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핵심 영업채널 강화…철저한 현지화로 승부수”(2)서승현 신한은행 글로벌그룹장 "지속가능한 일류 글로벌 통해 아시아 리딩금융 도약"
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6 07:06:51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0: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은 올해 새로운 경영 비전을 앞세워 전 그룹사에 걸쳐 혁신을 추진 중이다. ‘일류 신한’으로 함축된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의 철학은 조금씩 구체화되고 있다. 일하는 방식이 바뀌고 수익 기반도 성숙하면서 질적으로 변화가 진행 중이다.해외사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지속 가능한 일류 글로벌’을 만들어 가기 위해 현재까지의 성장 중심 전략을 가치 중심으로 전환하고 있다. 글로벌 비즈니스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질적 성장에 집중하면서 한층 더 성숙한 모습을 보인다.
신한금융의 글로벌 사업을 총괄하는 서승현 신한은행 글로벌그룹장(부행장)은 “맹목적으로 일등을 추구하기 보다는 고객이 자긍심을 느끼는 지속가능한 일류 신한을 만들자는 경영 방향성을 정립했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변화도 감지된다. 서 부행장은 “우선 효율적 자본 관리를 위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기에 자본 소요가 크지 않은 신규 비즈니스 발굴을 위해 지속 노력하고 있다”며 “특히 지분투자, JV 등 투자 중심의 인오가닉 성장 부분과 디지털을 통한 고객 기반 확대 노력을 지속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서 부행장은 “글로벌에서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서는 비은행 기여도 확대를 통해 균형 있는 성장이 기반이 돼야 한다”며 “그룹사 및 국내외 채널간의 협업체계를 지속 강화시켜 해외에서도 금융 그룹 차원의 시너지를 지속 확장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를 위해 신한은행은 비은행 자회사들과 함께 글로벌 전역에서 변화를 추진 중이다. 서 부행장은 “글로벌 사업의 질적 성장 및 효율적 사업 추진을 위해 자원 재배분을 통한 ‘선택과 집중’ 관점에서 시장별 영업채널 강화 전략을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우선 신한은행은 신한금융 해외사업에서 핵심으로 부상한 ‘Top 2’인 베트남과 일본 시장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이미 이 두 곳은 철저한 현지화를 바탕으로 독자적인 자생능력을 갖춘 곳이다. 특히 이미 순이익 면에서 신한금융 해외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다.
서 부행장은 “독자적인 자생능력을 갖춘 베트남과 일본에 대해서는 현지화 안착을 기반으로 디지털 경쟁력을 활용한 고객 커버리지를 확대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베트남의 경우 아시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시장이다. 그러나 시장 내 흐름은 최근 자국 은행에 유리하게 재편되는 상황이다. 베트남 고유의 대출성장 제한규제로 인해 기존 사업규모가 큰 대형은행이 구조적으로 성장에 유리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일본의 경우 여전히 아시아에서 상위권에 속하는 시장 지위를 유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순이자마진(NIM) 하락 장기화 등 전통 은행업 수익성 감소는 불가피하다.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서 부행장은 Top 2 시장 전략을 한층 정교화했다. 시장 지배력을 넓혀 외국계 1등이 아닌 현지 은행과 직접 경쟁하는 로컬 은행으로 도약한다는 전략이다.
서 부행장은 “현지 유망 파트너와 협업해 페이먼트 시장 개척 및 신규사업 진출을 모색하고 있다”며 “디지털 리테일 사업 확장을 통한 로컬고객과 수신 기반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에선 전통적 저성장 시장으로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뱅킹 솔루션 판매사업 확대를 통한 비금융 ICT사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주택론의 디지털화를 통한 지역 커버리지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선진시장에서의 전략도 한층 정교화됐다. 영국과 두바이, 미국, 홍콩과 싱가포르, 호주 등 권역별 전략을 미세조정했다. 큰 틀에서 시장의 특성 및 지리적 근접성을 중심으로 권역을 나누고 각 권역별 독립경영을 최대한 보장하는 측면에서 선진화가 이뤄졌다.
서 부행장은 “선진시장은 사업규모, 수익성 및 외자계 성장 가능성 측면에서 매력전인 시장”이라며 “그러나 현지 대형 금융기관들의 시장 선점에 따른 경쟁 포화 상태이며 선진금융기관 대비 자본력, CIB부문 경쟁력 열위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글로벌 은행 수준의 CIB 부문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뉴런과 런던에 심사센터 설립 등을 통해 여신의사결정 체계를 효율적으로 개선했다”며 “프론트 역량 강화를 위해 현지에 PM 인력을 확충해 기업금융, IB금융, 글로벌 금융기관(FI)을 대상으로 한 영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본과 베트남을 제외한 이머징 아시아시장의 전략도 새로 구축했다. 인도, 중국,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 최근 고도 성장하고 있는 시장에서 한층 더 현지화에 매진한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제 2의 베트남처럼 시장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서 부행장은 “인도는 향후 중국에 이어 아시아에서 가장 큰 뱅킹 시장지위 확보 예상지이지만 외자계 은행으로서 시장 성장에 대한 향유는 제한적”이라며 “중국 시장은 빠르게 고성장 했으나 외자계 은행은 시장 대비 성장과 수익성이 저조한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인도와 중국의 상황은 외자계 은행 대상 다양한 규제에 따른 성장 한계(Cap)가 존재한다"며 "다수 플레이어가 존재하는 시장으로 경쟁강도 높고 외자계의 수신기반 열위에 따른 금리경쟁력이 낮은 데 기인한다”고 평가했다.
또 신흥국으로 떠오른 캄보디아 시장에 대해서 서 부행장은 “캄보디아는 외자계로서 진출이 용이한 시장이지만 주요 아시아 국가의 은행업 대비 수익 규모는 작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서 부행장은 “이머징 아시아 시장에서는 현지 맞춤형 특화 전략 기반으로 돌파구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해당 시장 특성에 맞는 특화된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 현지화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디지털 기반의 기업 및 리테일 비즈니스를 확장하고 인오가닉(Inorganic) 성장을 통해 자생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로컬 기업과의 파트너십 제휴 등을 적극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신한금융은 공급망 재편에 따른 수혜 지역을 새로운 시장으로 보고 있다. 우선 ‘제조업 분업구조 재편 수혜’ 지역으로 동유럽과 멕시코, 인도 시장에 집중하고 있다. 이 시장에선 리쇼어링 및 니어쇼어링에 따른 한국계 지상사 및 글로벌 제조기업의 공장 이전에 따른 CAPEX 자금 등 기업금융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서 부행장은 “지점 또는 사무소 형태의 저자본 채널을 운영 중”이라며 “서플라이 체인 이전 등 신규 공급망 구축에 따라 공급망 금융(SCF)을 제공하고 있으며 현지법령에 의해 사무소의 영업활동이 허용된 국가의 경우에는 사무소 형태로 인근 채널과의 연계 영업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수혜 지역은 ‘원자재 공급망 재편 수혜’ 지역이다. 중앙아시아, 아프리카 시장이 여기에 해당된다.
서 부행장은 “이 시장은 높은 성장성에도 불구하고 금융시장 발전 수준이 낮으며 규모의 경제를 달성하기에는 어려움이 존재하는 시장으로 판단된다”며 “현지은행 또는 NBFC에 대한 지분투자 또는 핀테크 기업 제휴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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