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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리뉴얼]지주사 체제 전환 손익계산서 살펴보니①오너일가 지분율 26%에서 63%로 훌쩍…배당수익은 줄어들듯

조은아 기자공개 2023-11-06 11:11:59

[편집자주]

"나는 아직도 철기시대에 살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그룹 부회장은 2021년 11월 '럭스틸 10주년 간담회'에서 이렇게 말했다. 그의 말이 무색하게 철강업계는 철에서 벗어나기 위해 한창이다. 포스코가 지난해 가장 먼저 무겁고 차가운 철의 이미지를 벗어던졌고 올해 동국제강그룹도 합류했다. 과거 유동성 위기에 내몰렸던 동국제강은 뼈를 깎는 구조조정과 선제적 사업재편 노력으로 재기의 발판을 다져나가고 있다.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한층 가볍게 신사업을 추진할 채비도 갖췄다. 더벨이 다시 출발선에 선 동국제강그룹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07:5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동국제강이 사실상 지주사 체제 전환을 대부분 마무리했다. 창사 70년 만에 이뤄진 대대적 지배구조 변화다. 무엇을 얻었을까. 손익계산서를 살펴보면 당장의 실익보단 미래 신사업과 승계에 방점을 찍은 것으로 보인다.

◇높아진 오너 지분율, 많아진 선택지

동국제강의 지주사 체제 전환이 연내 완료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남은 절차는 공개매수, 현물출자, 유상증자 주식에 대한 추가 상장 및 지주사 전환 신고다. 동국홀딩스 관계자는 "11월 추가 상장을 신청하고 12월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사 전환 신고를 할 예정"이라며 "공정위 심사는 통상 한두 달 걸리는데 결격 사유가 없어 보이는 만큼 순조롭게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지주사 체제 전환의 표면적 장점은 뚜렷하다. 지배구조가 단순해지고 투명해지며 각 회사의 역할 분담 역시 명확해진다. 지주사는 자회사 관리나 신사업 발굴 등 지주사 역할에 충실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고 사업회사 역시 각각의 사업영역에서 전문성을 살릴 수 있다.

그러나 동국제강그룹의 경우 가장 큰 수혜로 지배력 확대를 빼놓을 수 없다. 이번 지주사 전환으로 기존 대주주인 장세주 회장의 지분율은 13.52%에서 32.54%로, 장세욱 부회장의 지분율은 8.70%에서 20.94%로 높아졌다. 둘이 더해 53.48%로 과반에 이른다. 다른 특수관계인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63.07%까지 높아진다. 기존 특수관계인을 더한 지분율은 26.26%에 그쳤는데 2.5배가량 높아졌다.

원래도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그룹을 지배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은 없었다. 다만 승계가 현실화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세금을 내는 과정에서 지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행법에 따르면 상속 재산이 30억원을 넘을 경우 상속세 최고세율 50%가 적용된다. 최대주주 주식은 할증돼 60%로 더 높아진다. 만약 1000억원을 물려받으면 600억원을 세금으로 내야하고 한 번 더 상속을 거치면 400억원이 다시 160억원이 된다. 증여세 역시 상속세와 세율 등 과세구조가 같다. 이런 이유로 보통 지분을 상속받거나 증여받을 때 다른 재원이 없다면 지분 일부를 세금으로 낸다.

장세주 회장의 지분율이 기존처럼 13%대에 그친다면 이를 물려받는 과정에서 경영권을 방어하기 어렵지만 33%에 이르면 가능해진다. 어느 정도는 지분율이 낮아지겠지만 기존보다는 훨씬 높은 지분율을 유지할 수 있다. 상속이든 증여든 제3의 방법이든 높은 지분율을 활용할 수 있는 선택지 역시 다양해진다.

◇오래가지 못한 지주사 전환 기대감

지주사 전환 이후 오너일가의 지분가치는 어떻게 변했을까. 기존 동국제강의 시가총액보다 나뉘어진 3사(동국홀딩스·동국제강·동국씨엠)의 시가총액 합계가 월등히 많다. 다만 오너일가가 현재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동국홀딩스만 따지면 얘기가 달라진다.

분할 재상장 이후 한동안 고공행진하던 동국홀딩스 주가가 최근 몇 주 사이 큰 폭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분할 전 기존 동국제강 주가는 11000원대였는데 이 때 개인 최대주주인 장세주 회장이 보유한 지분가치는 1471억원가량이었다.

그러나 현재 장 회장이 보유한 동국홀딩스 지분가치는 886억원으로 대폭 줄었다. 동국홀딩스 주가는 한때 1만8000원대까지 치솟았지만 현재는 반토막나 9000원 안팎을 오가고 있다. 지주사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지 못한 데다 철강 업황에 대한 우려 등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물론 기존 동국제강으로 남아있다고해도 주가가 하락했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단순 비교는 어렵다.

배당수익은 어떨까. 오너일가의 배당 수익도 기존 동국제강 시절보다는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일가 지분율이 높아지긴 했지만 동국홀딩스는 기본적으로 돈 들어올 곳이 많지 않은 곳이다. 다른 순수 지주사들과 마찬가지로 상표권 사용료, 배당이 주요 수익원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데 자회사 수부터가 그리 많지 않다.

다만 3개 회사 모두 배당에 상당히 적극적일 것이라는 점은 예측 가능하다. 동국제강과 동국씨엠의 배당이 늘어야 동국홀딩스의 수익이 늘고 또 오너일가가 받을 수 있는 배당 역시 늘어나기 때문이다.

지난 5월 동국제강을 동국홀딩스와 사업회사로 쪼개기 위한 임시 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부회장은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인 주주가치 제고 방안을 실현하겠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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