뀌는 등 혼란을 겪은 상장사다.

설립자 김광교 전 대표 이후 코디에스, 아이리스1투자조합, 케이바이오투자조합, 코디엠 바이오 컨소시엄, 경남바이오파마, 천순영, 정희석 씨 등을 거쳐 지난해 5월 '이석산업개발'이 보유 CB를 보통주로 전환하면서 5.07%의 지분율로 새 대주주에 올라섰다. 사명도 오에프티에서 코디엠, 더코디로 변경됐다. 최근에는 소액주주 연대와의 경영권 분쟁도 겪고 있다.

현재 대주주인 이석산업개발의 지분율(2분기 말 기준)은 23.01% 수준이다. 지난해 5월에서 7월 사이 더코디 보유 CB를 집중적으로 인수한 이석산업개발은 10억원 규모의 소액공모 유상증자, 3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하면서 꾸준히 지분을 늘렸다. 지난해 5월 첫 대주주 등극 시 5.34%에 불과하던 지분율은 약 1년 만에 4배 이상 늘었다. 이석산업개발은 영위사업이 없는 명목상 회사다. 50%의 지분을 쥔 임형모 대표가 사실상 오너다.

대주주 입지를 다진 이석산업개발은 우호적 FI를 CB 인수에 참여시키면서 신사업 전개의 동력과 함께 경영권 방어 체계를 구축했다. 60억원을 투자(9회차)하는 강원건설산업 주식회사(이돈석 대표)와 40억원을 투자하는 박종희 씨는 모두 임 대표와 개인적인 네트워크가 있는 인물로 알려졌다.

8회차 CB가 총 61만주 규모로 총 주식 수의 12.81% 규모이고, 9회차 CB가 19.26% 규모 임을 감안할 때 이를 합산하면 향후 이석산업개발의 지배력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지만 우호적 FI를 분산, 참여시킴으로써 혹여 모를 경영권 위협에 대비했다는 분석에 힘이 실린다.


더코디는 현재 소액주주 연합측과 경영권 분쟁을 겪고 있다. 소액주주 연합은 지배구조와 경영 상의 불안정을 이유로 대주주 및 경영진을 교체하기 위한 시도를 지속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부 FI와 50억원 규모의 투자약정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현 더코디의 주가수준을 감안할 때, 약 15%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는 금액이다. 이 때문에 더코디와 이석산업개발 입장에서는 우호 지분을 끌어들여 지배력을 방비해야 할 필요성도 있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다만 오버행 리스크와 FI들의 납입 능력에 대한 우려는 여전히 남아 있다. 8·9 회차 CB는 총 152만주 가량이다. 두 CB의 보통주 전환기간에 시차(3개월)를 뒀지만, 2024년 말이면 한꺼번에 시장에 출회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못한다. 전량 보통주 전환을 가정하면 총 유통주식수의 31%에 이르는 물량이다. 여기에 주가가 떨어지면 리픽싱(70%)을 거쳐 40% 선까지 늘어날 수 있다. 소액주주 입장에서는 피하고 싶은 상황이다.

더불어 9회차 CB 인수에 참여하겠다고 밝힌 강원건설산업 주식회사의 납입 능력에 대해서도 우려의 시각이 존재한다. 일반전기공사업을 영위하는 강원건설산업은 2016년에 설립돼 소수의 임직원이 근무하는 중소기업이다. 지난해 말 자산총계 5억원, 매출액 3억원, 순이익 5000만원을 기록했다. 이돈석 대표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납입일을 올 12월로 설정해 실제 납입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리고 있다.

더코디는 "회사의 향후 경영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투자자의 납입능력과 회사와의 관계 등을 고려해 인수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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