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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소외주로 살아남기 [thebell note]

김소라 기자공개 2023-10-17 08:10:00

이 기사는 2023년 10월 16일 08:0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올해 코스닥 시장은 의외의 호황을 누렸다. 증시 유동성을 무섭게 빨아들였다. 몇몇 특정 테마 중심의 쏠림이 이 기현상을 만들었다. 지난달 중순까지 집계한 2023년 코스닥 일 평균 거래대금은 코스피를 추월했다. 이는 코스닥 시장이 출범한 1996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이 유동성 장세 속에 모두가 웃은 건 아니었다. 오히려 소외주의 상대적 박탈감은 더 커졌다. 어느새 욕받이가 된 소외주 IR 담당자는 개인 주주 대응에 진땀을 흘렸다. 그나마 영업 실적이 어느 정도 나오는 곳은 상황이 좀 낫다. 숫자 뒤에조차 숨지 못하는 곳은 그야말로 망망대해에서 표류하는 심정에 직면했다.

한 중소 게임사 IR 담당자는 "1주당 500원 선을 겨우 지키고 있다"며 "연말 신작 출시에 대비해 돈 나갈 곳은 많은데 매출 증가는 더디다 보니 냉정히 구조조정을 고민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대부분의 코스닥 업체 사정이 이와 별반 다르지 않다. 올해 배터리 셀 업체 대상 대규모 수주가 이어진 2차전지 소재사를 비롯해 화장품, 미용기기 제조사 등 두드러진 성과를 거둔 일부 산업군을 제외하면 다수 기업의 영업 환경이 녹록지 않았다. 소외주인 동시에 당장의 실적 부진도 감당해야 하는 이중고를 떠안았다.

영리한 기업은 해결책이 단순하다는 것을 안다. 때를 기다리며 내부 경쟁력을 강화하는 방법이다. 한 IT 부품·소재 업체는 미래 고객사 요구에 대비해 생산역량 확대를 위한 선제 투자를 단행하고 있다. 부족한 현금 여력은 '영끌'하는 과감함도 보였다. 그간 묵묵히 쌓아 올린 기술력이 자신감의 원천이다.

여러 시나리오에 대비한 유연한 태도도 요구된다. 과거의 성공법만 고수해선 더 이상 발전을 담보할 수 없다는 믿음이다. 이 IT 부품·소재 업체 IR 담당자는 "시장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역량과 기민한 태도가 앞으로의 생존을 좌우할 것"이라며 "M&A를 통한 생산능력 내재화, 신규 산업에의 적용 타진 같이 내부 전략도 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결국 성장주가 돼야 한다는 게 이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한때의 테마 바람에 올라타기 어려울수록 증명할 것은 수치밖에 없다고 입을 모은다. 고객사, 소비자 요구에 부응한다는 단일 목표 아래 저마다의 전략을 펼쳐 나가고 있다. 불확실성을 기꺼이 감내하며 적극적으로 생존을 타진하는 코스닥 기업의 반전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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