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숨 고르기]포드 영향받는 SK온, 4Q 첫 흑자 '유효'②켄터키 2공장 투자 연기...서산공장 증설 중단은 비용 해프닝으로
정명섭 기자공개 2023-11-17 07:19:09
[편집자주]
영원할 것 같았던 '전기차 신화'가 흔들리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전기차 수요 증가세가 주춤하자 주요 완성차업체들이 전기차 전환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 이들을 고객사로 둔 국내 이차전지 업계의 노선 변경도 불가피한 상황. 이미 합작투자가 무산되거나 설비 신·증설 투자가 지연되는 등 속도조절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기차 약세 흐름은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더벨은 이차전지 업계 앞에 놓인 위기 및 기회 요인을 살펴보고 기업별 대응 전략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15일 13: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차전지 업계는 고객사인 완성차 업체가 전기차 투자 계획을 변경하면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위치에 있다. SK온은 북미 합작 파트너인 포드가 전기차 투자를 줄이기로 해 켄터키 2공장 가동 시기(2026년)가 기존보다 연기될 전망이다. 증설 작업이 일시 중단된 서산공장의 경우 최근 이사회에서 다음 단계에 대한 공사비용 승인이 나면서 다시 공사가 시작됐다.SK온은 미국 조지아주 단독공장이 라인 운영 조정에 들어갔지만 단기적으로 실적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SK온이 올해 4분기에 첫 분기 흑자를 달성할 것이란 전망은 아직 유효하다는 평가다.
◇2026년 가동 예정 포드 JV 켄터키 2공장 투자 연기...서산공장은 증설 재개
SK온이 현재 북미에서 추진하고 있는 JV 프로젝트는 포드, 현대차와 각각 진행하는 합작투자가 있다. 포드와의 협력은 합작사 '블루오벌SK'를 중심으로 테네시 공장, 켄터키 1·2공장 등 총 3개의 공장을 건설하는 것이 골자다. 이 중 테네시 공장과 켄터키 1공장은 2025년 양산 계획이 기존대로 추진될 예정이나 켄터키 2공장은 투자를 연기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배경에는 포드의 전기차 사업 적자가 있다. 포드는 올해 3분기에 전기차 사업 부문에서 13억 달러(약 1조7000억원) 규모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손실이 2배나 증가했고 전분기 대비로는 2억 달러가 늘었다.
포드는 미국 고객들이 전기차에 관심은 많지만 내연기관차와 하이브리드차보다 높은 가격에 전기차를 구매하는 건 주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는 EV 가격과 수익성의 하방 압력으로 이어졌고 포드는 전기차를 생산하면 할수록 적자가 커지는 구조적 한계에 봉착했다. 실제로 회사는 이번 분기에 판매된 전기차 한대당 3만6000달러의 손실을 입었다. 포드는 투자자들의 우려를 불식하기 위해 기존 EV 투자 계획을 기존보다 120억 달러가량 줄이겠다고 밝혔다.
SK온의 현대차 JV 투자는 현재까지 차질 없이 추진되고 있다. SK온이 독자 운영하는 조지아주 잭슨 카운티 커머스시 소재 공장의 경우 생산라인 가동률을 조정하며 일부 직원들을 대상으로 무급휴직을 추진하고 있다. 전기차 업계 수요 감소에 따라 라인과 인력 운영에 일부 변화를 준 것이다. 휴직 인원수 등은 공개되지 않았다.
조지아 공장의 생산능력은 1~2공장 합산 연 22GWh다. 1공장은 작년 1분기에, 2공장은 같은 해 4분기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생산물량의 70%가 포드 F-150 라이트닝향으로 알려졌다. SK온 현지법인인 SK배터리아메리카 측은 공장 가동이 중단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달 초 SK온의 국내 생산거점인 충남 서산 공장의 증설 작업이 중단하면서 전기차 산업의 투자 속도가 당초 전망보다 더 지연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다. 다만 이는 단계별 공사비 소진으로 인한 '한시적' 중단이었다.
SK온은 지난 10일 이사회를 열어 다음 단계 투자에 대한 의결을 받은 후 11일부터 공사를 재개할 수 있었다. 증설이 중단된 지 약 5일 만이다.
◇ 당장 실적에 미칠 영향은 제한적...4분기 첫 흑자 전망은 그대로
SK온은 전기차 시장 수요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회사는 권역별 수주 진행 상황을 살펴보며 대응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라인 운영과 재고 관리 프로세스를 최적화해 완성차 업체 등 고객사 수요변동에 따른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서다.
SK온은 올해 4분기와 내년에도 전기차 시장의 성장 속도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나 회사에 미칠 영향은 아직 제한적이라고 본다. 고객사인 포드와 폭스바겐 등이 전기차 생산 물량을 조절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이차전지 출하량 자체는 계속 오르고 있어서다.
투자업계(IB)는 SK온 조지아 공장은 지난 2분기를 기점으로 수율이 90%에 도달한 것으로 본다. 가동률은 지난해 말 60%대에서 올해 3분기 80%대 초반으로 추정된다.
SK온은 이에 따른 북미지역 생산량 확대로 올해 4분기에 처음으로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상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를 포함한 수치다. IRA는 이차전지 셀과 모듈의 현지 생산 시 kWh당 45달러의 세제혜택을 제공한다. 4분기 예상 AMPC는 2200억~2400억원대다. 이는 전분기 대비 약 100억원 이상 증가한 수준이다. 분기 흑자는 2026년 IPO를 추진하고 있는 SK온에 희소식이다.
SK이노베이션과 SK온이 지난달 초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SK온 조지아 공장 투어를 진행한 것도 흑자를 암시한 움직임으로 분석된다. 업계 한 관계자는 "BEP(손익분기점)를 앞두고 주요 생산 현장을 오픈하는 건 투자업계의 관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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