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켄타우로스 스타트업 돋보기]딜라이트룸, 광고 수익 극대화 지속 성장 '비결'②고단가 광고 노출 역량 '레시피'…자회사·관계회사에 DNA 이식 방침
김진현 기자공개 2023-09-22 08:15:34
[편집자주]
스타트업 투자 방정식이 바뀌었다. 유동성이 풍부했던 시절 벤처캐피탈은 성장성에 초점을 맞춰 기업가치를 키우는 일에 집중했다. 모두가 기업가치 1조원 이상 유니콘을 꿈꿨다. 투자 혹한기에는 외부 수혈 없이도 스스로 생존이 가능한 스타트업이 주목받는다. 신화 속 반인반마에 빗댄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이다. 켄타우로스는 미래 성장 가치(말)와 현실적인 관점에서 수익성(사람)이라는 두 명제를 모두 충족시키는 자생가능한 기업이다. 더벨은 외부 도움 없이도 성장할 수 있는 사업 구조를 갖춘 켄타우로스 스타트업의 성장 배경과 전략, 향후 계획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20일 08:3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라이트룸의 '알라미' 애플리케이션(앱)이 돈은 버는 방식은 단순하다. 광고와 구독이다. 무료 버전의 경우 광고를 노출해 광고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광고 없이 이용하려는 구독 이용자에게는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한다.단순한 매출 구조로 연매출 200억원을 달성할 수 있던 건 수익 모델에 대한 치열한 고민이 더해진 결과다. 우선 이용자 타깃을 명확히 했다. 휴대폰을 이용해 아침에 일어나는 데 어려움을 느끼는 1인 가구 고객이 주된 이용자층이다.
이들을 타깃으로 하는 광고주를 매칭 시켜 광고 수율을 극대화 하는 방식을 택했다. 광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 역시 중요한 문제로 여겼다. 광고가 싫다는 이용자들에겐 유료 모델이란 선택지를 제공했다.
◇ 앱 내 광고 수익 비중 65%, 유료 모델 비중도 점차 확대
알라미를 통해 발생하는 전체 매출의 65%가 광고 수익이다. 지난해 연매출은 194억원이었는데 이 가운데 121억원 가량이 광고를 통해 발생한 수입인 셈이다.
딜라이트룸은 2013년부터 2019년까지 광고 수입 하나만으로 흑자를 이어온 스타트업이다. 파이프라인이 단일했기에 광고 모델에 대한 분석과 연구가 필수적이었다. 신재명 딜라이트룸 대표는 "이용자가 늘어나면 광고 매출이 증가하는 건 당연하지만, 여기에 의존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며 "광고를 어떻게 수익으로 연결하느냐가 딜라이트룸의 역량이라 생각해서 광고 수익화에 집중했다"고 말했다.
딜라이트룸은 광고주가 알라미라는 앱을 택해 광고를 해야만 하는 이유를 만들어주는 데 집중했다. 광고주들에겐 광고가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게 가장 중요하기 때문이다. 딜라이트룸은 광고를 본 이용자들이 실제 구매로 이어지는 데이터를 분석해 광고를 탑재하는 페이지를 결정했다. 또 테스트를 통해 구매율을 측정하는 등 노력을 기울였다.
10년 가까이 광고 매출을 우상향시킬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노력의 결과다. 신 대표는 "광고를 효율적으로 보여주는 부분을 시스템 백(back) 단에서 연구를 거듭해 왔다"며 "이런 노하우가 쌓이면서 이용자들의 사용성을 해치지 않고 최소한의 지면으로 더 높은 단가의 광고를 노출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광고 비즈니스로 꾸준히 매출 성장을 이어온 딜라이트룸은 2019년 유료 모델을 도입했다. 유료 모델 도입은 어느 정도 한계효용에 다다른 광고 매출을 상쇄하기 위한 방안이었다.
유료모델 도입 후 구독 전환이 활발하게 일어나면서 지난해 75대 25였던 광고와 구독 수익은 올해 65대 35로 변화했다. 알라미 앱의 오랜 충성 유저들이 구독 모델을 선택한 것이다.
신 대표는 "처음에는 음악 서비스나 OTT 플랫폼도 아닌 알람 앱을 누가 구독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며 "리스크가 있지만 한번 시도해 보자고 시작했던 게 점차 효과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알람 특성상 매일 사용하기 때문에 앱을 자주 이용하는 이용자들은 광고 시청 대신 구독을 택한 경우가 많았다.
알람 앱을 이용하며 하루를 규칙적으로 보내려는 이용자들에겐 월 5900원의 이용료는 저항이 큰 액수는 아니었던 셈이다. 신 대표는 향후 유료 모델 매출 비중이 점차 더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구독 수익이 광고 수익만큼 증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지속성장 위한 '넥스트스텝' 인수와 투자
수익 다각화에 성공한 딜라이트룸은 올해 매출액 300억원을 바라보고 있다. 딜라이트룸은 매출 성장 대부분이 순이익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사업을 영위하는 데 필요한 원자재가 있는 사업 모델이 아니다 보니 대부분의 비용이 예상 가능하기 때문에 올해도 흑자를 이어가리라 자신하고 있다.
신 대표는 "비용에 대해선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며 "가장 큰 비용이 스토어 수수료 정도이고 인건비를 포함한 판관비도 고정적으로 예측가능하기 때문에 남는 현금을 활용해 어떻게 하면 비즈니스를 키워갈지 고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딜라이트룸이 현금을 활용해 사업을 확장하는 전략은 인수(M&A)와 투자다. 딜라이트룸은 2020년 하루 루틴(routine)을 관리하는 '마이루틴' 서비스를 운영하는 마인딩을 인수했다. 또 올해 7월에는 만보기 앱 '머니워크' 운용사 그래비티랩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다.
마인딩은 지난해 기준 매출액 1억원과 7억원 가량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딜라이트룸의 광고 매출 역량을 이식시켜 마인딩의 재무 성과를 개선하는 게 딜라이트룸의 단기 과제다.
딜라이트룸은 10년간 쌓아온 광고 역량을 인수 및 투자한 스타트업에 이식해 매출을 더욱 증가시키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앱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테스팅을 통해 실제 광고 수율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하는 걸 중요한 과제로 보고 있다.
신 대표는 "비즈니스적으로 계속 성장을 해올 수 있었던 중요한 포인트가 광고 수익화다"며 "다양한 광고 네트워킹 플랫폼을 이용해보고 어떤 광고 모듈이 효율적인지 테스트를 거치며 실험해왔는데 관계사나 자회사에 어떻게 세팅하는 게 효과적일지 고심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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