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닻오른 HMM 매각]3자 후보 '하림·LX·동원', 유동화 카드 살펴보니종속기업·유형자산 지분 매각 카드 꺼낼까…자본 위주 조달 방안 '고심'
박기수 기자공개 2023-10-31 07:32:09
이 기사는 2023년 10월 27일 15:58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MM 인수전에서 인수 후보자들의 최대 요건으로 '자기자본 확보'가 떠오른 가운데 후보자인 하림·LX·동원그룹의 재무 현주소가 업계의 관심사다. 당장 계좌에 있는 현금성자산을 포함해 유동화 할 수 있는 자산이 얼마나 있는 지도 관건이다.매도자인 산업은행 측은 과도하게 부채를 일으켜 HMM을 인수할 경우 훗날 빚 상환 시 HMM이 보유한 현금이 사용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인수 후보자들이 충분한 가격을 제시하지 않거나 부채 위주의 자금 조달 계획을 들고 올 경우 이번 딜의 결말은 '유찰'로 끝맺음될 가능성도 있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하림그룹의 팬오션, LX그룹의 LX인터내셔널, 동원그룹의 동원산업은 올해 상반기 말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으로 각각 7381억원, 1조2714억원, 6318억원을 보유 중이다.
별도 기준으로는 팬오션은 6315억원, LX인터내셔널은 4363억원, 동원산업은 1100억원을 보유하고 있다.
산은 측이 보유한 HMM 지분 57.9%(영구채 보통주 전환 이후 기준)의 지분 가치는 약 4조2000억원이다.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고려하면 매각 대금은 약 5조원 이상이 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연결 기준으로 보면 LX인터내셔널이 가장 많은 현금을 보유 중이지만 자회사들 중 대부분의 현금이 LX판토스에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X인터내셔널의 자회사 LX판토스의 연결 기준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4754억원이었다. 공정거래법 상 LX그룹은 지주회사이기 때문에 국내 계열사들의 동시 출자가 불가능하다. 즉 LX인터내셔널이 HMM 지분을 인수하면서 판토스의 현금을 이용할 수 없다.
LX인터내셔널이 유동화할 수 있는 주력 자산들은 현재 실행 중인 해외 자회사들이 있다. 실제 LX인터내셔널의 상반기 말 별도 자산 4조1670억원 중 약 70%인 2조8967억원이 종속기업투자분이다.
LX인터내셔널은 상사업체로 해외에서 유연탄·팜오일·헬스케어·신재생발전·무역·보관 등 다양한 사업들을 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칼리만탄 지역에서 최근 큰 수익을 거둔 PT. Ganda Alam Makmur (GAM) 법인이 대표적인 해외 사업체다.
당장 현금을 마련하기 위해 해외 자회사들의 지분을 유동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LX인터내셔널은 GAM 법인을 포함해 대부분의 해외 자회사들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자회사들 중 가치가 큰 자회사 중 한 곳인 판토스를 활용할 수도 있다. 구추매출을 통한 상장이나 재무적 투자자(FI) 유치를 통해 HMM 인수를 위한 실탄을 마련하는 것이다. 다만 지주회사 행위제한 요건 탓에 판토스가 상장해도 LX인터내셔널은 최소 30%의 지분은 의무적으로 보유해야 한다. 현재 LX인터내셔널의 판토스 지분율은 51%다.
하림그룹은 M&A 최일선에 어떤 회사가 나설지 불투명하지만 업계는 현금창출력과 기업 규모를 고려했을 때 팬오션이 선봉장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팬오션은 자회사들을 포함해 연결 기준 보유한 현금성자산의 대부분이 본사에 있다.
또 최근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지분을 매각하면서 1628억원을 챙겼다. 기보유중이던 현금성자산과 단순 합하면 약 8000억원을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팬오션은 자산 7조6828억원 중 5조6421억원이 비유동 유형자산이다. 이중에서도 주요 영업 수단인 선박이 상반기 말 기준 4조7499억원으로 전체 자산의 61.8%에 해당한다. 유동화할 수 있는 유력한 카드다. 다만 시장 점유율과 기업 활동에 핵심적인 영업 자산이라는 점에서 섣불리 꺼낼 수도 없는 카드로 분류된다.
팬오션 인수 당시 손을 잡았던 사모펀드 JKL파트너스의 기여도도 관건이다. 업계에 따르면 JKL파트너스는 수천억원 규모의 인수용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 중이다.
동원산업은 별도 기준으로는 나머지 두 후보보다 현금 보유량이 적지만 유동화할 수 있는 카드가 다양하다. 가장 큰 장점은 오너들의 탄탄한 지분율이다. 상반기 말 기준 김남정 동원그룹 부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은 동원산업 지분의 91.14%를 보유하고 있다. 유사 시 메자닌 발행 등을 통해 지분율 희석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은 채로 FI를 유치할 수 있다.
미국 내 참치 브랜드 1위 업체인 '스타키스트(Starkist)'의 역할도 주목된다. 스타키스트는 동원산업이 지분 100%를 보유한 미국 국적 회사로 팬데믹 기간 많은 수익을 거둔 업체다. 상반기 말 연결 기준 자산 9883억원, 자본 7275억원으로 재무구조도 훌륭하다. 해외 자회사의 자금 지원은 행위제한 요건에 속하지 않는 만큼 이번 딜에서 스타키스트의 존재감이 드러날 수도 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전체기사
-
- 수은 공급망 펀드 출자사업 'IMM·한투·코스톤·파라투스' 선정
- 마크 로완 아폴로 회장 "제조업 르네상스 도래, 사모 크레딧 성장 지속"
- [IR Briefing]벡트, 2030년 5000억 매출 목표
- [i-point]'기술 드라이브' 신성이엔지, 올해 특허 취득 11건
- "최고가 거래 싹쓸이, 트로피에셋 자문 역량 '압도적'"
- KCGI대체운용, 투자운용4본부 신설…사세 확장
- 이지스운용, 상장리츠 투자 '그린ON1호' 조성
- 아이온운용, 부동산팀 구성…다각화 나선다
- 메리츠대체운용, 시흥2지구 개발 PF 펀드 '속전속결'
- 삼성SDS 급반등 두각…피어그룹 부담 완화
박기수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기업집단 톺아보기]'적자 늪' 빠진 대한유화, 불황기 현금흐름 관리법은
- [유동성 풍향계]10조 또 푸는 삼성전자, 3년전 특별 배당과 비교하면
- [유동성 풍향계]사업은 잘되는데…경영권 분쟁에 현금 마른 고려아연
- [LG의 CFO]여명희 전무, 36년 LG유플러스 '한 우물'
- [LG의 CFO]이노텍 LED 역사의 '산 증인' 김창태 LG전자 부사장
- [기업집단 톺아보기]대한유화, 'KPIC코포'의 옥상옥은 어떻게 탄생했나
- [비용 모니터]K-배터리 감가상각 역습, 캐즘과 맞물린 과투자 상흔
- [유동성 풍향계]LG그룹, 작년보다 현금흐름 일제히 악화…투자도 위축
- [IR 리뷰]LG엔솔·전자, 돋보이는 IR의 '디테일'…주주 소통 '진심'
- [2024 이사회 평가]롯데정밀화학 이사회, 100점 만점에 '7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