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구업체 생존리포트]'노트 명가' 모닝글로리, 비문구 품목 다각화 잰걸음디지털 학습 전환 '가속화' 더딘 매출 회복, 가방·텀블러 등 포트폴리오 확대 '박차'
서지민 기자공개 2023-09-13 07:52:33
[편집자주]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감소, 코로나19로 가속화된 디지털 전환으로 문구업체는 미래를 장담할 수 없는 생존 기로에 섰다. 이러한 대내외 영업환경 악화를 극복하기 위해 이들은 모두 사업다각화 카드를 꺼내들었다. 이를 위한 국내 주요 문구업체의 현주소와 생존전략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1일 14:4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모닝글로리가 정통문구 외 품목 다변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코로나19를 계기로 비대면 수업이 보편화되면서 종이 대신 태블릿 노트를 사용하는 문화가 급격히 확산됐다. 모닝글로리는 노트 등 문구류 수요가 빠르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가방, 디지털 문구 등으로 영역을 넓힌다는 전략이다.모닝글로리는 1981년 신한교역상사로 출발해 대표 품목인 노트를 중심으로 굳건한 입지를 다져왔다. 2008년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해 일찍이 안정적인 경영 시스템을 구축했다. 창업주 한중석 회장의 고등학교 후배 허상일 대표가 15년째 회사를 이끌고 있다.
◇코로나19 거치며 '정통문구 수요' 감소폭 확대…수익성 '6%→1%대' 하락
2022 회계연도(2021년 7월~2022년 6월) 모닝글로리는 매출액 420억원, 영업이익 7억5850만원을 각각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7%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021년 -1억8841만원에서 흑자전환했다.
그러나 기대만큼의 회복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신성장동력 마련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된 계기가 됐다. 2022년은 코로나19 사태 이후 처음으로 초·중·고등학교 전학년의 전면등교가 시작되는 해로 매출이 큰 폭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2008년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하며 500억원대를 유지하던 모닝글로리의 매출액은 2019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꺾였다. 2019년 매출액이 514억원으로 전년 대비 3.9% 감소했다. 2020년부터는 감소폭이 더욱 커지면서 매출감소율이 2020년 9.3%, 2021년 15.7%로 뛰어올랐다.
애플 펜슬 출시 등 스마트기기 발달로 서서히 진행되고 있는 디지털 학습환경으로의 전환이 코로나19를 거치면서 가속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학습 패러다임의 변화에 따라 노트, 샤프 등 정통 문구의 수요가 줄어들었다.
모닝글로리는 문구시장 위축이 언젠가 다가올 미래라고 보고 2010년대부터 생활용품 개발을 시작했으나 뚜렷한 히트 제품을 내놓는 데 실패하면서 실적 악화를 피하지 못했다. 모닝글로리의 매출액에서 생활용품 등이 차지하는 비중은 10년째 15%를 웃도는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급격한 매출 감소에 따른 고정비 부담 증가로 수익성도 악화됐다. 2014년부터 2017년까지 6%대를 유지하던 모닝글로리의 영업이익률은 2019년 4%, 2020년 1%대로 하락했다. 2021년 적자를 내고 1년 만에 흑자전환한 2022년 모닝글로리의 영업이익률은 1.8%를 기록했다.
◇가방, 디지털 문구 등 제품 다변화, 홍대 신사옥서 MZ세대 소통 강화
2021년 1월 모닝글로리는 창립 40주년을 맞아 약 10억원을 투입해 서울 마포구에 사옥을 마련했다. 젊음과 열정이 충만한 홍대입구 지역의 신사옥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의지가 담겼다는 설명이다.
모닝글로리는 문구와 시너지를 내면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지닌 상품 개발로 매출 성장을 이룬다는 목표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노트, 필기도구 등 정통문구에서 선두를 유지하되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해 다양한 품목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1년 노트, 수첩 브랜드 캠퍼스메이트를 가방 브랜드로 확장시킨 뒤 백팩, 크로스백 등으로 제품 라인업을 확대 중이다. 변화하는 학습 환경에 맞춰 태블릿 내 필기 앱에서 사용할 수 있는 스티커, 노트 속지 등 디지털 문구도 선보였다.
서울 신사옥을 활용한 마케팅 활동도 진행 중이다. 사옥 1층에는 모닝글로리 전제품을 선보이는 안테나숍을, 2층에는 활용해 일러스트 작가를 소개하고 굿즈를 판매하는 일종의 편집숍을 운영하고 있다.
'다이어리 꾸미기' 열풍 속에서 스티커, 마스킹테이프, 메모지 등을 판매하는 일러스트 작가들이 MZ 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수익성을 떠나 MZ 고객들을 모닝글로리 사옥으로 유인함으로서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모닝글로리 관계자는 "저출산에 따라 학령 인구 자체가 많이 감소했고 코로나19를 거치면서 디지털 기기로 공부하는 문화가 정착되며 문구 수요가 줄어드는 추세"라며 "가방, 텀블러, 신발 등 다양한 품목을 선보이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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