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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투운용을 움직이는 사람들]히트상품 '테슬라 밸류체인' 미다스의 손, 정현철 본부장⑤“ETF-공모펀드 시장 함께 공략…보수 인하 카드 준비”

황원지 기자공개 2023-10-13 11:15:16

[편집자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변하고 있다. 국내 수위권 종합자산운용사임에도 불구하고 운용 전략과 투자 철학면에서 하우스 색채가 뚜렷하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아왔지만 작년부터 사령탑 교체와 조직 개편 등으로 격랑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특히 공모펀드의 빈자리를 채워줄 ETF 상품 활성화에 주력하면서 서서히 그 노력의 결과물이 나오고 있다. 더벨은 한투운용을 이끄는 주요 인물들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08:3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테슬라 벨류체인, 글로벌전기차&배터리, 미국배당귀족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 상품들을 총괄하고 있는 인물이 있다. 입사한 지 20년이 넘은 ‘한투맨’ 정현철 글로벌주식운용본부장(사진)이다. 파생상품 트레이더 출신으로 2002년 합류해 지금까지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사업을 맡아 여러 히트작을 탄생시켰다.

정 본부장은 최근 시장 변화에도 ETF와 공모펀드 양쪽 채널을 모두 공략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ETF로 시장 중심이 바뀌고 있지만, 여전히 공모펀드 채널로만 가입을 하는 투자자층이 탄탄하다는 이유다. 이에 기존 상품의 제반 보수 인하나 신규 상품의 환매 주기 단축 등의 방법을 준비하고 있다.

◇한투운용 ETF와 역사 함께한 20년 ‘한투맨’

정현철 본부장은 증권사에서 첫 커리어를 시작했다. 성균관대학교에서 통계학 학사와 석사를 마친 그는 고려증권 선물사업단에 입사했다. 당시는 국내에서 주가지수 선물 시장이 처음 열리면서 국내 증권사 및 운용사들이 선물 상품을 출시하기 위해 준비하던 때다. 정 본부장은 고려증권이 선물사업을 준비하기 위해 만들었던 테스크포스(TF)팀인 선물사업단에서 처음 금융투자업계에 발을 내딛는다.

정현철 한국투자신탁운용 글로벌주식운용본부장

트레이딩을 시작한 건 1998년이다. 1997년 삼성증권 리서치센터로 자리를 옮겨 매크로 애널리스트로 일하다 이듬해 파생상품 트레이더로 전향했다. 삼성증권에서 약 1년간 기관투자자들의 주문을 받아 선물 옵션 상품 거래로 차익을 내는 업무를 담당했다. 하지만 업무에 한계를 느끼고 동양투자신탁운용 파생상품팀으로 이직을 결정한다. 정 본부장은 “단순히 기관의 주문을 처리하는 게 답답하게 느껴졌다”며 “운용사에서는 독자적으로 운용 판단을 내릴 수 있다고 생각해 증권사에서 넘어갔다”고 말했다.

그러던 2002년 한국투자신탁운용으로 이직하면서 처음 ETF를 접했다. 당시는 삼성자산운용에서 국내에 KODEX를 처음 출시했을 때다. 한국투자신탁운용도 ETF에 진출해 약 1년 반 가량 사업을 유지했는데, 이때 정 본부장도 해당 프로젝트에 합류해 기틀을 닦았다. 2008년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본격적으로 KINDEX 브랜드를 내걸고 ETF 사업을 재가동했을 때에도 정 본부장이 함께했다. 한국투자신탁운용 ETF의 두번의 시작 모두 함께한 셈이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ETF 사업을 본격적으로 총괄한 건 2016년이다. 베타운용본부 산하 ETF운용팀장으로 일하며 2020년까지 ACE 200등 ETF 상품 운용을 맡았다. 그러던 2020년 멀티전략본부장으로 승진하면서 ETF와 TDF 등 패시브 펀드 사업을 약 3년간 총괄했다. 지난해 부서 개편으로 글로벌 시장에 투자하는 상품을 개발하라는 특명을 받고 이동해 글로벌주식운용본부장으로 본부를 이끌고 있다.

◇공모펀드-ETF 투트랙 전략…보수 인하, 환매 주기단축 준비

글로벌주식운용본부는 올해 초 한국투자신탁운용이 새롭게 만든 본부다. 지난해까지 멀티전략본부가 현재의 ETF운용본부, 솔루션본부, 글로벌주식운용본부의 기능을 모두 총괄했다. 일종의 ETF와 TDF를 모두 총괄하는 조직이었다. 올해 초 조직개편으로 패시브 ETF를 맡은 ETF운용본부와 TDF를 맡은 솔루션본부가 분화해 나가면서 현재는 글로벌 투자 상품을 총괄하는 글로벌주식운용본부로 이름을 바꿔 달았다.

대형 부서였던 만큼 한국투자신탁운용의 간판 펀드들을 대부분 맡고 있다. 대표적인 펀드가 한국투자글로벌전기차&배터리 펀드다. 2017년 설정된 이 펀드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 투자하는 전략으로 인기를 끌어 현재 순자산액 1조5000억원을 넘나들고 있다. 이외에도 순자산액 3800억원대인 스테디셀러 한국투자미국배당귀족, 올해 출시한 히트상품 테슬라 밸류체인 액티브 ETF 모두 글로벌 주식운용본부가 만들어 운용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향후 운용업계에서 ETF의 비중이 커지겠지만, 공모펀드 시장 또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고 봤다. 은행 채널 등을 통해서 여전히 공모펀드에만 투자하는 투자자 층이 분명히 존재하고, 이 규모가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이유다. 특히 장기투자를 원하면서 국내 주식보다는 글로벌 주식 투자에 관심이 많은 투자자들이 유입되고 있다는 설명이다.

때문에 정 본부장은 글로벌주식운용본부는 공모펀드와 ETF 양쪽 채널을 함께 맞춤형 전략으로 공략하려 한다고 설명했다. 공모펀드의 경우 향후 제반 보수를 인하하는 전략을 고려하고 있다. 정 본부장은 “공모펀드는 ETF에 비해 보수나 편의성 측면에서 불리한 면이 있다”며 “현재 기존 상품들의 제반 보수를 낮추고, 신규 상품들의 환매 주기를 단축하는 등 리뉴얼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TF에서는 액티브 상품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확장할 계획이다. 정 본부장은 “현재 ACE G2전기차&자율주행액티브와 테슬라 밸류체인액티브를 운용하고 있다”며 “이외에도 새로운 테마의 상품들을 추가로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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