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는 지금]주담대 기반 대출 성장세…당국엔 '눈엣가시'②대환대출 비중 60%, 규제 강화 영향 제한적…올해 대출 성장률 30%
김서영 기자공개 2023-11-07 08:12:35
[편집자주]
카카오뱅크는 올해로 출범 6년 차를 맞았다. 빠른 속도로 시장에서 존재감을 넓혀간 카카오뱅크는 최근 주택담보대출 취급액이 2분기 대비 두 배로 뛰는 등 대출 성장세가 가파르다. 오토론 사업에 뛰어들었고 신용카드업도 넘보고 있다. 그랩과 협업으로 글로벌 사업도 첫 결실을 맺었다. 그러나 뜻하지 않은 악재를 만났다. 금융당국은 가계대출 확대를 억제하고 대주주 카카오의 사법 리스크를 정조준하고 나섰다. 성장과 위기를 동시에 맞은 카카오뱅크의 현 상황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0월 31일 15시3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모습이다.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이 전체 대출 성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인 중·저신용자 신용대출 의무비율도 착실히 채워나가고 있다. 금융권에선 2024년까지 카카오뱅크의 대출성장률이 25~30% 사이를 기록할 것으로 내다봤다.이같은 대출 성장세는 금융당국에겐 '눈엣가시'로 비칠 수 있다. 최근 50년 만기 주담대가 급증하면서 가계부채 확대 우려가 짙어졌다. 정부가 가계대출 오름세를 집중 관리하고 나서면서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으로 화살이 돌아갔다. 카카오뱅크는 고수익성 대출 상품을 기반으로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에 열중하겠다는 입장이다.
◇올해 성장 동력 '주담대', 연말 성장률 '30%' 웃돌 전망
올들어 카카오뱅크의 성장 동력은 주담대다. 지난 2분기 주담대 잔액은 5조5000억원으로 1분기 2조4000억원과 비교해 2배 이상 뛰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차이가 더 크다. 작년 3분기 주담대 잔액은 5000억원에 불과했다. 신규 주담대 취급액은 3조5290억원으로 1조4370억원이었던 1분기와 비교해 가파르게 성장했다. 신용대출, 마이너스대출, 전월세대출 잔액이 모두 증가한 가운데 얻은 여신 성장으로 의미가 더 깊다.
카카오뱅크 주담대 성장의 핵심은 가격 경쟁력이다. 특히 플랫폼 경쟁력이다. 신용대출은 어플리케이션 접근성이나 편의성에서 경쟁력이 갈린다. 반면 주담대는 절대적으로 낮은 조달비용에 기반한 낮은 대출금리, 즉 가격 경쟁력이 성패를 가른다. 여기에 금융당국의 부동산 대출 규제 일부 완화와 은행 대출금리 경쟁 촉진, 그리고 부동산 가격 반등 등 외부 요인도 한몫했다.
카카오뱅크에게 주담대란 고수익 여신 상품이다. 연체율이 높은 중·저신용대출과 달리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다. 게다가 주담대는 신용대출의 중저신용자 의무비율 같은 조건도 없다.

NH투자증권은 리포트를 통해 카카오뱅크의 대출성장률이 올해 말 30%를 웃돌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가 내년에도 30% 수준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같은 기간 주요 시중은행 5곳의 평균 대출성장률은 올해 말 -1%, 내년 말 1% 수준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카카오뱅크의 대출성장률은 2021년까지 25%를 넘겼으나 작년 말 한자릿수 수준으로 급감했다. 그러나 주담대 확대를 계기로 다시 예년 수준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된다.
카카오뱅크는 타행과 달리 대출 규모가 성장할수록 좋다. 대출 성장에 따른 자본비율 관리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기준 CET1비율은 30.9%로 국내 은행 중 최고 수준이다. 현재 7%인 자본비율 규제와 큰 차이를 보인다. 금융권에선 카카오뱅크는 이론적으로 지금의 자기자본으로도 실물자산(RWA)을 3배까지 늘릴 수 있다고 분석한다. RWA가 대출자산 규모에 비례한다고 가정하면 대출자산을 지금보다 3배 늘릴 수 있다는 얘기가 된다.
◇금감원 '예의주시' 규제 강화…'대환대출' 중심 성장세 지속
다만 관건은 금융당국의 움직임이다. 카카오뱅크를 비롯한 금융권 대출 성장세를 보는 금융당국의 시선은 차갑다. 지난 2분기 중 50년 만기 주담대가 급증한 게 결정적이었다. 올 한 해 연간 공급 규모 8조3000억원 중 7~8월에만 6조7000억원이 늘었기 때문이다.
금융당국은 대출 증가 규제에 나섰다. 지난 9월 13일부터 시행되는 1단계 조치로 대출기간 상환능력을 명백하게 입증하지 못하면 DSR 산정 만기 최대 40년으로 제한했다. 2단계 조치로는 DSR 산정 시 일정수준 가산금리를 적용하는 'Stress DSR 제도'를 도입할 방침이다.
특히 금융당국은 카카오뱅크 등 인터넷은행의 주담대 성장세를 콕 집어 문제 삼았다. 지난 달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 현장점검도 진행됐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인터넷은행은 신파일러(금융거래 이력 부족자)에게 자금을 공급한다는 정책적 목적이 있는데 지금과 같은 주담대 쏠림이 제도와 합치되는지에 대해 비판적 시각이 있다"며 "이것도 점검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자세히 살펴보면 당국이 지목하는 주담대 증가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는 결이 다르다. 가계부채 우려를 심화시킨 50년 만기 주담대의 55%는 집단대출에서, 40%는 농협, 수협, 기업은행 등 특수은행에서 발생했다. 반면 카카오뱅크는 지금까지 개별 주담대만 취급해 50년 만기 주담대 비중이 작다. 결정적으로 카카오뱅크 주담대 성장은 대환대출에서 이뤄졌다. 올해 2분기 주담대의 약 59.8%가 대환대출에서 기인했다.
결과적으로 카카오뱅크는 국내 가계부채 증가와는 거리가 있다. 다만 신파일러들에 대한 금융 서비스 확대란 인터넷은행의 설립 취지엔 맞지 않는다는 지적은 비판이 가능한 대목이다.
주담대 규제 강화로 국내 가계대출 증가세가 둔화되겠지만 대환대출 비중이 높은 카카오뱅크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증권가는 분석했다.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성장이 멈추지 않고 지속될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이와 더불어 금융당국의 지적을 불식시킬 카카오뱅크의 여신 전략이 병행돼야 하는 시점이다.
카카오뱅크 관계자는 "대환대출 플랫폼을 통한 '대출이동제'가 안정적으로 운영되고 있다는 점도 여신 성장을 도왔다"며 "앞서 올해 5월 '신용대출 갈아타기' 플랫폼을 시작했는데 중신용 고객 위주의 운영으로 이들의 유입 비중이 47.8%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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