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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 제약·바이오 컨퍼런스]"ADC는 '매직 불릿'… 플랫폼 경쟁력이 성패 가른다"고형문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의학부문장

최은수 기자공개 2023-10-26 10:31:03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5일 14: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항체-약물 접합체(Antibody-Drug Conjugation)는 100년 전 처음 제기된 매직 불릿(Magic Bullet), 즉 독성없이 질환 인자만 제거하는 이상적인 표적치료제에 가장 근접했다. 다만 개발 조건이 까다롭고 비용도 많이 든다.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반드시 요구되는 까닭이다."

고형문 다이이찌산쿄 항암의학부문장(사진)은 25일 열린 2023 더벨 제약·바이오 컨퍼런스에서 '엔허투(Enhertu) 개발과 ADC 오픈이노베이션'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엔허투는 2019년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가 공동 개발한 ADC 기반 항암 신약이다.

◇"ADC, 100년 전 주창된 매직 불릿에 가장 근접… 빅파마도 수십조씩 베팅"

고형문 한국다이이찌산쿄 항암의학부문장이 25일 열린 '2023 더벨 제약·바이오 컨퍼런스 '에서 발표하고 있다.
고 부문장은 발표에 앞서 엔허투의 개발 이력과 임상 데이터를 소개하며 전 세계적으로 가장 개발 열기와 관심이 뜨거운 치료 기술인 ADC를 전반적으로 설명했다. 고 부문장은 "ADC는 안전성 문제로 광범위하게 사용하기 어려운 세포 독성항암제와 글리벡으로 대표되는 표적항암제가 갖는 치료 문제를 보완하면서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고 부문장은 "항체는 질환을 유발하는 항원에 매우 잘 결합하는 대신 치료 효과가 제한적인데 이 항체에 세포독성약물(Cytotoxicity)을 실어보낼 수 있다면 훌륭한 치료제가 될 것이란 접근법에서 출발했다"며 "현존하는 약물 가운데 매직 불릿과 가장 근접한 개념 증명에 성공한 모달리티"라고 설명했다.

고 부문장은 "올해 무려 430억 달러(한화 약 56조원)을 들인 화이자의 시젠 인수전이 마무리됐고 2020년 길리어드가 이뮤노메딕스에 25조원을 베팅한 것도 ADC에 대한 전 세계 및 빅파마의 높은 관심을 나타낸다"며 "기존 치료제에 불응했던 환자들에게 새로우며 안전성이 높은 치료옵션으로 자리매김했다"고 말했다.

고 부문장은 "엔허투를 비롯한 ADC 신약은 타깃 암세포가 아닌 주변에 있는 암세포도 효율적으로 사멸하는 점이 매력적"이라며 "타깃이 있든 없든 암세포를 죽일 수 있는 핵심적인 기술로 여러 암종에 허가를 받을 수 있는 점이 5년 뒤 글로벌 ADC 시장 규모가 지금의 3배가 넘는 50조원까지 성장할 것이라 전망하는 근거"이라고 말했다.

◇복잡한 제조 공정도 확충해야… '플랫폼' 기반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활로

고 부문장은 다만 ADC 기술의 높은 장벽과 복잡한 제조 공정으로 인해 명성에 비해 아직은 출시 성과가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타깃을 발굴해 그를 저해하거나 사멸하는 후보 발굴로 끝나지 않고 어떤 약물을 어떤 항체와 어떻게 붙일 지에 대한 세부 전략도 세워야 하고 복잡한 제조공정이나 CMC 장벽도 넘어야 한다는 설명이다.

고 부문장은 이를 극복하려면 적극적인 오픈이노베이션이 필요하며 이 지점이 빅파마는 물론 국내 바이오텍 모두가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짚었다. 그리고 이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이 곧 국내 바이오텍이 생존하고 성장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활로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초의 표적항암제이자 티로신키나아제 억제제(TKI)인 글리벡 출시 이후 20여년 간 약 여든 건의 FDA 신약품목허가(NDA) 사례가 나왔는데 ADC는 마일로탁 출시 10년 동안 12곳 정도만이 NDA를 획득했다"며 "한 회사가 ADC의 모든 기술을 갖고 있는 건 현실적으로 어려우며 제아무리 빅파마라 해도 비효율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고 부문장은 "국내 바이오텍은 ADC 기술을 둘러싼 링커나 페이로드를 개발하기보다는 플랫폼 테크놀로지를 통해 사업화를 모색하는 격화하는 ADC 경쟁 가도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비결이라 생각한다"며 "플랫폼 비즈니스로도 불리는 이같은 작업은 국내 바이오텍에 특히 유망한 기술이 아닐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고 부문장은 "ADC는 기존 항암제의 언멧니즈를 굉장히 많이 해결했지만 개발이 지극히 어렵다"며 "사업화에 여러 까다로운 조건이 붙기 때문에 항암 치료 결과를 사전에 예측할 수 있는 생체표지자, 즉 바이오마커 등을 발굴하면 한층 더 빅파마들로부터 많은 협업 제안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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