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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계열 VC 톺아보기]신한벤처, 금융지주 편입 후 3년 만에 펀딩규모만 1조⑤모태·성장금융 비중 줄고 계열사 출자 확대…GIB사업부문 '덕' AUM 2조 눈앞

김진현 기자공개 2023-10-25 08:09:59

[편집자주]

2017년까지만 해도 은행 계열 벤처캐피탈(VC)은 KB인베스트먼트 한 곳에 불과했다. 2018년부터 금융지주사가 수익 다각화 차원에서 VC를 신규로 설립하거나 M&A에 나섰다. 올해 우리금융지주가 다올인베스트먼트를 인수하면서 주요 금융지주사는 모두 VC를 계열사로 거느리게 됐다. 금융지주 산하 VC는 은행이라는 강력한 계열사의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른 속도로 AUM을 키워나가며 업계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더벨은 약진하고 있는 은행 계열 VC의 성장 전략과 차별화 포인트를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3일 07: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벤처투자는 2022년을 기점으로 국내 벤처캐피탈(VC) 업계 10위권에 안착했다. 신한금융그룹에 인수된 지 2년만에 운용자산(AUM) 규모를 2배 가까이 끌어올린 결과다. 어느덧 AUM 2조원을 바라보는 신한벤처투자는 그룹의 전폭적 지원을 등에 업고 빠르게 성장해나가고 있다.

국내 최장수 기업이자 한때는 재계 서열 10위 안에 들었던 두산 그룹 계열 네오플럭스가 VC업계에서 AUM 기준 10위권 내 이름을 올리지 못했던 이유가 뭘까. 네오플럭스가 설립되던 2000년을 전후로 두산 그룹이 핵심 사업을 재편하는 과정에서 금산 분리 등의 이슈로 직접적인 지원을 뚝 끊은 탓이다.

네오플럭스는 펀딩에서만큼은 독자노선을 걸었다. 2010년 두산캐피탈로붙터 50억원을 출자받은 뒤 그룹 계열사 펀딩은 뚝 끊겼다. 네오플럭스는 탄탄한 투자 레코드를 기반으로 국민연금, 모태펀드 등 기관투자가(LP)를 잡으며 AUM을 9000억원(VC, PE포함) 규모로 키워냈다.

◇'산전수전' 두산 그룹 마지막 펀딩 조력 2010년

네오플럭스는 두산 그룹의 신사업 재편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 투자사지만 금산분리 과정에서 지배구조의 변화를 겪었다. 2000년 4월 설립 당시 ㈜두산은 네오플럭스 지분 94%를 보유한 최대주주였다. 하지만 ㈜두산이 지주회사가 되면서 공정거래법상 금융회사인 네오플럭스 직접 보유가 불가능해졌다.

2012년 두산 그룹은 ㈜두산을 '㈜두산-네오홀딩스'로 인적분할해 네오플럭스의 자산과 부채를 모두 네오홀딩스 산하로 옮겼다. 5년이 흐른 2017년 네오플럭스가 네오홀딩스를 역합병하면서 다시 두산 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이 과정에서 두산 계열사가 되긴 했지만 이미 독자적으로 시장에 안착한 만큼 모기업에게 손을 벌리지 않았다. 네오플럭스 출신 업계 관계자가 '기업형벤처캐피탈(CVC)'이었다고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다.

공격적으로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현금을 투입했던 두산 입장에서도 네오플럭스를 통해 출자 지원할 여력이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두산 그룹은 2000년대 초반 중공업 중심으로 그룹의 핵심 사업을 교체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M&A를 성사시켰다. 당시 공격적 M&A와 두산건설의 미분양 등으로 재무 건전성이 악화된 게 오히려 훗날 네오플럭스를 신한금융그룹에 매각한 배경이 됐다.

신한금융그룹은 2020년 네오플럭스 인수 이후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실제로 중소기업창업투자회사 전자공시를 통해 살펴본 신한벤처투자의 2021년과 2022년 LP 구성비 변화를 살펴보면 기타금융기관과 기타은행의 비중이 크게 늘었음을 알 수 있다.


인수 2년차인 2021년 당시 신한벤처투자의 기타금융기관 출자 비중은 4.7%였던 반면 2022년 11.6%까지 늘었다. 기타은행의 비중은 16.9%에서 21.6%로 증가했다. 증권과 보험 비중도 각각 0.8%에서 4.2%와 3.3%로 늘어났다.

상대적으로 모태펀드와 성장금융 등 주요 LP 출자 비중은 낮아졌음을 알 수 있다. 모태펀드 출자 비중은 같은 기간 11.8%에서 8.6%로 감소했고, 성장금융도 16.3%에서 11.9%로 줄었다. 계열사 자금 출자가 늘면서 이러한 변화가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핵심 계열사 자금 총집결 외형 성장 박차

신한금융은 네오플럭스 인수 후 곧바로 적극적으로 펀딩을 지원했다. 인수 첫해 결성한 1000억원 규모의 '신한-네오Market-Frontier투자조합2호', 199억원 규모의 '신한-네오소재부품장비투자조합'에는 그룹의 주요 계열사 자금 400억원이 투입됐다.

신한-네오Market-Frontier2호 펀드에는 신한그룹 GIB사업부문 자금이 300억원 투입됐다. 신한금융그룹은 지난 2017년 지주 중심으로 은행, 증권, 생명, 캐피탈의 이익 강화와 투자 역량 집결을 위해 GIB(Group & Global Investment Banking)사업부문을 출범했다. 기존의 기업투자금융(CIB)를 업그레이드한 조직이다. 신한-네오 소재부품장비 투자조합에도 GIB 자금이 20억원 투입됐다.

인수 첫 해부터 적극적으로 GIB사업부문을 통해 자금 지원을 하면서 VC 인수 목적을 적극적으로 드러냈다. 이듬해에는 신한벤처투자 창립 이후 가장 큰 2300억원 규모의 '신한벤처 투모로우투자조합1호'를 결성했다. 여기에도 신한금융그룹주요 계열사 자금이 투입됐다. 2023년 신한지주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신한지주 계열사의 해당 펀드의 지분율은 39.62%로 집계된다. 이를 기반으로 계산해보면 계열사 자금 911억원 가량이 해당 펀드에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신한금융은 이밖에 2000억원 규모의 '신한글로벌플래그십투자조합제1호'와 450억원(50억엔) 규모의 '신한-GB 퓨처플로우 펀드'를 결성하는 데 힘을 보태면서 신한벤처투자를 지원하고 있다. 신한캐피탈 펀드에 출자하려던 미약정 금액 2700억원은 신한벤처투자의 '신한하이퍼커넥트투자조합1호' 결성에 투입됐다.

그룹 편입 이후 결성된 펀드의 총액을 합하면 무려 1조원이 넘는다. 외부 펀딩 역시 병행했지만 3년만에 외형이 2배 가까이 성장할 수 있었던 핵심 비결은 그룹사의 전폭적 지지에 있었다.

2021년 1조1319억원에서 2022년 1조3953억원으로 AUM이 늘면서 신한벤처투자는 업계 10위 VC로 올라섰다. 2023년 상반기 기준 신한벤처투자는 1조5453억원으로 업계 8위까지 성장했다. 연말까지 1000억원 규모 세컨더리펀드 등 결성을 마무리 짓는다면 AUM은 1조7000억원 이상으로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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