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포트폴리오 리포트/SK에코플랜트]블룸에너지와 뗄 수 없는 연료전지 사업④총판 계약에서 지분 투자로 협력 제고, 국내 시장 주도권 확보
김형락 기자공개 2023-09-12 07:30:20
[편집자주]
이제 투자를 빼놓고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역할을 말할 수 없게 됐다. 실제 대기업 다수의 CFO가 전략 수립과 투자 의사결정 과정에 참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CFO가 기업가치를 수치로 측정하는 업무를 하는 점을 고려하면 이상할 게 없다. THE CFO가 CFO의 또 다른 성과지표로 떠오른 투자 포트폴리오 현황과 변화를 기업별로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08일 07:50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에코플랜트는 미국 연료전지 제조사 '블룸에너지'와 협력해 연료전지 전 분야 벨류체인(가치사슬)을 완성했다. 블룸에너지에 차세대 연료전지 개발 자금도 출자했다. 국내 연료전지 시장 주도권을 잡고, 글로벌 수소 시장에서도 사업 기회를 만들어 가고 있다.SK에코플랜트는 블룸에너지 3대주주다.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포함해 블룸에너지 지분 6.49%를 들고 있다. 최대 의결권 지분은 케이알 스리다르(KR Sridhar) 블룸에너지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가 들고 있다. 개인 지분 13.03%와 쿠웨이트 투자청·정부가 위임한 지분(27.41%), 특수관계인 지분 등을 포함해 41.01%를 확보하고 있다.
SK에코플랜트는 에너지 사업 부문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블룸에너지에 투자했다. 연료전지 분야 성장 잠재력을 높게 봤다. 연료전지는 수소를 공기 중 산소와 화학 반응시켜 전기를 만드는 장치다. 일반 화학전지와 달리 공해물질을 내뿜지 않아 친환경 에너지에 속한다.
건설업에 주력했던 SK에코플랜트가 연료전지 기술을 단기간에 개발하는 건 불가능에 가까웠다. 연료전지 주기기를 제작하는 블룸에너지를 사업 파트너로 택했다. 블룸에너지는 고정식 연료전지 글로벌 점유율 1위(44%) 기업이다.
SK에코플랜트가 연료전지 사업에 뛰어든 건 2017년이다. 그해 블룸에너지와 분당 복합화력발전소 안에 고체산화물 연료전지(SOFC, Solid Oxide Fuel Cell)를 활용한 발전 설비(8.3MW 규모)를 수주해 협력 발판을 놓았다.
SK에코플랜트는 2018년 블룸에너지 제품을 국내에 총판하는 계약을 맺었다. 발전용 연료전지 주기기 국내 독점 공급권을 확보했다. 이때까지 SK에코플랜트는 주로 연료전지 발전소 공사를 수행했다. 연료전지 프로젝트에서 사업 개발·EPC(설계·조달·시공) 등을 담당했다.
SOFC를 국산화하면서 파트너십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2020년 블룸에너지와 국내 연료전지 제조 공장인 '블룸SK퓨얼셀(올 상반기 말 자산총계 353억원)'을 합작 법인으로 설립했다. 합작 법인 지분율은 블룸에너지가 51%, SK에코플랜트가 49%다.
양사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다. 블룸에너지는 연료전지 배치 선두 주자인 한국 시장을 공략할 현지 파트너가 필요했다. 에너지 사업 부문을 확장하던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를 수입해 설치하는 단순 시공사에 머무를 수만은 없었다
블룸SK퓨얼셀은 2020년 10월 경상북도 구미시에 연료전지 제조 공장을 준공했다. 국내 연료전지 발전소와 아시아 지역에 공급할 SOFC를 생산한다. 합작 법인 설립 이후 SK에코플랜트는 연료전지 생산부터 사업 개발·EPC·운영까지 연료전지 전 분야 벨류체인을 구축했다.
SK에코플랜트가 블룸에너지 지분 투자(약 7082억원)를 결정하며 동맹 관계가 굳건해졌다. 블룸에너지에 고체산화물 수전해기(SOEC, Solid Oxide Electrolysis Cell)·SOFC 기술 개발과 생산 공장 신설 등에 사용할 운영자금을 출자하기로 했다. 동시에 △연료전지·SOEC 글로벌 독점 판매권 △미국 내 파이낸싱·EPC 독점 사업권 협력 △국내 독점 공급권 연장 △상업적 협력 계약 등도 체결했다.
2021년 11월 1차 투자를 진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3035억원를 들여 블룸에너지가 발행한 RCPS(지분율 5.4%)를 인수했다. 지난해 12월 RCPS를 모두 보통주(1000만주)로 전환해 블룸에너지 주요 주주로 올라갔다.
지난 3월 2차 투자도 집행했다. SK에코플랜트는 4062억원을 써서 블룸에너지 지분을 추가 매입했다. 미국에 설립한 자회사 Econovation(지분 51.67%)가 블룸에너지 RCPS 1349만1701주를 인수했다 재무적투자자(FI)를 유치해 투자금 절반가량을 회수하며 출자 부담을 줄였다.
SK에코플랜트는 국내 발전용 연료전지 시장 점유율이 1위(지난해) 업체로 발돋움 했다. 블룸에너지와 합작해 지난해 말 국내에서 약 380MW 규모 SOFC 수주 실적을 확보했다.
연료전지 사업 실적을 따로 공개하지는 않는다. 재생에너지 발전(태양광, 풍력) 등을 포함한 에너지 사업 부문으로 집계한다. 올 상반기 연결 기준 에너지 사업 매출은 6916억원이다. 전사 매출(3조9273억원) 중 18%를 차지한다. 같은 기간 에너지 사업 부문 영업이익은 445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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