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파이낸스 2023]KB부코핀은행, 부실 진화 끝…현지화 진검승부(3)이익기반 넓히며 첫 월간 순이익 달성…'SHINE 프로젝트' 성과 곧 나온다
자카르타(인도네시아)=고설봉 기자공개 2023-10-17 07:12:29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05일 11:0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부코핀은행은 KB금융그룹의 일원으로 새로운 비상을 준비 중이다. 과거 부코핀은행 시절 쌓인 부실여신과 차주 등에 대반 정밀한 진단과 원인 파악을 통해 빠르게 리스크가 해소되는 모습이다. 부실 은행이란 꼬리표를 이미 상당부분 해소하면서 경영 정상화를 이루고 있다.올해 KB부코핀은행은 의미 있는 성과를 만들어냈다. 올 상반기 기준 첫 순이익을 달성하며 적자 늪에서 빠져 나왔다. 부실자산을 걷어내는 과정에서 과거 대비 대출자산 등 외형은 소폭 감소했지만 철저한 리스크 통제와 새로운 영업기반 등을 통해 이익을 내는 법인으로 탈바꿈했다.
◇‘미운 오리’ 현지 은행…KB금융 품에서 백조로 거듭나다
KB부코핀은행과 KB금융의 인연은 201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B국민은행은 2018년 현지 은행인 부코핀은행 지분 22%를 인수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섰다. 이후 2020년 두 차례 유상증자를 통해 보유 지분율을 66.88%까지 끌어올리며 최대주주가 됐다.
KB국민은행이 지분 인수에 나설 당시부터 부코핀은행은 부실금융기관으로 분류된 상태였다. KB금융 자회사로 편입된 뒤에도 지속적으로 적자에 시달렸다. 주로 과거 부실에 대한 충당금 적립 등이 원인이었다. 지난해에도 KB부코핀은행은 장기간 이어진 충당금 적립 때문에 적자를 기록했다.
올 상반기 KB부코핀은행은 턴어라운드에 성공했다. 영업이익 3090억원, 순이익 84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특히 지난 6월 월간 기준 대규모 순이익 달성에 성공하면서 전기를 마련했다. 본격적으로 영업활동에 드라이브를 걸고 이를 기반으로 수익을 창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인도네시아 현지에선 KB금융 차원에서 설정한 '2025년 연간 영업흑자 달성’ 시기가 더빨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영업활동을 통해 월간 흑자를 달성할 수 있을 만큼 기초체력이 올라왔다는 진단이다. 더불어 기존 부실이 빠르게 해소되면서 추가 충당금 이슈도 과거 대비 크게 줄었다.
이우열 KB부코핀은행장은 “KB부코핀은행 인수 이후 COVID19라는 큰 산을 만났지만 인수 이전부터 계획했던 경영전략에 따라 부실채권 처리 등 과정을 성실히 수행했다”며 “현재 은행의 기본을 재건하는 단계이고 이를 종료하는 2025년 이후부터 성과를 확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밝혔다.
KB부코핀은행이 빠르게 경영 정상화의 길목에 들어설 수 있었던 배경은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과거 부실 정리다. 코로나19 이후 세계적 경기 침체 등이 이어지면서 인도네시아 금융시장에서도 리스크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KB부코핀은행은 근본적인 시스템을 개선하면서 리스크 관리에 집중했다.
KB부코핀은행은 전사적 여신관리 특별대책을 시행하면서 신속하고 빈틈 없는 여신관리를 실행했다. 본점 차원에서 은행장 주관 여신관리 특별대책회의를 주기적으로 실시하며 거액 부실채권 처리방안 및 연체, LAR(유동성 위험) 등 개선 대책을 마련했다.
더불어 현지 직원들에 대한 여신관리 마인드 리셋(Mind Reset)을 추진하면서 현장에서부터 리스크 관리를 착실히 수행해 나갔다. 또 경영진의 건전성 현황 정기 점검을 통해 관리 역량을 높였다. 각 부점에 정기적 부실여신 현황을 제공하고 점검하면서 현장에서부터 경각심을 높였다.
이 행장은 “KB부코핀은행 만의 크레딧 컬쳐를 시행하고 경영 현안에 리스크 관리 지표를 포함해 적극적으로 관리하면서 점차 리스크 요인이 줄어들고 과거 부실이 해소되는 등 긍정적인 성과가 도출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부터 차근차근 모든 것을 새롭게 바꾸다
KB부코핀은행은 현재 IT 인프라 등 은행의 모든 시스템과 프로세스를 개선하는 ‘SHINE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이 프로젝트는 2024년말 종료 예정이다. 프로젝트가 끝나는 시점에는 인도네시아 최고 수준의 은행 시스템 및 프로세스를 갖출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동시에 KB부코핀은행은 기존 부실여신과 차주 등에 대한 정밀한 진단과 분석을 수행 중이다. 이를 통해 과거 부코핀은행이 경영 악화에 빠졌던 근본적 문제점을 찾아내 경영 정상화의 새 전기를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대부분 문제점들을 찾아내 하나씩 해소하는 작업은 막바지에 다다랐다. 기존 부실여신을 정리하면서 자연스럽게 리스크 관리도 병행하면서 안정성도 높였다. 또 지점별 맞춤 정밀 진단을 통해 부실화된 부분을 도려내면서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할 수 있도록 컨설팅을 제공해 영업기반을 다지고 있다.
과거의 문제점들을 해소한 뒤엔 미래 성장동력 발굴을 위한 전략을 하나씩 수행 중이다. KB부코핀은행은 SHINE 프로젝트 진행 중에는 홀세일(Wholesale) 중심의 고객 및 여신 확대를 중점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특히 SHINE 프로젝트 완료 후에는 기존 인도네시아 은행들과 차별화된 시스템과 프로세스, 상품 등을 새롭게 내놓을 방침이다. 기존 기업금융에 더해 리테일과 SME (Small & Medium Enterprise) 부문에서도 고객기반 및 시장 점유율을 확대해 나갈 예정이다.
KB부코핀은행은 이미 기업금융 면에선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하면서 현지화에 어느 정도 성과를 내고 있다. 현재 홀세일 영업은 코리아 데스크(Korea Desk) 중심으로 주로 한국계 대기업의 인도네시아 현지 법인을 대상으로 펼쳐지고 있다. 우량담보여신을 집중 취급하면서 저변을 확대 중이다.
더불어 한국계 기업여신을 기반으로 인도네시아 내 대기업과 SOE(State Owned Enterprise, 한국의 공기업에 해당) 대상 마케팅도 적극적으로 펼치고 있다. 이미 상당 부분 현지 RM들을 통해 현지 대기업 등에 대한 영업반경을 넓히며 성과를 내고 있다.
이 행장은 “기업대출은 한국계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상 우량 담보위주 여신확대를 주력으로 하고 있다”며 “본국과 협업을 통해 우량담보여신 및 신디케이트론, PF 등 IB 자산확대를 추진하고 있으며, 한국계 우량 중소기업대상 현지 RM 동반마케팅 및 본국협업 통한 마케팅을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탄탄한 기업금융 수요를 바탕으로 KB부코핀은행은 어느정도 경영 정상화 성과를 냈다. 이에 따라 리테일과 SME부문 확대를 위한 준비작업도 병행할 수 있을 정도로 기초체력이 올라왔다. 현재 리테일과 SEM부문은 기존 부실여신과 차주 등에 대한 정리 작업이 막바지 단계에 접어들었다.
KB부코핀은행은 최근 신규 리테일 디지털 뱅킹앱 KB star를 런칭해 대고객 서비스의 질과 서비스 범위를 확대했다. 이를 통해 고객 기반 및 고객 만족도 등을 제고하면서 현지에서 점차 영업반경을 넓히고 있다.
이 행장은 “개인대출의 경우 리스크 관리를 위해 연금 담보대출 위주의 영업 추진하고 있다”며 “동시에 개인과 기업고객을 위한 디지털 플랫폼 개편을 진행하고 있는데 ‘가장 빠르고 안전한 금융서비스’를 목표로 KB금융 만의 노하우를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나아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많은 KB금융 계열사 연계를 통해 고객에게 KB그룹사 통합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고 제휴 확대를 통해 자체 생태계를 구축할 것”이라며 “향후에는 부코핀은행이 구축한 뱅킹 플랫폼을 필요로 하는 핀테크, 은행들과 제휴해 B2B 플랫폼 비즈니스로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