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철저한 전략과 현지화로 제2의 베트남 꿈꾼다”(6)구형회 신한은행 법인장 “아세안은 기회의 땅, 차별화 전략 통해 미래 성장 확신"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8 07:2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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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6일 10:1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은행은 베트남과 일본에서 대한민국 금융의 성공 모델을 만들었고 이제 인도네시아에서 성공 스토리를 이어가고자 합니다.”구형회 신한은행 인도네시아은행장(사진)은 미래에 성장에 대한 확신이 있었다. 작지만 강하고 현재보다 미래가 기대되는 신한은행을 만들기 위해 전력을 다 하고 있다.
구 은행장은 “대한민국 금융이 해외에 진출해 MMC 형태가 아닌 법인 형태로 의미 있는 성과를 시현할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지역은 동남아 중에서도 특히 아세안 지역”이라며 “2017년부터 본격적인 영업을 시작해 지난 6년간 성장의 기틀을 만들었다면 앞으로 6년은 시장의 기대를 뛰어넘는 성과를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신한금융이 베트남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국교 정상화 이후 한발 빨리 진출해 한국 기업들의 생산기지가 베트남으로 이전할 때 성공적으로 기업금융을 유치한 선점효과”라며 “이를 기반으로 성장한 후 현지 기업을 유치하고 ANZ 인수로 리테일 시장으로 사업모델을 확장하면서 외형이 크게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인도네시아 시장 진출은 조금 다르다. 구 은행장은 “인도네시아의 경우 이미 하나은행과 우리은행 등이 신한은행 보다 10년 이상 먼저 진출했다”며 “후발 주자로서 과거 베트남시장에서 보다 더 정교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지 은행과 경쟁하면서 보다 더 좋은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현지 기업 및 개인 고객으로부터 선택을 받아야만 성장할 수 있다”며 “디지털 퍼스트 전략을 통해 더 쉽고 편한 금융으로 현지화에 박차를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은행이 인도네시아 시장에 진출한 것은 2016년이다. 현지 소형 은행 두 곳을 인수해 통합 과정을 거쳐 2017년 본격 출범했다. 아직 여수신 등 규모가 크지 않고 수익성도 높지 않다. 그러나 현지의 높은 경제 성장률과 젊은 인구를 발판으로 미래 고도성장을 목표로 나아가고 있다.
지난 6년 신한은행 인도네시아는 현지화 초석을 다지는 일에 집중했다. 인수한 소형 은행 두곳의 부실 정리 등 과거부터 있어온 문제들을 걷어내는 작업에 많은 자원을 투입했다. 또 그 중간중간 현지 직원에 대한 재교육과 신한문화 전수 등 인력에 대한 투자도 지속했다.
구 은행장 취임 전후로는 미래 성장동력을 만드는 일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디지털전환(DT)과 영업력 증대 등 근원적인 부분에 접근해 하나씩 문제를 풀어내고 있다. 더불어 기업과 개인 등에 대한 영업기반을 넓히는 일에도 힘을 쏟고 있다.
구 은행장은 “디지털을 통한 리테일 자산 증대를 통해 기업과 리테일 대출의 포트폴리오 재편(Balancing)에 집중하고 있다”며 “현지 디지털 기업과 제휴 모델을 구축하고 더 나아가 인오가닉(In-organic) 성장 기회 또한 지속적으로 탐색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법인 설립 초기에는 현지 기업 및 한국 기업 대출 위주의 대출 성장이 있었다”며 “2024년 부터는 본격적인 리테일 대출 성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시장 환경은 우호적이다. 최근 글로벌 고금리 상황이 인도네시아 시장에선 리테일사업을 확장할수 있는 기회란 설명이다. 특히 글로벌 고금리 영향을 즉각적으로 받는 수신에 비해 고정금리 위주 여신에선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는 진단이다.
구 은행장은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은 금리 인상시기에 오히려 NIM이 축소되는 경향이 있다”며 “이는 예금의 경우 3~6개월 정도 짧은 만기로 이뤄져 있는 반면에 대출의 경우 고정금리 선호가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향후 시장 금리 상황을 고려한다면 기업대출에 비해 상대적으로 금리 민감도가 떨어지는 리테일 대출 위주의 사업 확장이 필요한 시기”라며 “리테일 대출 성장을 위해 연금대출과 공장근로자대출, BNPL 협업 채널링, 자동차대출 등 디지털을 활용한 경쟁력 확보 가능한 상품으로 라인업 구축하여 타행과 차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은행장은 인도네시아 현지에 진출해 있는 신한금융그룹 법인들을 하나로 모으고 함께 협력해 시너지를 창출하는 구심점 역할을 맡고 있다. 그는 신한은행은 물론 신한카드, 신한투자증권 등 현지에 진출한 법인장들과 주기적 회의 및 모임을 통해 신한금융의 글로벌 전략이 현지에서 효과를 낼 수 있도록 조율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구 은행장은 “신한금융의 협업 시너지를 위해 은행과 비은행 임직원들과 함께 협력하고 현지에서의 어려움을 풀어가기 위해 항상 서로 머리를 맞대고 현지화 모델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며 “은행과 비은행이 함께 사업을 구상하고 연계 비즈니스를 펼쳐나가는 과정에서 신한금융의 글로벌 도약도 한층 성과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무엇보다 고객(인도네시아 고객에게 사랑 받은 은행), 자산(IDR 자산 운용 집중), 직원의 현지화(현지 직원에 의해 운용되는 법인)을 위해 매 순간 더욱 박차를 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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