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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사 성장 로드맵]그라비티, '넥스트 라그나로크' 언제쯤최근 매출 연속 성장, 동남아 시장서 훈풍…단일 IP 사업구조는 '불안'

황선중 기자공개 2023-10-10 12:52:12

[편집자주]

게임산업은 역동적인 생태계다. 오랜 개발 끝에 내놓은 게임이 흥행하면 단기간에 고공성장을 이뤄낼 수 있지만, 반대로 지지부진한 성과를 거둔다면 장기 침체에 시달릴 가능성도 있다. 그만큼 국내 게임사는 때로는 과감하게, 때로는 신중하게 저마다의 성장 전략을 구상한다. 성과 부진을 이겨내지 못하고 노선을 선회하는 게임사도 존재한다. 더벨은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는 국내 게임사의 성장 전략을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07:4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그라비티는 대표작 '라그나로크' 중심의 성장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해외 시장 곳곳을 적극적으로 개척하며 라그나로크에서 발생하는 매출을 극대화하는 모습이다. 최근 창사 이래 최대 매출을 달성할 정도로 몸집이 커진 배경이다.

다만 그라비티의 미래를 내다보는 시장의 시선에는 우려가 적지 않다. 그라비티가 오랜 세월 라그나로크를 잇는 차세대 성장동력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어서다. 그간 '넥스트' 라그나로크를 발굴하려는 시도가 번번이 좌절됐다는 점이 불안감을 키운다.

◇대표작 '라그나로크' 무기로 글로벌 곳곳 개척

그라비티는 국내 게임산업 태동기인 2000년 설립된 1세대 게임사다. 2002년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라그나로크 온라인(RO)'이 공전의 흥행을 거두며 명성을 얻었다. 2008년에는 일본 게임사인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에 인수됐다.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유일하게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해 있다.

그라비티는 박현철 대표가 이끌고 있다. 일본 동경공과자동차대학 출신인 박 대표는 겅호온라인엔터테인먼트, 세가(SEGA), 액토즈소프트 등에 몸담은 이력이 있다. 2008년 그라비티에 이사로 합류했고, 2011년 들어서는 최고경영자(CEO)로 선임돼 10년 넘게 그라비티 경영을 책임지고 있다.

박 대표는 흥행 보증수표와도 같은 라그나로크 지식재산권(IP)을 적극 활용하는 방식으로 성장을 도모했다. PC게임을 넘어 모바일게임, 콘솔게임, 트레이딩카드게임(TCG)으로도 출시됐다. 심지어 도서와 음반으로도 재탄생했다. 특히 글로벌 공략에 심혈을 기울였다. 최대 게임 소비 시장인 북미와 중국, 일본, 동남아에 모두 진출했다.


박 대표의 전략은 적중했다. 그라비티의 최근 10년 실적(연결 기준)을 살펴보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13년 매출액은 424억원이었지만, 2022년에는 4636억원으로 무려 10배 넘게 커졌다. 창사 이래 최대 규모다. 수익성도 2016년부터 7년 연속 흑자 행진 중이다.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22.6%으로 안정적인 편이다.

재무적 체력도 튼튼하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재무건전성 지표인 부채비율은 34.5%였다. 통상 200% 이상을 위험권으로 평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안정권에 속하는 수치다. 게다가 현금성자산 보유고(단기금융상품 포함)는 총자산의 75.8%인 3369억원에 달했다. 반대로 차입금은 전무했다. 재무건전성 핵심인 유동성이 매우 풍부하다는 의미다.

◇'오랜 숙제' 넥스트 라그나로크 언제쯤

불안 요인이 있다면 차세대 성장동력의 부재다. 그라비티는 20년 넘게 매출 대부분을 라그나로크 IP에 의존하고 있다. 구체적인 수치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시장에서는 90%를 넘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실제로 그라비티가 국내에서 서비스하는 게임(PC게임+모바일게임) 7종 중에서 6종이 라그나로크 파생 게임이다.

지금까지의 글로벌 개척 전략이 앞으로도 통할지는 미지수다. 이미 해외 주요 시장 곳곳에 진출한 상태여서, 예전만큼 새로운 매출처를 확보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당장은 라그나로크가 해외에서 훈풍을 만들어내고 있지만,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레 인기가 시들해질 수밖에 없다.

모바일게임 매출 비중이 상대적으로 크다는 점도 우려스러운 지점이다. 모바일게임은 통상 PC게임에 비해 수명이 길지 않은 편이다. 만약 신작 출시가 지연되거나, 야심차게 선보인 신작이 흥행에 실패할 경우 매출이 비교적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지난해 그라비티 매출 비중은 △모바일게임 77.4% △PC게임 19.3% △기타 3.3%였다.


국내 매출이 빠른 속도로 감소하고 있다는 점은 상징적이다. 2020년에는 1099억원이었던 국내 매출은 지난해 467억원까지 떨어졌다. 2년 만에 57.4% 감소했다. 다행히 대만 매출이 같은 기간 1000억원에서 1756억원으로 75.5% 증가하면서 상쇄했다. 그러나 앞으로 대만 매출마저 감소세로 돌아선다면 지금의 성장세는 꺾일 수도 있다.

그라비티가 그동안 '넥스트' 라크나로크 발굴을 등한시하지 않았다는 점도 불안을 더한다. 지금까지 '레퀴엠 온라인', '로즈 온라인', '요지경' '드림컵일레븐' 같은 다양한 게임을 선보였지만, 대다수 유의미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서비스를 종료했다. 사실상 라크나로크 중심 사업구조에서 안 벗어나는 것이 아니라 못 벗어나고 있는 셈이다.

그라비티 관계자는 "최근 그라비티는 오랜 기간 게임 서비스를 통해 쌓아온 노하우를 바탕으로 PC 및 콘솔 게임 사업, IPTV 게임 사업, MD 사업, 웹툰, 스크린 골프 사업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전세계 유저분들께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고자 노력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2023년 3월에는 ALTF42 얼리 액세스 오픈, 7월에는 IPTV 게임 콩순이 쑥쑥교실을 정식 론칭했다. 또한 10월 Wetory 글로벌 지역 론칭을 비롯해 파이널나이트, 심연의작은존재들, 피그로맨스 등 다양한 PC 및 콘솔 타이틀을 선보이기 위해 준비중이다"라며 "앞으로 더욱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릴 예정인 만큼 지속적인 관심 부탁드린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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