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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파이낸스 2023]"금리 흔들리는 시기, 배 평형수 같은 안정적 이익 늘린다"(12)최성호 하나은행 런던지점장 "금리 정점 예상, 우량 회사채 본격 매입 준비"

런던(영국)=서은내 기자공개 2023-10-25 07:51:06

[편집자주]

국내 금융사의 해외사업 전략은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경영 트랜드도 크게 변화하는 모습이다. 은행과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해외시장에 이식해 성장을 모색하고 있다. 글로벌 각 지역별로 책임자를 세워 권한을 부여하는 경향도 강해지고 있다. 급변하는 상황에 맞춰 빠르게 의사결정을 내리기 위해서다. 더벨은 전략의 진화를 모색하고 있는 우리 금융사들의 해외사업을 집중 조명한다. 글로벌 확장을 시도하는 금융사들의 해외 사업장을 둘러보고 글로벌 전략과 경영 노하우를 짚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14:5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비이자이익은 배 아래쪽에서 배의 균형을 잡아주는 평형수 같은 역할을 한다. 코로나 이후 금리가 흔들리는 시점에도 탄탄한 이익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수수료이익 등 비이자이익을 30% 정도로 높여가야 한다. 점포의 수익원을 다변화해나가겠다."

하나은행 런던지점은 IB 중심 점포를 지향해나가는 한편 다방면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데에 집중력을 발휘하고 있다. 최성호 하나은행 런던지점장은 특히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성호 지점장은 "금리 환경이나 자금 조달 상황 등에 따라 이자이익은 변동성이 크게 나타날 수 있다"며 "이같은 변동성을 수익 면에서 커버해주는 것이 비이자이익이며 비이자이익의 비중은 금융기관 수익의 안정성을 가늠할 지표가 된다"고 말했다.

◇ 채권·파생거래 매매익, 주선수수료 등 비이자익 확대

하나은행 런던지점은 지난해 말 기준 전체 영업이익 중 이자관련 이익이 89%를 차지했으며 나머지 수수료나 매매이익을 통한 비이자이익은 11%를 차지했다. 이자이익이 큰 규모를 차지하고는 있으나 현재 사업의 구성으로볼 때 11%는 적지 않은 수치다.

좀더 구체적으로 비중을 나눠 보면 기업금융에서의 이자이익이 34%, 인프라·신재생에너지·선박금융·항공기 분야 등 IB 여신의 이자이익이 38%, 유가증권 운용 등 운용이익이 17%, 무역금융, IB수수료 등을 통한 수수료이익이 11%로 구성돼 있다.

내년부터 채권 관련 매매이익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또 파생거래 관련 매매이익을 비롯해 보증서 발급을 통한 보증수수료 수익, IB 주선 관련 수수료 수익 등도 비이자부문의 사업 수익으로 런던지점의 이익을 신장시키는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

최성호 지점장은 "타 금융기관과의 경쟁으로 예대금리차가 감소하고 조달금리 상승, 이자이익 성장세가 둔화하게 됨에 따라 해외 거점점포로서 비이자이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비이자이익의 극대화를 위해 거액의 IB딜 주선, 파생상품 거래확대, 우량로컬업체 거래 확대 등에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런던 금융가 중심에 위치한 하나은행 런던지점. 왼쪽에서 여섯번째가 최성호 하나은행 런던지점장이다.

◇ 현지 우량 기업 포트폴리오 편입

하나은행 런던지점은 현지 기업들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데에 박차를 가해왔다. 그 결과 영국 우량 수출기업을 고객으로 유치할 기회를 얻게됐다. 또 런던 로이즈 마켓 관련 보증신용장 사업도 검토 중이다.

런던지점은 최근 영국무역청 산하 UKEF(UK Export Financing)와 파트너십을 맺고 우량한 영국 수출기업들에 영국정부가 80%보증을, 하나은행 런던지점이 20%신용을 공여하는 무역금융 프로그램에 가입을 협의 중이다.

런던이 세계 보험시장의 중심지인만큼 이곳에서만 취급 가능한 상품 영역도 모색하고 있다. 로이즈 보험시장 내에서 보험기금 예치에 필요한 보증신용장을 발행하는 사업이 그것이다. 신용등급이 열위한 은행이 발행한 보증신용장에 대한 확인(Confirmation) 업무도 준비하고 있다.

로이즈 보험시장에서 영업활동을 하려면 로이즈보험조합에서 보험계약별로 일정부분의 보험기금을 사전 예치해야 한다. 관행적으로 현금 대신 일정 신용등급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발행한 보증신용장(Standby LC)으로 이를 대신하고 있다.


하나은행 런던지점 직원들이 런던 로열익스체인지(옛 주식거래소) 건물 앞에 모였다.


◇ 선제적 전략수립 준비태세 확립 원칙 고수

최성호 지점장은 리스크 관리와 선제적인 전략수립을 우선하는 원칙을 고수해나가고 있다. 최 지점장은 "런던지점처럼 자산규모가 30억달러에 달하는 대형점포의 경우 금융환경 변화가 영업에 미치는 영향력이 빨라 미리 대비하지 않으면 수익성이 크게 훼손되기 쉽다"고 말했다.

지난 2022년~2023년은 급격한 금리 상승기였다. 지속적인 금리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이다보니 자금 조달시 기간별 프리미엄이 50~70bp이상 추가돼왔다. 수익성이 50~70bp 만큼 떨어지는 상황이 지속됐다는 의미다.

이같은 금융환경을 예측하면서 런던지점은 낮은 이율의 자금조달을 확보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촘촘히 진행했다. 이렇게 확보된 자금을 바탕으로 향후 금리상승기의 정점에 이르렀을 때 신규 채권을 매입할 수 있는 전략을 짰다.

최 지점장은 "런던지점은 2021~2022년 글로벌 정유사로부터 4억달러 규모로 2~3년간 평균 1% 수준의 장기 자금을 유치해 현재도 일부 보유하고 있다"며 "최근 USD시장 조달금리 수준이 6%인점 감안하면 조달비용을 크게 절감한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규 진출 기업들의 법인계좌 유치 마케팅을 활발히 펼친 결과 1억달러 상당의 예금 유치도 성사시켰다. 그 결과 지점 전체 조달금리 수준을 시장 평균금리 대비 크게 낮추는 효과를 얻었다.

2023년 말 글로벌 금리상승의 정점이 일부 예상되면서 런던지점은 채권매입을 늘릴 계획이다. 글로벌 우량 회사채 종목을 선정하고 활용 가능한 충분한 거래 한도도 미리 확보해 놓은 상태다.

최 지점장은 "지점 내 LCR(유동성커버리지)관리를 위한 고유동성 채권매입과 더불어 본격적인 우량회사채 종목 매입을 진행할 계획"이라며 "2024년 이후 금리하락기 도래 시 해당 채권 매도거래를 통한 매매익 확대를 취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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