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티세미콘 주총에 쏠린 이목, 새 주인 '김소정' 누구 김 대표, 매출 0원 페이퍼컴퍼니 '모닝랜드' 소유자…거래소 상장적격 심사도 관건
성상우 기자공개 2023-10-05 10:12:2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07:2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에이티세미콘의 주주총회가 시장 관심사다. 기존 최대주주 및 경영진이 구속 기소된 상태에서 최대주주 지분이 새 주인에게 넘어갔고 이번 주총에서 경영진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새 주인으로 등장한 김소정 모닝랜드 대표의 정체가 메인 관심사다. 이달 말 나오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결과도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에이티세미콘은 5일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5명의 이사선임 및 1명의 감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이번 주총은 당초 지난 7월에 열리기로 했으나 두 차례 미뤄졌다. 최초 주총 결의는 기존 경영진 3명(김형준 전 대표이사, 정윤호 전 부사장, 이 모 대외협력부장)의 횡령·배임 혐의 의혹이 불거진 직후 새 이사 선임을 위한 긴급 조치였다. 정정 공시 때마다 선임 후보 세부 목록을 비워두고 추후 확정 및 재공시하겠다는 내용을 기재했지만 마땅한 후보군이 도출되지 않으면서 계속 미뤄진 모양새다.
이번 주총 안건엔 김소정·이한철·유동수 3인의 사내이사와 박용호·박종완 2인의 사외이사 명단이 기재됐다. 정소원씨를 후보로 기재한 감사 선임 안건도 함께 올라왔다. 모두 새 최대주주로 등장한 모닝랜드의 김소정 대표 측이 지명한 인물이다.
김소정 대표는 혼란 사태에 있던 에이티세미콘의 경영 상황을 단번에 정리하면서 등장한 인물이다. 지난달 21일 김형준 전 에이티세미콘 최대주주 및 대표이사가 갖고 있던 에이티세미콘 보통주 130만4297주(지분율 1.8%)와 그가 보유하던 더에이치테크 보통주 81만주(지분율 100%) 및 에이티세미콘 경영권 일체를 140억원에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더에이치테크는 상반기 말 기준 에이티세미콘 지분 10.43%(753만8597주)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김 전 대표가 개인 지분과 본인 개인회사인 더에이치테크를 통해 보유하고 있던 에이티세미콘 지분 12%와 경영권을 전부 인수한 셈이다. 단 계약 주체는 김소정 대표의 개인회사인 모닝랜드다.
김 전 대표의 지분 및 경영권 매각은 불가피한 선택이었다. 김 전 대표를 포함한 경영진 3인이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 수사를 받게 된 것이 에이티세미콘에겐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사유였다. 개선계획서 및 이의신청서 제출 등을 통해 최종 결정 시점을 이달 말까지 미뤄놓은 상태지만 수사를 받고 있는 해당 임원 및 최대주주의 변경이 필요하다는 거래소의 권고사항을 지켜야했다.
이런 과정을 거쳐 등장한 새 최대주주가 모닝랜드 및 그 지분 100%를 보유 중인 김소정 대표다. 급박하게 지분 및 경영권을 팔아야하는 상황에 처한 김 전 대표가 낙점한 인물인 셈이다. 김 대표에 대해선 과거 동방조선해양 대표를 거쳐 모닝랜드 대표를 역임하고 있다는 사실 외에 별도 경영 활동 이력이 없다. 어떤 과정을 거쳐 김 대표가 선택됐는지도 알려지지 않았다. 김 대표 및 모닝랜드가 김 전 대표의 우호세력인지 완전히 새로운 관계로 나타난 인수자인지 여부를 확인하기 어렵다.
다만 김소정 대표와 모닝랜드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그 정체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모닝랜드는 지난해 말 기준 자산총계 4억9000만원 규모의 작은 법인이다. 지난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이익도 없다. 이런 회사가 에이티세미콘 지분 총 양수도금액 140억원 중 1·2차 중도금(110억원)을 계약일(9월21일)에 곧바로 지급했다. 잔금 30억원은 임시 주총 안건이 승인되는 직후 지급할 예정이다.
모닝랜드의 법인 등기부등본을 보면 김소정 대표가 유일한 사내이자로 등재돼 있다. 과거 등기 이력을 보면 다수의 임원들이 등재됐던 흔적이 보이지만 모두 말소된 상태다. 2015년과 2021년에 두 차례 해산 등기된 적이 있는 것도 특징이다. 그때마다 김소정 대표가 청산인으로 선임됐고 이듬해 주총 결의로 ‘회사계속 등기’가 이뤄지면서 법인이 유지된 흔적이 보인다.
2002년에 자본금 4억 9000만원으로 설립된 부동산 시행법인으로 2000년대 초반엔 외부 기관의 감사를 받아 제출한 감사보고서들이 남아있다. 2013년에 제출된 마지막 감사보고서에 기재된 임직원 수는 2명이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충북 청주시 소재 270만평 부지의 땅으로 청주 사직동 두산위브 제니스(주상복합아파트)를 시행한 것이 유일한 사업이다.
이후로는 별도 사업을 하지 않았고 청산 절차를 거친 2010년대 중반부터는 외부 감사도 받지 않았다. 사실상 간판만 유지하며 개점휴업 상태로 있는 개인 소유 페이퍼컴퍼니인 셈이다. 김소정 대표를 김 전 대표가 정상적인 과정을 거쳐 찾아낸 지분 매도 상대방이라고 보기 어려운 이유다.
주총에서 김 대표가 지명한 이사 후보 안건이 모두 승인된다 하더라도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결과가 남아있다. 거래소가 에이티세미콘을 상장 폐지하기로 결정할 경우 경영권을 막 인수한 김 대표의 향후 경영 행보도 관심사다.
에이티세미콘 관계자는 “김형준 전 대표 및 더에이치테크의 최대주주 지위와 경영권에 대한 양수도 계약이 체결됐다는 사실 외에는 확인해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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