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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고랜드 사태 1년, 증권사 PF 전략은]대신증권, 다중 리스크 관리 체계 '고신용만 취급'③별도 시딩북 없이 건별 심의…지난해 이후 PI 투자는 없어

이재빈 기자공개 2023-10-16 08:00:55

[편집자주]

레고랜드 사태가 발발한지 1년이 지났다. 최고 신용등급을 지닌 ABCP의 EOD 소식이 PF 시장의 침체를 야기한 트리거가 됐다. 유동화가 진척되지 않자 곳곳에서 프로젝트가 좌초됐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PF 시장의 큰손으로 통하는 증권사들은 리스크 관리에 매진할 수밖에 없었다. 그만큼 관리 측면에서 변화의 바람도 컸다. 사업·지역에 따라 별도 지침을 확립하고 제한된 선에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레고랜드 사태 이후 주요 증권사들의 PF 전략은 어떤 변화를 맞이했는지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2일 09:0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동산 업황 악화를 예견한 대신증권은 지난해와 올해 고유계정·자기자본(PI) 투자를 집행하지 않았다. 다만 전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신용공여 규모는 소폭 확대됐다. 우량딜 위주로 선별해 PF 집행을 한 결과다. 삼표레미콘부지 브릿지론 딜이 대표적이다.

다중 리스크 관리 체계를 통해 관리 장벽은 보다 높였다. 신용공여 기관의 신용등급이 높은 딜만 주로 취급했다. 이에 따라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A등급 이상 기관이 신용공여한 금액의 비중은 전년 대비 두배 이상 증가했다. 서울 사업지와 주거시설 PF 비중 확대 등 질적 성장을 이뤄쟀다.

◇PF부문, 권택현 전무가 지휘…산하 3개 본부로 구성

대신증권의 PF 전담조직은 PF부문이다. 부문장을 맡고 있는 권택현 전무를 필두로 PF1·2·3본부가 자리한다. PF1·2·3본부 중 1본부만이 유일하게 임원급 본부장을 보유하고 있다. 김상혁 상무로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거쳐 대신증권에 자리를 잡았다.

PF부문은 다른 증권사의 PF 전담조직과 달리 별도의 시딩북(Seeding book)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대신 토지계약금 대출과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에 대한 투자 결정을 내려야 할 때 별도의 심의를 개최하고 있다. 심의 결과를 토대로 투자건별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구조다.

지난해와 올해 PI 투자를 단행하지 않은 것도 동일한 맥락이다. 금리인상과 원가상승으로 사업성 악화가 예고됐던 만큼 심의를 통과하기가 쉽지 않았다. 덕분에 대신증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부동산 PF와 관련해 충당금을 설정하지 않을 수 있었다.

반면 PF 주관 및 신용공여는 활발하게 진행하는 중이다. 3분기말 기준 대신증권의 부동산 PF 신용공여액은 총 8878억원으로 연초(7523억원) 대비 1355억원(18.0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증권사의 신용공여액이 21조4651억원에서 19조6108억원으로 줄어든 것과 대비된다.

녹록지 않은 환경이지만 우량 딜이라면 적극적으로 부동산금융을 주선했다. 올해 주요 성과로는 서울 성동구 성수동 삼표레미콘부지 개발사업이 있다. 2022년 3월 공동주관사로 참여했던 대신증권은 올 4월 해당 딜과 관련해 브릿지론 클로징을 이끌었다.

삼표그룹이 시행하는 사업이라는 점이 주효했다. 향후 모그룹의 지원이 기대되는 만큼 안정적이라 판단했다. 한강변 랜드마크 입지인 점, 성수동 권역 개발호재 등도 복합적으로 작용해 투자심리가 위축된 상황에서도 브릿지론을 통한 자금조달을 완수할 수 있었다.

◇책준의무 부담자 신용등급 중점 검토…외형 확대에도 A등급 비중 확대

레고랜드 사태 이후 대신증권은 신규 투자 건들의 질을 상향하는데 매진해 왔다.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대신증권이 신규 취급한 딜 가운데 주거시설의 비중은 45%로 전년 동기(30%) 대비 15%포인트 증가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주거용 부동산에 대한 투자를 확대한 셈이다.

주거용 부동산 사업의 경우 분양성 분석에 집중했다. 지역별 수요 공급뿐만 아니라 수분양자에 대한 대출정책 및 금리, 인구수 및 가구수의 변화, 흡수율(Absortion Rate) 등을 분석해 투자 여부를 결정한다.

업무·산업시설 비중은 48%에서 38%로 10%포인트 축소됐다. 올해 투자가 이뤄진 건들도 리스크 관리에 중점을 뒀다. 대부분이 상업용 부동산 개발사업인 준공 후 매각 프로젝트의 경우 임차인 확보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투자 여부를 결정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부동산 익스포저가 덜한 서울 사업지에 대한 투자 비중을 늘어났다. 지난해 지역별 투자 비중은 서울이 22%, 경기도가 68%, 기타가 10%였다. 반면 올해 비중은 서울이 44%, 비서울이 56%로 집계됐다.

신용등급 A 이상 기관이 신용공여한 금액의 비중도 지난해 26%에서 올해 56%로 두배 이상 확대된 점이 눈길을 끈다. 특히 올해 집행한 브릿지론 및 비서울지역 투자건 대부분은 A등급 이상 기관이 신용공여한 건이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가장 신중하게 검토하고 있는 리스크 팩터는 책임준공 의무 부담자의 신용등급 및 시공능력"이라며 "레고랜드 사태 이후 시장 각 분야에서 신용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고 판단해 책임준공 의무 부담자에 대한 리스크 허들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중으로 리스크 관리 체계를 구축해 불확실성을 최소화하는 전략도 택했다. 리스크관리부문과 PF부문이 함께 리스크 관리 업무를 수행하는 방식이다. 리스크관리부문은 메리츠증권에서 심사팀장과 리스크관본부장으로 근무했던 길기모 전무가 총괄하고 있다.

위험관리조직 최상단에 대표이사와 사외이사 2인으로 구성된 위험관리위원회를 구성한 점도 눈길을 끈다. 위원회는 위험관리의 기본방침 및 전략을 수립하고 부담 가능한 위험 수준 결정과 적정투자한도 및 손실한도 승인, 위험관리기준의 제정 및 개정 업무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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