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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CI 한국 스몰캡 리포트]기가비스, 글로벌 지수 직행 불구 외국인 '이탈'①높은 이익률·사업 성장성 확보, 상장 후 외국인 비중 3%→0.77%로 하락

정유현 기자공개 2023-09-20 08:17:52

[편집자주]

한국 자본시장을 향한 글로벌 투자은행(IB)의 러브콜이 이어지고 있다. 세계 4대 지수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의 한국 지수를 향해 눈길이 쏠리는 이유다. MSCI 한국 지수는 외국인 투자의 핵심 벤치마크 지수 역할을 한다. 더벨은 MSCI가 분기별 편입하는 신규 스몰캡 상장사의 사업 현황과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8일 15:2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상장 첫 날 시가총액 1조원을 넘기며 화려하게 코스닥에 데뷔한 기가비스가 3개월만에 글로벌 지수에 편입(8월 11일 발표 기준)되는 겹경사를 맞았다. MSCI 지수는 1년에 네차례(2월·5월·8월·11월) 지수의 종목을 변경하는데 5월 24일 상장 후 사실상 글로벌 지수로 바로 편입됐다고 볼 수 있다.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에 따른 수혜를 누릴 것으로 기대되며 한 때 시총 1조3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지만 MSCI 지수 편입 이후 주가 흐름이 신통치 않은 상황이다. 통상 이 지수에 편입되면 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등을 통해 해외 기관투자자의 패시브 자금이 들어와 호재로 작용한다. 하지만 7월 말 10만원을 터치했던 주가는 하향세를 지속하다 최근 8만원 초반으로 내려앉았다.

사모기관의 거센 매도세에도 연기금이 매수세를 끌어올려 주가를 방어했지만 유입이 늘것이라 기대했던 외국인이 오히려 '팔자'로 돌아서며 주가가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안정적 실적과 사업 성장성을 증명하며 외국인의 '픽'을 다시 받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FC-BGA 검사 장비 사실상 독점 공급, 두 자릿수 영업이익률 유지

기가비스는 2004년 삼성전기 출신 강해철 대표가 자동화설비팀에서 함께 일하던 엔지니어 5명과 의기투합해 창업한 곳이다. 반도체 기판 반도체 기판 자동광학검사기(AOI)와 자동광학수리기(AOR)를 제작·판매하고 있다.

광학 기술을 발판으로 반도체 기판 중 최고 사양인 FC-BGA(Flip Chip–Ball Grid Array)의 결함을 검사하고, 레이저 가공 기술을 통해 불량을 수리해 수율을 향상시키는 장비를 생산한다. 기가비스의 경쟁력은 반도체 기판 검사와 수리 설비 프로그램을 모두 자체개발하는 것이다. AOI, AOR 등 다양한 설비를 하나의 라인으로 묶어 완전 자동 운영되는 인라인(Inline) 무인화 설비는 업계 최고의 설비로 인정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기가비스가 최근 주목받는 것은 고성능 반도체 수요 증가와 궤를 함께한다. 반도체 성능 향상 기술 및 고도화로 제조 난이도가 올라가면서 불량품 발생률이 높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불량품을 줄여 제조 수율을 개선할 기판 점검 및 수리 기술의 중요성이 커지는 분위기다. FC-BGA의 경우 제조 난이도가 높아 불량률이 높은 편이데 기가비스는 관련 점검 기술에서 가장 우수한 역량을 가지고 있는 회사로 평가 받는다.

이비덴, 신코덴키, 유니마이크론, 난야, 삼성전기 등 국내 및 해외 반도체 기판 제조기업에 검사 설비를 제공한다. FC-BGA를 제조하는 최상위 제조사에 설비를 공급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사업 경쟁력뿐 아니라 수익성도 높은 편이다. 영업이익률은 지난 2019년 18.6%, 2020년 40.6%, 2021년 36.2%에 이어 지난해 44%를 기록했다. 수주 잔고도 지난 2020년 말 182억원에서 지난해 말 1228억원으로 늘었다. 재무 상태도 안정적인 편이다. 무차입 경영 기조를 유지하고 있으며 작년 말 기준 부채비율 40.94%, 유동비율은 321.92%다. 재무상태와 사업 성장성 등이 전반적으로 고려되며 MSCI 지수에 편입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국인과 사모투자자 수급에 울고 웃는 주가, 외국인 비중 우하향 지속

기가비스는 사업과 재무 상태 모두 안정적으로 평가받지만 최근 주가가 부침을 겪고 있다. 기가비스는 5월 24일 공모가 4만3000원으로 데뷔해 따상은 실패했지만 공모가 대비 83.7% 오른 7만90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총 1조원를 돌파했다.

상장 전 공모가 기준으로 기업가치는 5451억원 수준이었다. 상장 하루 만에 기업 가치가 두배나 뛰었다. 상장 이후 주가가 내리긴 했으나 9000억원대 몸값은 유지됐다.

지난 6월 23일 개인은 매도했으나 연기금과 외국인이 기가비스를 쇼핑 목록에 담으며 9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상장 1개월만에 다시 시총 1조원을 회복했다. 반도체 후공정 부문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주가가 고공행진했고 7월 3일에는 10만2000원으로 거래를 마감했다. 이때도 개인과 금융투자회사들이 기가비스의 주식을 매도했지만 연기금과 외국인의 거센 매수세 덕분이었다.

현재 여전히 시총 1조원은 유지하고 있으나 8월 11일 MSCI 편입 발표 후에도 큰 힘을 받지는 못하고 있다. 8월 11일부터 9월 15일까지 25일 영업일 기준 10일을 빼고는 주가가 하락했다. MSCI 지수 편입효과가 본격화 되는 9월 1일을 앞두고 8월 29일부터 4영업일 연속 주가가 상승해 9만원대를 회복하는 듯 했으나 바로 하락으로 전환했다.

개인과 연기금이 열심히 매수를 이어갔으나 수익 실현에 나서는 사모기관과 외국인의 이탈이 지속됐다. 기가비스의 외국인 비율은 상장 초기 3%에서 현재 15일 기준 0.77%까지 낮아진 상태다. 다만 현재 외국인이 기가비스 종목만 매도하는 것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국내 증시에 IT와 반도체 장비주를 팔고 있는 있는 분위기다. 기가비스가 사업 성장성과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조만간 MSCI 편입 이벤트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외국인이 순매수세로 돌아설 가능성은 충분하다.

증권가에서도 기가비스에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전반적으로 올해 실적 컨센선스로 매출 1116억~1120억원, 영업이익 399억원~432억원을 제시한 상태다. 전년 대비 모두 10~20% 이상 성장하는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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