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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보생명 지주사전환 중간점검]비용 부담 적은 묘책…손보사 인수 실탄은 고민①인적 분할로 현물 출자 방식 선택…킥스비율 감안 M&A 가용 자금은 2조 수준

김형석 기자공개 2023-11-06 08:13:03

[편집자주]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을 꾀하고 있다. 기존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더불어 FI와의 갈등으로 기업 IPO의 무산, 생명보험산업의 역성장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카드이기도 하다. 더벨은 교보생명의 재무구조와 영업흐름, 지배구조 등을 점검해 향후 교보생명의 지주사 성공가능성을 점쳐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07:05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교보생명은 내년 말까지 지주사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지주사 전환은 다양한 포석을 감안한 선택이다.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계열사간 시너지효과를 노릴 수 있다. 더 나아가 갈등을 빚고 있는 어피너티파트너스와 문제를 해결할 계기가 될 수 있다.

문제는 비용이다. 교보생명은 이미 계열사간 지분이 정리된 상태라 지주사 전환을 위한 비용 부담은 크지 않다. 또 교보생명은 지주사 설립 방법으로 인적분할을 선택했다.

다만 인적분할을 위해서는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가 필요하다. 갈등을 빚고 있는 FI를 설득하는 게 지주사 체제 전환에 필수 요소다.

그 방법으로 교보생명이 선택한 것은 손해보험사 인수를 통한 기업가치 제고다. 어떤 매물을 손대느냐의 문제가 있으나 손보사 인수엔 막대한 자금이 들어갈 수 있다. 특히 현재 시장에서 손보사 인수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고 있다. 중형 이상의 손보사의 예상 매각 가격은 1조원을 훌쩍 뛰어 넘는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체제를 만들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하지만 이를 이룬다면 은행과 증권, 손해보험에 이어 생명보험이 주축이 되는 새로운 금융지주 체제가 만들어진다. 금융 산업의 발전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 필요한 작업이다.

◇ 단순한 지배구조…인적 분할 시 비용 부담 없어

교보생명이 올해 초 밝힌 지주사 설립 방안은 인적분할이다. 인적분할은 회사를 분할할 때 신설회사의 주주 구성비율이 기존회사의 주주 구성비율과 동일하게 지분을 나누는 방식이다.

교보생명은 지주사를 만든 후 지주사 신주를 기존 주주에게 주고 교보금융지주(가칭)의 자회사로 편입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때 지주사의 유상증자를 통해 신주를 발행해 납입금을 대신해 교보생명 주식을 현물로 출자 받는다.

최대주주인 신창재 회장(지분율 33.78%)은 본인 소유의 교보생명 주식을 지주사에 내놓는 대신 유증에서 나오는 신주를 받아 지주회사를 지배하게 된다. 결과적으로 신창재 회장-지주회사-사업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를 완성할 수 있다.

이는 주식 매수청구권 부담이 큰 물적분할과 다르다. 물적분할은 사업부를 떼어내 자회사로 만들어 그 지분을 기존 회사가 지배하는 물적분할의 경우 동의하지 않는 주주들의 주식을 매입해야 하는 비용이 발생한다.

교보생명은 이미 단순한 지배구조를 갖추고 있어 계열사 지분 매입에 필요한 추가 비용부담도 없다.

금융지주회사법에 따르면 금융지주회사는 피지배회사의 주식을 50% 이상 소유해야 하며 상장사나 등록법인인 경우 30% 이상 소유해야 한다. 모든 자회사에 대한 출자총액도 자기자본 내에서 해결돼야 한다.

현재 교보생명그룹은 신창재 회장이 교보생명 지분 33.78%(특수관계인 지분 36.9%)를 보유하고 있으며 교보생명을 통해 전 계열사에 영향력을 미치는 구조다. 나머지 계열사도 모두 교보생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 상반기 기준 계열사 구성을 보면 사무투자전문회사를 제외한 금융·보험 계열사는 교보증권 (73.06%), 교보라이프플래닛생명보험(100%), 교보자산신탁(100%), 교보악사자산운용(50%), KCA손해사정(100%), 교보AIM(100%) 등 6개다.

비금융권 계열사로는 교보생명통신(100%), 교보문고(100%), 교보리얼코(100%), KCA서비스(66.67%) 등이 있다. 모두 교보생명이 50%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지주사 전환을 위한 추가 주식 매입이 필요하지 않다.

문제점을 꼽으면 KCA손해사정이 보유한 KCA서비스 지분 33.3%다. 하지만 이는 KCA손해사정이 KCA서비스 지분을 전부 팔아 KCA서비스를 교보생명 100% 계열사로 만들거나, 전부 사들여 자회사로 자회사로 편입하면 된다. 교보생명의 직접적인 지분 인수 부담은 없다.

◇ 손보사 인수에 2조 이상 자금 투입 어려워

지주사 전환에 인적분할을 선택하면서 FI의 설득이 핵심 과제다. 인적분할과 지주사 전환에는 주주총회 특별 결의가 필수다. 특별 결의를 통과하려면 주총에 참석한 주주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신창재 회장의 교보생명 지분은 33.78%다.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을 합해도 지분 36.91%에 불과하다. 2대주주인 어피너티컨소시엄(24.01%)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교보생명이 지주사 전환에 대한 FI 설득 논리는 사업 포트폴리오 확대에 따른 기업가치 상승이다. 다양한 금융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면 기업가치가 확대된다는 것이다. 생명보험업을 넘어 손해보험업과 증권, 자산운용 등 새로운 먹거리 확보로 기업가치를 높이겠다는 뜻이다. 이중 손보사 인수가 금융 포트폴리오 다양화의 핵심이다.

최근 매물로 나온 손보사들의 면면을 보면 투입 자금은 막대한 수준이 될 전망이다.

최근 입찰이 부결된 MG손해보험의 경우 인수가 자체는 높지 않겠지만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감안하면 1조원 이상의 자금이 필요하다.

지난 6월 말 기준 MG손보의 신 지급여력(K-ICS·킥스)비율은 62.1%(경과조치 적용 전)에 불과하다. 이 기간 가용 MG손보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이 각각 6284억원, 1조120억원이다. 당국의 킥스 권고비율(150%)을 맞추기 위해서는 산술적으로 8896억원의 추가 자금이 필요하다. MG손보의 예상 매각가격(2000억~3000억원)까지 합하면 인수자는 최대 1조2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야 한다.

교보생명도 올해 초 MG손보 인수를 타진했다. 교보생명은 올해 초 JC파트너스가 MG손보 매각을 추진할 당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더시드파트너스와 손잡고 MG손보 인수를 타진했다. 하지만 정상화를 위한 자금 부담 등으로 결국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

중형 손보사인 롯데손보의 경우 대주주의 희망 매각가격이 3조원에 이른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매각 희망 가격을 2조7000억원에서 3조원대로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지급여력 상황에서 교보생명이 손보사 인수에 2조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는 것은 어렵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신 지급여력(K-ICS, 킥스)비율은 179.61%(경과조치 적용 전)이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재무건전성을 평가하는 핵심 지표다. 법적으로 보험사는 킥스비율을 100% 이상 유지해야 한다. 금융당국의 권고치는 150% 이상이다.

교보생명이 자기자본으로 손보사를 인수하면 지급여력 비율은 하락한다. 지난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가용자본과 요구자본은 각각 14조6872억원, 8조1774억원이다. 가용자본의 핵심은 자기자본(11조4242억원)이다. 이밖에 신종자본증권(영구채, 1조6074억원) 등이 보완자본으로 인정된다. 이중 2조원을 손보사 인수에 활용하면 교보생명의 킥스비율은 155%로 하락해 당국 권고치에 근접한다.

◇ 자기자본 감소·영구채 금리 부담

지난 5월 50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한 만큼 추가 자금 조달도 부담이다. 당시 교보생명은 스텝업(step-up) 조항을 삽입된 영구채를 발행했다. 교보생명은 30년 만기로 5년 후 콜옵션 행사가 가능하다. 별도의 상각이나 전환을 위한 조건이 부여하지 않았지만 향후 10년 뒤 한 차례에 걸쳐 금리 1%를 더하는 스텝업 조건을 포함시켰다.

문제는 손실흡수력이다. 킥스에선 보험사의 신종자본증권에 이자(배당)을 상향하는 스텝업 조항이 없거나 상각형으로 발행해야만 기본자본으로 인정된다. 스텝업 조항이 포함된 영구채는 손실흡수력이 낮은 보완자본으로 분류된다. 가용자본(지급여력금액)에 포함되는 보완자본은 요구자본의 50% 한도까지만 허용된다.

자기자본(순자산) 하락도 부담이다. 5000억원의 자금 조달에 성공했지만 6월 말 기준 교보생명의 자기자본(순자산)은 11조424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9.1%(2조6933억원) 줄었다. 이 기간 부채가 2조7278억원이 늘어난 반면 총 자산은 345억원 증가하는데 그쳤기 때문이다. 고금리 장기화로 유가증권에서 평가손익이 -5조3608억원을 기록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보험사 관계자는 "최근 미국채 금리가 오르면서 보험사가 보유한 채권가치는 하락해 유가증권 평가손익이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며 "교보생명 역시 자체적 킥스비율 방어가 중요한 상황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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