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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하나금융의 글로벌 확장 본능…인도·사우디도 노린다(1)주요 거점 안정화 우선…신규 네트워크 확장 병행

이기욱 기자공개 2023-10-16 07:07:58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렌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4일 16:2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나금융그룹의 목표는 '아시아 최고 금융그룹'이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지난해 3월 취임 일성으로 이 같은 비전을 제시했고 그 목표는 현재 진행형이다. 함 회장 스스로가 올해 다수의 글로벌 IR을 직접 챙기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하나금융 글로벌 사업의 핵심인 중국 시장이 극심한 경기 침체에 시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요 기반인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성장세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하나금융은 리스크 관리 중심의 경영 전략을 통해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들의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인도, 사우디아라비아 시장 진출을 통해 신성장 동력을 마련해나갈 방침이다.

◇25개 지역 208개 네트워크 보유…중국 시장 침체로 현지법인도 부진

하나금융은 6월말 기준 전 세계 25개 지역에 총 208개의 해외 네트워크를 보유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에 178개로 가장 많은 네트워크를 운영하고 있다. 북중미 및 남미에 20개, 유럽 및 중동 지역에 10개의 법인, 지점, 사무소 등이 설치돼 있다.

네트워크 숫자가 말해주 듯 현재까지 하나금융 글로벌 사업의 핵심은 아시아다. 그 중에서도 가장 진출 규모가 큰 시장은 단연 중국이다. 6월말 기준 하나은행 중국법인 '하나은행 (중국) 유한공사'의 총 자산은 9조939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하나은행 해외법인 중 가장 큰 규모다.

중국 베이징 내 외자은행 중에서도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한다. 하나증권 중국법인 등을 합친 총 네트워크 수는 27개다. 중국법인은 옛 하나은행, 외환은행 시절부터 각 사의 글로벌 사업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은 기대에 못 미치는 성과를 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중국내 경제활동이 크게 위축되자 현금 흐름이 크게 축소됐고 부동산 대출 영업 등에 위기가 찾아왔다. 지난해 하나은행 중국법인은 972억원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2021년에는 전년(845억원) 대비 32.4% 줄어든 571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올해 상반기 중국법인은 176억원의 순익을 기록하고 조금씩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자산은 지난해말(10조6667억원)보다 6.8% 줄어들었다. 중국법인에 대해서는 당분간 리스크 관리에 역량을 집중할 방침이다.

황효구 하나금융 글로벌그룹장은 "기본적으로 전체 중국 경제가 살아나기를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라며 "단기적으로는 부동산 담보 가치 하락 등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 반도체, 배터리 등 특정 분야에 국한됐던 중국 정부의 지원이 경제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어 장기적으로 경기가 회복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하나금융그룹 글로벌 네트워크 현황

◇인니 시장 경쟁 심화…중국 시장과 함께 '내실경영' 집중

하나금융의 또 다른 글로벌 핵심 거점인 인도네시아 법인 역시 당분간 내실 경영 기조를 이어갈 예정이다. 인도네시아는 외환은행이 1990년 한국계 은행 중 최초로 진출한 곳이다. 하나은행도 2007년 현지 법인을 인수하며 영업에 나섰고 2014년 두 법인이 통합했다. 6월말 기준 하나은행 인도네시아 법인 'PT Bank KEB Hana'의 자산은 약 4조원이다. 중국법인에 이어 두 번째로 큰 해외법인이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516억원으로 전년(175억원) 대비 약 3배 증가했다. 올해 상반기도 195억원으로 지난해 동기(166억원) 대비 17.5% 증가한 순익을 시현했다. 하지만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경쟁 은행들의 공격적인 시장 진출은 향후 성장 둔화의 요인으로 평가되고 있다.

황 그룹장은 "하나은행 중국법인과 인도네시아법인은 그룹 해외 투자 중 가장 규모가 큰 두 곳"이라며 "올 하반기 두 개 법인에 비상 경영을 선포하고 내부 시스템 개선 작업 등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최근 한 3년간을 리스크 관리 위주의 정책을 펴면서 급성장보다는 실적을 안정화 시키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대신 인도네시아 시장에서는 비은행 부문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하나은행 외 하나캐피탈도 현지 법인을 '시나르마스 하나 파이낸스(SINARMAS HANA FINANCE)'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법인은 지난해 25억원 순익을 거두며 해외 실적 개선에 일부 기여했다. 하나금융은 인도네시아 소매금융업 강화 차원에서 현지 마이크로파이낸스사 추가 인수 등을 검토하고 있다.

◇'14억 인구' 인도·'제 2중동붐' 사우디로 미래 성장 기반 마련

다른 국가를 대상으로는 적극적인 확장 정책을 펼칠 예정이다. 이미 어느 정도 성장이 이뤄진 중국과 인도네시아 법인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신 성장 동력 발굴에 소홀하지 않고 있다.

신규 시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곳은 인도다. 인도는 세계 1위 인구 수 14억명을 자랑하는 국가로 과거 중국 이상의 성장 잠재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하나은행은 현재 인도 내 2개의 지점만을 운영하고 있으며 추가로 2개 지점을 증설할 계획을 갖고 있다.

효율적인 진출을 위해 현지 최대 은행은 스테이트뱅크오브인디아(State Bank of India, SBI)와도 손을 잡았다. 지난 8월 하나금융은 SBI와 '글로벌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해외 금융시장 공동 투자 △해외 영업점 상호 지원 △투자은행 무역금융 협업 등을 약속했다.

제 2의 중동붐에 대비한 사우디아라비아 진출도 추진 하고있다. 사우디는 네옴시티 개발을 포함한 대규모 국가 개혁 프로젝트 '사우디 비전 2030'을 진행 중이다. 대규모 개발에는 필연적으로 파이낸싱, 보증업무, 송금, 환전 등 금융 사업이 뒤 따르게 된다.

하나금융은 이러한 사업들을 위해 최근 사우디 수출입은행과 함께 '중동 지역 내 협력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도 체결했다. 양 은행은 △중동 지역 내 글로벌 프로젝트 발굴 △글로벌 네트워크 대상 자금·크레딧라인·보증서 지원 등에서 힘을 합칠 예정이다.

하나금융은 인도, 사우디 외에도 헝가리, 폴란드, 멕시코 등 국가에 네트워크를 늘려 동유럽, 남아메리카 지역의 비즈니스 영토를 확장해 나갈 방침이다. 미국, 캐나다 등 북아메리카 지역에는 금융선진 환경에 맞춰 IB센터의 규모를 늘려나갈 예정이다.

황 그룹장은 "예측 가능한, 지속 가능한 수익원으로서의 글로벌 전략이 중요하다"며 "중국, 인도네시아 같은 기존에 성장한 시장은 안정적인 경영기조를 유지하고 한편으로 코로나19 이후 약 3년간 중단된 신규 시장 진출 재개해 성장의 토대를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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