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집단 톺아보기]숨고르는 한화그룹 케미칼 부문③외형성장세 3년 만에 주춤…'흑자 전환' 태양광이 수익성 역전
고진영 기자공개 2023-09-25 07:27:40
[편집자주]
사업부는 기업을, 기업은 기업집단을 이룬다. 기업집단의 규모가 커질수록 영위하는 사업의 영역도 넓어진다. 기업집단 내 계열사들의 관계와 재무적 연관성도 보다 복잡해진다. THE CFO는 기업집단의 지주사를 비롯해 주요 계열사들을 재무적으로 분석하고, 각 기업집단의 재무 키맨들을 조명한다.
이 기사는 2023년 09월 19일 16:0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화학 분야는 한화그룹의 주력사업이다. 금융을 제외하면 모든 부문 가운데 그룹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수급환경에 따라 실적이 쉽게 출렁인다는 데 있다. 특히 올해는 태양광부문이 흑자 전환에 성공한 반면 화학부문은 시황이 안좋아지면서 타격을 피하지 못했다.한화그룹 케미칼사업은 한화의 화학제조업부문과 한화임팩트, 여천NCC(50%), 한화토탈에너지스(50%) 등으로 구성돼 있다. 또 한화 화학제조업 부문엔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 한화첨단소재, 한화컴파운드 등이 포함된다.
이 회사들의 합산 매출을 보면 2018년 16조원에 육박했다가 2020년 11조원 수준으로 축소됐다. 이후 반등세가 시작돼 2022년 19조원대로 뛰었으나 외형성장에도 불구 지난해 영업이익은 시원찮았다. 연간 영업이익이 4000억원대에 그쳐 2021년(약 1조7000억원)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유가가 오르면서 매출은 늘었지만 중국 봉쇄 정책과 원가 상승 등의 영향으로 마진은 약세를 보였다.
수익성 하락에 이어 올해는 매출도 주춤하는 분위기다. 경기 둔화로 수요가 위축된 가운데 원유값도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분기 말 기준 케미칼부문 매출은 4조20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 감소했다.
케미칼부문을 기업별로 뜯어보면 한화솔루션 케미칼부문은 지난해까지 최근 3년 외형이 확대 추세였다. 케미칼부문 매출이 2020년 약3조3300억원에서 2022년 5조9000억원으로 급증했다. 하지만 올해는 상반기 매출이 2조6900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약 15%가량 줄었다. 폴리에틸렌(PE·Recycled PE), 폴리염화비닐(PVC) 등 주요 제품 마진도 나빠지고 있는 모습이다.
한화솔루션과 DL케미칼의 합작사 여천NCC는 사정이 더 좋지 않다. 2021년 4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7분기째 분기 영업적자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인한 납사가격 상승 등이 악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연간 영업적자 규모는 3867억원, 올해 역시 상반기까지 1545억원의 영업적자가 누적됐다.
특히 여천NCC는 경쟁사들과 달리 기초유분(에틸렌, 프로필렌, 부타디엔)에 포트폴리오가 집중돼 있다 보니 업황 침체에 따라 수익성에 크게 타격을 받고 있다. 합성 수지 등 다운스트림 (Downstream) 생산능력이 없는 만큼 실적이 사실상 기초유분 업황에 연동돼 움직이기 때문이다. 다운스트림 제품의 부재는 여천NCC가 태생부터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로 꼽힌다.
한화토탈에너지스도 상황이 나쁜 것은 마찬가지다. 작년부터 공급 과잉, 중국 봉쇄에 따른 수급 악화로 낮은 마진이 계속되고 있다. 올레핀 비중이 큰 여천NCC와 달리 방향족 계열(BTX·PX·SM) 비중이 높아 상대적으로 수익성 방어에 유리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덕분에 올 1분기까지 영업흑자를 유지했으나 2분기에 적자 전환하면서 상반기 1959억원의 적자를 봤다. 또 원가 구조상 납사 등 원재료비 비중이 큰 편인 만큼 재료값에 수익구조가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당분간 한화그룹 케미칼부문의 부진한 성적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중국 봉쇄 조치의 완화효과가 미진 하고 증설 부담 등으로 수급이 개선될 여력이 크지 않다"며 "2024년 이후에야 업사이클 전환으로 수익성이 회복될 전망이지만 중국의 구조적 저성장 진입 전망을 고려할 때 직전 호황기 수준의 수익성을 시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케미칼부문의 공백은 태양광사업이 메우고 있다. 한화그룹 태양광부문은 작년 2분기 이후 흑자기조를 성공적으로 유지 중이다. 2018년 3조원대에 불과했던 외형도 작년 기준 11조원으로 훌쩍 점프했다. 영업이익률의 경우 지난해 5.8%를 기록해 케미칼부문(2.2%)을 뛰어넘었다. 2021년만 해도 케미칼부문 영업이익률이 10%대였고 태양광부문은 적자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의미한 역전이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고진영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롯데그룹 재무 점검]캐시카우 부재에 불거진 위기설
- [유동성 풍향계]자사주 '10조' 매입하는 삼성전자, 현금 보유량은
- 삼성전자의 해빙(海氷)과 해빙(解氷)
- [2024 이사회 평가]'현금부자' 케이씨텍, 재무건전성 좋지만 오너 중심 '감점'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롯데지주, 계열사 손상차손 지속…5년간 1조 쌓였다
- [2024 이사회 평가]삼아알미늄, 이사회에 최대고객 LG엔솔 입김 뚜렷
- [유동성 풍향계]'현금 넘치는' 현대글로비스, 순상환 기조 4년째 지속
- [유동성 풍향계]'조단위' FCF 남긴 현대글로비스, 보유현금 역대 최대
- [2024 이사회 평가]이사회 물갈이한 한화엔진…사외이사 영향력 '글쎄'
- [Financial Index/GS그룹]'빚 줄이기' 매진… 3년간 순상환액 3조 육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