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3년 10월 26일 07:4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최근 행동주의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를 상대로 회계장부 등의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FCP는 필립모리스와의 계약 내용과 해외 사업 수익성, 작년 4분기부터 집행된 컨설팅 수수료 내역 등에 대한 회계장부, 이사회 의사록 등의 열람 및 등사를 요구했다.KT&G와 FCP는 이미 1차전을 치른 상황이다. 올해 주주총회에서 FCP와 안다자산운용은 KT&G를 상대로 주주행동에 나섰다. 당시 안다자산운용은 법무법인 태평양 출신 박철홍 대표를 ESG투자본부 대표로 영입하며 주주활동을 테마로한 안다ESG 1호 펀드 운용을 본격화한 상황이었다.
사실 FCP의 이상현 대표와 안다자산운용의 박철홍 ESG투자본부 대표는 이미 합을 맞춰 본 사이다. 2020년 6월 이상현 대표와 박철홍 대표가 공동대표로 플래쉬라이트파트너스 유한회사를 설립했다. 2021년 8월 박 대표의 안다자산운용 합류를 기점으로 이사직에서 내려오긴 했지만 약 1년을 함께 했다.
하지만 3월 주주총회 결과는 KT&G의 완승으로 결론 났다. 행동주의펀드가 요구한 조건은 단 한건도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주주총회를 앞두고 이상현 대표와 박철홍 대표가 직접 요구 조건은 물론 행동주의펀드, 주주활동의 의미를 열심히 설명했지만 결과적으로 전혀 압박이 되지 못했다. 그리고 패인 중 하나로 분산된 힘이 지적됐다. 사실 두 대표의 인연으로 충분히 사전 교감이 가능했을 법도 한데 이들은 서로 다른 요구 조건을 내걸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로 주주총회에서 안다자산운용과 FCP가 왜 힘을 합치지 않느냐는 질문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 서로에게 답을 떠넘겨 어색한 상황이 펼쳐졌다고 한다.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한다고 했지만 그 방식을 보면 전혀 그렇지 않았다. 당시 주주총회에 참석했던 한 관계자는 안다자산운용과 FCP가 서로 주인공 자리와 관심을 뺏길까봐 신경전을 벌이는 듯한 인상까지 받았다고 했다.
사실 주총 직전인 2023년 3월 9월 박철홍 대표는 이상현 대표와 공동으로 설립한 플래쉬라이트파트너스 유한회사를 자신의 영문이름에서 이니셜을 딴 피씨에이치(PCH)캐피탈파트너스로 상호를 변경했다. 그리고 주총 직후인 4월11일 대표이사로 취임하며 사모펀드투자자로 출발했다.
단순 결과만 보면 KT&G와의 싸움에서 이들 행동주의펀드들은 완패했다. 소액주주의 이익 제고와 관련된 그 어떠한 성과도 거두지 못했을 뿐더러 전략에서도 실패했다는 비판까지 받았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번 공방에서 이들 행동주의펀드, 플레이어들은 이름을 알리며 마케팅 측면에서 확실한 효과를 봤다. 소액주주의 이익을 대변하고 대주주 견제 역할을 한다는 행동주의펀드의 진정성과 정체성이 논란이 되고 의심을 받는 이유다.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는 KT&G는 올해 그 보폭을 넓히기 위해 처음으로 공모채를 발행하며 재원 마련에 나섰다. FCP의 가처분 소송으로 내년 주주총회에서 2차전이 예고된 가운데 행동주의펀드의 인지도 제고와 이슈몰이 논란이 되풀이 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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