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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움직이는 사람들]엔진 국산화 선봉 이광민 전무, 기술 부족 정면돌파⑥한화에어로 항공사업부장, 엔진 생산 속속들이 파악

임한솔 기자공개 2023-11-21 10:58:01

[편집자주]

한화그룹의 방산 전략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빼놓고는 이야기할 수 없다. 대규모 인수합병(M&A)과 사업구조 재편을 거쳐 탄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규모에서 국내를 대표하는 자리에 올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최근에는 폴란드를 비롯한 글로벌 방산 수요가 커지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역할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K-방산 주역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이끌어가는 면면들을 더벨이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올들어 항공기용 엔진 자체 개발에 시동을 걸었다. 성공의 과실은 크지만 위험부담도 만만찮다. 최소 10년 이상의 시간과 막대한 개발비를 쏟아부어야 한다. 풍부한 경험과 사업적인 안목이 모두 필요한 프로젝트다.

작년 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에 오른 이광민 전무가 엔진 개발의 첫삽을 뜨는 중책을 맡았다. 그는 엔진이 만들어지는 밸류체인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무엇이 부족한지를 냉정하게 따질 수 있는 시선을 지녔다.

◇"소재기술, 설계능력 부족...그러나 할 수 있다"

통상 기업 임원이 카메라 앞에 서면 회사에 대해 좋은 말만 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이 전무는 다르다. 올해 10월 한화그룹 사내 인터뷰에서 그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현재 엔진 기술수준에 대해 단호하게 점수를 매겼다.

"소재에 대한 기술력이 없다. 장수명 엔진을 설계한 경험이 없어 설계능력도 없다. 제조기술은 어느 정도 있다."

이같은 혹독한 평가는 엔진 생산의 핵심인 창원1사업장에서 오랫동안 생산현장을 관리해온 경험에서 나왔다. 이 전무는 1968년생으로 임원이 되기 전 창원1사업장 대형생산1팀장, 품질보증부장 등을 지낸 것으로 파악된다. 2020년 상무보로 승진한 뒤에는 엔진부품생산부장과 엔진조립생산부장을 거쳤다.

이광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항공사업부장 전무(오른쪽)가 서울 아덱스 2023에 참석한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에게 항공기용 엔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출처=한화에어로스페이스)

이후 작년 말 항공사업부장에 올랐다. 항공사업부는 창원1사업장, 엔진 외 계통을 생산하는 아산사업장, 항공엔진연구센터 등을 포함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엔진 사업에서 이 전무가 최고의 역량을 지닌 것으로 인정받았다고 볼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에서 유일하게 항공기용 가스터빈 엔진을 생산하는 기업으로 꼽힌다. 이 전무가 돌본 창원1사업장은 각종 한국형 기체의 엔진을 전담하면서 K-방산의 발전에 톡톡히 기여했다. KF-21 전투기, 수리온 헬기, 고등훈련기 T-50 등 다양한 국산 기체에 탑재되는 엔진이 창원1사업장에서 나왔다.

하지만 창원1사업장이 만들어내는 항공기용 엔진의 뿌리는 한국이 아닌 바다 건너에 있다. 최근 양산 및 전력화 절차에 착수한 KF-21의 엔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의 기술을 이전받아 생산한다. 수리온과 T-50의 엔진도 GE 기술을 쓰기는 마찬가지다. 이 전무가 지적한 대로 스스로 항공기용 엔진을 개발한 경험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것이다.

그러나 '어렵다'와 '할 수 없다'는 다르다. 이 전무는 당장 여건이 어렵더라도 지속적으로 역량을 투입하면 결국 해낼 수 있다는 쪽으로 판단을 내렸다. 그는 "약 10년 이상의 개발기간을 생각하고 있다"며 "지금까지 해온 것을 바탕으로 조금만 더 기술을 확보하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동관 부회장도 관심…소재기술 확보 속도

이 전무의 역할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방산 영역이 확장되는 시점에 특히 주목받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화 방산부문과 한화디펜스 합병을 기반으로 방산 분야의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자체 개발한 항공기용 엔진은 방산 수주의 선택지를 더욱 넓힐 수 있는 아이템으로 여겨진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항공기용 엔진 내재화에 큰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 부회장은 10월18일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아덱스)에서 한화그룹 전시관을 찾아 차세대 전투기 엔진 개발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전시된 다양한 제품 중 가장 먼저 KF-21의 엔진을 살폈을 정도다. 당시 이 전무가 직접 김 부회장을 안내하며 엔진 기술에 대해 설명했다.

그룹 차원에서 중요시하는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용 소재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엔진 내재화에 필요한 소재 약 64종 중 15종이 개발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이제 막 개발이 시작된 만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체 엔진을 선보이기까지는 긴 시간과 노력이 들어갈 수밖에 없다. 이 전무가 말했듯 10년 이상의 개발기간은 물론 총합 5조원 넘는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단독으로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인 만큼 정부 및 산학연과 협업으로 개발할 필요가 있다는 게 이 전무의 생각이다.

이 전무는 현재의 기술 수준과 별개로 자체 엔진 개발을 위해 인내할 가치가 있다고 본다. 그는 "국산 항공 엔진을 개발하면 파급효과가 어마어마할 것"이라며 "그런 파급효과를 통해 사업성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도 국산화를 해야 하는 중요한 요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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