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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PO 모니터]기가비스, 빅딜 재개 '신호탄'...밴드상단 이상 확정적수요예측 흥행으로 ‘상반기 최대 딜’ 확정…삼성증권도 시장 존재감 뽐내

최윤신 기자공개 2023-05-15 07:50:46

이 기사는 2023년 05월 11일 09: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상반기 공모주 시장 최대어인 기가비스가 수요예측에서 흥행을 거뒀다. 공모가격밴드 상단 이상에서 가격을 확정해 1000억원에 수렴하는 자금을 모을 수 있을 전망이다. 공모금액이 큰 대어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연이어 고배를 마시는 가운데, 이번 딜을 계기로 시장의 분위기가 반전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상장 주관을 맡은 삼성증권에게도 이번 딜의 의미는 크다. 상반기 기준 IPO 대표주관 순위 최상위권을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 밴드 상단 이상 가격 확정적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기가비스는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만족스러운 결과를 얻었다. 기가비스와 주관사인 삼성증권은 이번 공모에서 상장예정주식수 1267만5758주의 약 17.5%인 221만8258주를 모집하기로 하고 주당 공모가격 밴드로 3만4400~3만9700원으로 제시했다.

10일 오후 5시까지 진행된 수요예측은 기관투자자들의 큰 관심을 받았다. 다수의 기관이 경쟁적으로 수요를 써냈고 경쟁률은 1000대 1을 가볍게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참여한 기관 대부분은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기관투자자들 사이에서 첫날부터 눈치 싸움을 벌이지 않고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내는 분위기가 조성됐다”며 “대다수의 기관이 가격보다는 의무보유확약 설정여부를 고민했다”고 전했다.


탄탄한 펀더멘털과 성장동력을 갖춘데다 수급 측면에서도 특별한 약점이 없다는 점이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여겨진다. 반도체 회로기판 검사기계를 제조하는 기가비스는 지난해 997억원의 매출과 43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상장직후 유통물량도 23.20%로 억제했다.

수요예측에 참여한 한 기관 관계자는 “높은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으며, 글로벌 경쟁업체가 한 곳밖에 없다는 점에 주목했다”며 “발행사가 주력하는 고성능 시스템 반도체 수요가 지속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반도체 업황에 대한 우려는 크지 않았다”고 말했다.

기가비스는 수요예측 결과를 바탕으로 삼성증권과 논의를 거쳐 최종 공모가격을 확정할 예정이다. 상단을 초과하는 가격에 수요가 집중된 점을 고려할 때 밴드 상단을 초과하는 수준으로 최종 가격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다. 밴드 상단기준 공모금액은 약 881억원가량이다. 만약 이보다 13% 가량 높은 4만5000원 이상으로 최종공모가격이 결정되면 공모금액은 1000억원을 넘어서게 된다. 확정공모가격은 오는 12일 공시될 예정이다.

기가비스의 수요예측 흥행은 IPO 시장에 의미하는 바가 크다. 지난해 4분기부터 IPO 시장에서 대어는 자취를 감춘 상태다. 올 들어선 공모규모 100억~200억원의 소형 딜들이 연달아 성공적인 상장에 성공했음에도 온기가 중대형 딜까지 이어지진 못하는 분위기였다. 지난 2월 공모에 나섰지만 결국 철회 결정을 내린 오아시스가 대표적인 사례다. 공모금액이 500억원을 소폭 넘은 제이오와 티이엠씨도 순탄치 않은 공모과정을 겪어야 했다.

이런 시장 상황에서 모처럼 1000억원에 달하는 공모가 성사되는 건 고무적이다. 지난해 9월 WCP의 상장 이후 국내 IPO 시장에 1000억원 이상을 공모한 딜은 전무했다. 유가증권시장 마지막 상장사인 바이오노트도 공모금액이 936억원에 불과했다.

증권사 한 IPO 담당자는 “다수의 대형 IPO 추진 기업들이 적절한 상장추진 시점만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기가비스의 수요예측 결과에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만약 밴드 상단에서 가격을 확정한다면 2000억~3000억원의 공모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컨센서스가 형성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업계 일각에선 이번 딜 결과만을 가지고 시장의 투심 개선을 마냥 낙관할 수는 없다는 분석도 내놓는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하반기에는 공모주 주금납입 관련 규제가 실시돼 IPO 시장이 일시적으로나마 더 침체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당국의 IPO 제도 개선 조치로 인해 오는 7월부터 증권신고서를 제출하는 딜에선 주관사가 기관의 주금납입능력을 확인해야 하는데, 이로 인해 시장 분위기가 다소 침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상반기 리그테이블 '빅3' 공고

이번 딜의 성공은 주관사인 삼성증권에도 기념비적일 것으로 여겨진다. 올해 상반기 IPO 주관 리그테이블에서 상위권 지위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더벨 리그테이블에 따르면 삼성증권은 올 들어 지난 4월 말까지 1095억원의 IPO 대표주관 실적을 거뒀다. 대표주관 순위로 한국투자증권(2056억원), 미래에셋증권(1549억원)에 이어 3위를 기록 중이다.

기가비스가 밴드상단으로 증시에 입성한다고 가정하면 삼성증권은 상반기 중 1976억원의 실적을 쌓게 된다. 미래에셋증권이 모니터랩과 트루엔등의 실적을 확정한 상황이라 2위 탈환까지는 어렵지만 공고한 빅3 체제를 구성할 수 있다. 현재 4위는 한화투자증권으로 1084억원의 실적을 기록 중이다.

이기덕 본부장 체제로 개편된 후 첫 공모를 성공적으로 치렀다는 의미도 작지 않다. 기존 IPO1부서장을 맡던 이 본부장은 지난 3월부터 캐피탈마켓본부 본부장을 겸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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