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운용, 롯데 리테일 점포 매각 성공할까 소비심리 위축 우려 불구 금리 연동 임대계약 '메리트' 분석도
이명관 기자공개 2023-10-31 08:22:04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0: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자산운용이 9년전 롯데쇼핑으로부터 인수한 리테일 점포 매각에 착수한 가운데 거래 성사 가능성에 관심이 쏠린다. 금리 상승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리테일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떨어지고 있는 점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더욱이 아직 임대차 기간이 상당히 남아있는 점포들인 터라 개발을 통한 이익을 기대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라는 게 중론이다. 다만 KB운용측은 임대차 계약 조건이 우수한 만큼 원매자 물색에는 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2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자산운용은 롯데백화점 2곳과 롯데마트 5개 등 총 7개 점포 매각에 착수했다. 주관사는 컬리어스와 딜로이트&NAI코리아 컨소시엄이 선정됐다. KB자산운용은 주관사를 통해 본격적으로 마케팅에 돌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딜 초반부터 시장에선 일부 냉담한 반응도 있다. 최근 시장 상황을 고려할 때 원매자가 나타날 지 불투명하다는 분석이다. 고금리 기조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리테일 자산에 대한 매력도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최근 리테일 자산 매각은 원매자를 찾지 못하고 실패한 사례들이 나오고 있다. 이지스자산운용은 지난 6월 '이지스코어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26호'의 만기를 연장했다. 기초자산인 홈플러스 전라북도 전주효자점 매각에 실패하면서다. 해당 펀드의 설정액은 667억원 수준이다. 이지스자산운용은 펀드 만기 내 지속해서 매각을 추진해왔으나 끝내 성사되지 않았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운용 중인 ‘이지스리테일부동산투자신탁194호’ 역시 마찬가지 상황이다. 208억원 규모로 설정된 해당 펀드도 자산 매각에 실패해 만기를 연장했다. 편입 자산은 서울시 광진구 소재 '몰오브케이(건대CGV)'로 리테일 성격의 자산이다. 이외 이지스자산운용은 홈플러스 경남 진주·경남 삼천포·경북 포항 지점, 대학로 CGV 등도 매각에 실패, 엑시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자산들이다.
멜론자산운용도 2020년 코스닥 상장사인 쎄니트로부터 매입한 CGV 충남 대전가오점 매각에 어려움을 겪고있다. 멜론에셋전문투자형사모투자신탁제9호’(설정액 117억원)를 통해 인수했는데 지난 3월 펀드만기까지 매수자를 찾지 못했다. 현재 1년 만기를 연장한 상태다.
현재 리테일 부동산 시장은 엔데믹으로 인한 상권 활성화에도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오프라인 대면 소비심리가 이전 수준으로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이커머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친숙도가 압도적으로 높아졌는데, 종식 선언 후에도 대형마트, 백화점, SSM 등 오프라인 점포로의 복귀가 크게 늘지 않고 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오름세를 지속하고 있는 금리도 고려해야 할 부분 가운데 하나다. 대출을 일으켜 자산 매입을 하는 데 있어 금리가 높으면 조달 비용이 올라가고, 또 대출금리가 높아짐에 따라 이자 비용 때문에 부동산 펀드의 수익률 저하가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당장 건물을 허물고 새롭게 개발하기도 여의치 않은 실정이다. 아직 롯데쇼핑과 맺은 임대차 기간이 상당히 남아있는 데다 개발비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이다. 매각 대상 자산의 점포위치를 고려하면 주거형으로 개발을 해야 그나마 희망이 있는데, 최근 분양시장은 수도권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좋지 않다. 한껏 공사비가 오른 상황에서 분양 리스크를 떠안고 개발에 뛰어들 원매자 역시 기대하기 어려운 이유다.
KB자산운용이 매각 중인 자산은 △롯데백화점 일산점 △롯대백화점 상인점 △롯데마트 구미점 △롯데마트 고양점 △롯데마트 부평점 △롯데마트 당진점 △롯데마트 평택점 등이다. KB자산운용이 롯데쇼핑으로부터 대상 자산을 매입한 시점은 2014년이다. 자산 매입에 투입한 자금은 총 6364억원 정도다.
한편 KB자산운용은 이들 자산에 대한 엑시트는 성사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롯데그룹과의 계약에 따라 금리 상승에 따른 리파이낸싱 비용을 임대료에 반영하는 구조로 설계돼 있어 금리가 오르더라도 안정적인 배당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이번 딜의 메리트라는 설명이다.
KB운용 관계자는 "투자자에게 유리한 구조로 임대차 계약이 설정돼 있어 부동산 시장 냉각기에 오히려 더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내부적으로는 매각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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