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KB프라삭, 글로벌사업 효자 역할 '톡톡'…현지 1등 '정조준'(6)1위 MFI사 인수 후 성장가도…법인 통합으로 시너지 창출
프놈펜(캄보디아)=이기욱 기자공개 2023-10-18 07:15:52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프라삭은행은 KB금융그룹 글로벌 사업의 '효자'로 평가받는 곳이다. 2020년 인수 이후 매년 호실적을 기록하며 타 해외법인들의 손실을 보완하는 역할을 했다. 지난해에는 국내 금융사의 전체 해외법인들 중에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하는 쾌거를 이루기도 했다.최근 KB프라삭은 중요한 변화의 시기를 겪고 있다. KB국민은행의 또 다른 캄보디아 현지법인인 국민은행 캄보디아(Kookmin Bank Cambodia·KBC)와 합병하며 마이크로파이낸스사(MFI)에서 상업은행으로 거듭났다. 단숨에 캄보디아 내 은행 순위 4위에 오른 KB프라삭은 현지 1위 은행을 목표로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현지 CEO와 효율적 역할 분리…지난해 해외법인 순익 1위
KB프라삭의 시작은 캄보디아에 대한 유럽연합(EU)의 해외 원조였다. 1995년 EU가 지원하는 캄보디아 6개 주에서 진행된 농촌지역 재활 및 지원 프로젝트의 이름이 'PRASAC'이다. 2004년 프로젝트 종료 후 캄보디아중앙은행 NBC(The National Bank of Cambodia)로부터 임시 MFI 라이선스를 발급받았고 2007년 영구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2010년에는 한국의 저축은행과 유사한 MDI(Microfinance Deposit-taking Institution) 라이선스를 발급받으며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2012년에는 외화환전 라이선스를 받았고 2014년 모바일뱅킹과 인터넷뱅킹 서비스를 시작했다. 프라삭은 전국 규모의 영업망을 구축하며 캄보디아 MFI업계 1위로 성장했다.
KB금융에 인수된 지는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2020년 KB국민은행이 기존 주주들로부터 지분 70%를 취득하며 경영권을 확보했고 이듬해 잔여 지분 30%도 매입하며 완전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국민은행으로의 인수 후에도 프라삭은 견조한 성장세를 이어갔다. 국민은행은 한국식 경영 체계를 무리해서 도입하기 보다는 현지 경영진들에게 자율성을 보장했다. 지금까지 프라삭을 이끌며 이뤄온 성과에 신뢰를 보냈다. 약 9000명에 달하는 현지 직원들과 180여개의 영업점을 효율적으로 관리하기 위한 선택이기도 했다.
현지 CEO를 필두로 인사, 총무, 영업전반 등은 모두 현지 직원들이 담당했다. 선진 금융 시스템이 요구되는 CFO와 CRO 등만 한국에서 파견했다. Deputy CEO(부 CEO)도 별도로 파견해 한국 본사와의 경영 협업, 주주대리인 역할을 맡겼다.
2020년말 36억달러(약 4조9000억원)이었던 프라삭의 총 자산은 이듬해말 43억달러(약 5조8000억원)로 19.4% 증가했고 지난해말 48억달러(약 6조5000억원)로 10.4% 늘어났다.
순익 역시 2020년 1억883만달러(약 1500억원)에서 2021년과 지난해 각각 1억5550만달러(약 2100억원), 1억8128만달러(약 2400억원)로 증가했다. 특히 지난해는 KB금융뿐만 아니라 전체 국내 금융사들의 해외법인 중에서 가장 높은 순익을 기록했다.
◇전산 통합까지 연말 완료 예정…"차별화된 콘텐츠로 승부"
올해 프라삭의 최대 이슈는 또 다른 현지법인인 KBC와의 합병이었다. KBC는 지난 2009년 국민은행이 직접 설립한 법인이다. 상업은행 라이선스를 보유하고 있지만 현지 1위 MFI사 프라삭과는 규모 면에서 큰 차이가 난다.
지난해말 기준 KBC의 총 자산은 5억3280만달러(약 7200억원)로 프라삭의 약 10분의 1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도 1122만달러(약 151억원)로 프라삭과 15배 이상 차이가 난다. 하지만 2016년 'Liiv Cambodia'와 2021년 모바일 신용대출 'KB Smart Loan'을 출시하는 등 디지털전환 부문에서 성과를 창출해내고 있다.
2021년 11월에는 캄보디아 최초로 실시간 대출 한도와 금리를 확인할 수 있는 비대면 신용대출을 출시하기도 했다. 신용대출 개념이 확립되지 않은 캄보디아 금융시장에서 100만달러(약 13억원)의 취급고를 기록하는 등 소기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국민은행은 프라삭과 KBC의 서로 다른 장점들을 결합하고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기 위해 두 법인을 통합하기 했다. 김현종 프라삭 Deputy CEO 전무가 합병 작업을 주도했고 지난 8월 성공적으로 통합 법인 'KB프라삭은행'을 출범했다. KBC는 청산됐다.
실질적 합병의 마무리 단계인 전산 합병도 올해 말 완료할 예정이다. 현재 KB프라삭은 통합 상업은행의 IT·DT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영업 경쟁력을 개선하기 위해 디지털 채널 연계 및 지원 시스템을 구성할 방침이다.
KB프라삭은 합병 이후에도 기존 각 사의 영업 영역을 그대로 유지하는 투 트랙(Two-Track) 전략을 펼칠 예정이다. 전국 규모 네트워크를 활용해 MFI부문의 성장성은 그대로 가져가면서 KBC의 영업 지역인 프놈펜 및 수도권 영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기업대출(SME)과 등으로의 고객군 확대도 준비 중이다.
모바일 역량 강화도 주요 과제 중 하나다. 현재 KB프라삭은 고객군을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해 그에 맞는 모바일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일반 개인고객을 위한 모바일뱅킹, 기업고객을 위한 인터넷뱅킹, 현지 가맹점주를 위한 머천트(상업용) 애플리케이션 개발이 이뤄지고 있다.
통합 이후 KB프라삭은 자산 기준 현지 은행 순위 4위로 자리 잡았다. 캐나다계 은행 ABA은행이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고 있으며 ACLEDA, CANADIA 은행 등이 그 뒤를 잇고 있다. KB프라삭의 최종 목표는 ABA은행 넘어 캄보디아 1위 은행이 되는 것이다.
김현종 KB프라삭 Deputy CEO는 "1위 ABA은행이 현재의 위상을 갖추는데 10년의 시간이 걸렸다"며 "단숨에 따라잡기는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비대면 요소를 강화한 대출 서비스 등에 강점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며 "차별화된 콘텐츠를 제공하며 한 번 승부를 벌여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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