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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보증보험 IPO]헐값엔 안판다…예보, NDR 막판 '총력전'20일 공자위에서 최종 공모가 논의 예정…주관사 삼성·미래 의견 최우선 반영 계획

손현지 기자공개 2023-10-12 15:34:36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1일 15:5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보증보험의 최대주주인 예금보험공사가 기관투자자 수요예측를 앞두고 국내외 투자자 설득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헐값 매각'만은 막겠다는 강한 의지다. 공적자금 회수(엑시트)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세금이 반영된 만큼 공모가 밴드 하단 수준의 낮은 금액을 써내는 것도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서울보증은 공적자금이 투입된 만큼 최종 공모가격 의사결정권이 민간위원으로 구성된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에 있다. 그리고 안건 상정 주체는 예보다. 예보 입장에선 어느 때보다 신중한 기조로 투자자와의 소통에 집중할 수 밖에 없는 대목이다.

국내 투자자들의 경우 단기 투자 성향이 강하기 때문에 오버행 이슈와 배당률 상향 가능성 등을 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배당 기조를 현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겠다는 방침과 더불어 오버행 이슈 우려감을 불식시키는 게 관건이다.

예보는 투자자들의 오버행 우려감을 줄이기 위해 지분 매각 방안을 다각도로 구상 중이라는 점을 어필하고 있다. 할인율을 낮춰 시장 영향을 최소화하거나 장외에서 입찰하는 방식까지 고려 중이다. 매각조건에도 6개월~1년간 팔 수 없도록 락업을 거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예보의 강한 의지, 직접 투자자 설득 나섰다

11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서울보증보험과 주관사단은 수요예측 전까지 본격적인 국내 로드쇼(DR) 진행에 한창이다. 서울보증보험은 오는 13일부터 시작해 19일까지 5거래일간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예측을 진행할 예정이다.

IB업계의 전언을 종합해보면 서울보증보험IPO에 대한 국내 열기는 해외 만큼 높진 않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은 성장주를 선호하는 경향이 짙은데 서울보증보험이 '보험 섹터'로 여겨지는 만큼 비인기 종목으로 여겨져서다.

당초 주관사단이 증권신고서에 공모가 밴드(3만9500~5만2800원)를 기입할 때 계획했던 가격 보다 하단을 5% 가량 낮춰 설정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삼성생명, 한화생명, 동양생명, 미래에셋생명 등 상장사들의 몸값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배를 밑돈다. 개인 투자자 뿐 아니라 운용사들도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가격이다.

예보는 직접 투자자 달래기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홍콩 NDR에 주관사단과 동행해 해외 기관 투자가들을 만난데 이어 국내에서도 직접 투자자들을 만나 질의응답을 진행하고 있다. 보험 섹터라는 IPO의 불리한 조건을 넘어서기 위한 방책이다.

예금보험공사 관계자는 "투자자들에게 주가관리와 배당성향 유지 계획, 주가 안정화 단계 전까진 단기간 내 지분 매각이 어렵다는 점을 강조하며 신뢰 형성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공모가격 밴드 하단이 '마지노선'

예보가 이토록 관심을 기울이는 건 공모가 산정 부담감 때문이다. 수요예측이 끝난 직후인 20일 곧바로 공모가격 결정을 위한 공자위가 열린다. 일반 기업들은 최종가격을 책정할 때 이사회를 열어 최종 의사결정 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서울보증에 공적자금이 투입됐기 때문에 IPO 가격 의사결정권도 공자위에 있다.

공자위 안건 제출자는 유재훈 예금보험공사 사장이다. 즉 예보가 최종 가격 수준을 제시해야 한다는 얘기다. 의사 결정과정이 지체되선 안되는 만큼 예보의 역할이 중요하다. 가능한 공자위 위원들이 적당하다고 여길 만한 가격을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공모가격 공시일은 오는 23일까지다. 일반투자자 대상 청약은 25~26일 진행되며, 내달 3일 코스피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예보 관계자는 "의사결정 과정이 지체되는 것 또한 시장에 시그널을 줄 수 있는 만큼 피할 것"이라며 "수요예측 결과와 주관사인 미래에셋증권과 삼성증권의 의견을 토대로 시장 친화적인 가격 수준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자위 구성원은 총 8명의 위원들을 주축으로 꾸려질 예정이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 김완섭 기획재정부 2차관 등 정부 측 2인을 주축으로 변호사·교수·회계사 등 민간대표 6인이 참여한다.

일반 회사들은 수요예측에서 낮은 가격대로 투자수요가 몰릴 경우 상장을 재고려하듯 예보도 공모가 하단 보다 낮은 수준에서 가격이 책정되면 난처해진다. 일반투자자 흥행엔 유리할 수 있지만 공자위의 동의를 얻기 어렵다.


◇막판 몸값 높이기…지분매각 방안 다각도로

국내 투자자들의 관심사는 '단기적' 관점에서의 투자 가치다. 서울보증이 1~2년 내에 배당률이 상향될 여지가 있을지, 단기적으로 오버행 이슈가 있을지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오버행 우려가 크다. 정부의 서울보증 지분매각 로드맵에 따르면 IPO를 통해 10%를 우선 팔고, 나머지 지분 중 경영권 지분을 제외한 33.85%를 2~3년에 걸쳐 팔 예정이다. 상장 6개월 이후부터 블록딜에 따른 오버행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셈이다.

다만 예보는 앞서 한화생명, 우리금융지주 지분 매각 때처럼 시장에 영향을 최소화하는 방안을 다각도로 고려 중이란 점을 적극 어필하고 있다. 우리금융은 2021~2022년 할인율을 2.5로 최소화해 시장에서 소화 가능한 정도로만 물량을 내놓은 바 있다. 또 블록딜 뿐 아니라 입찰 방식도 채택했었다. 입찰로 팔게 되면 장외에서 거래되는 것이기 때문에 시장 가격 하락 가능성도 없다.

매각 조건에 락업을 거는 방법도 고려 중이다. 6개월~1년간 안팔겠다는 조건으로 매수자들을 선정하는 것이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공자위가 IPO에서 도모하는 몸값보다 회수해야 하는 자금이 훨씬 많다"며 "공모가격보다 주가가 훨씬 큰 폭으로 올라야 블록딜이 현실화 할 것이기 때문에 장기 확약의 부담을 크게 볼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서울보증보험은 전체 구주로 총 698만2160주를 공모한다. 공모금은 공모밴드 기준 2758억~3617억원이 모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가총액은 2조7580억~3조6168억원에 달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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