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d & Blue]아웃도어계 에르메스 감성코퍼, 고급화·해외진출 호재3분기 역대 최대 실적 경신, 내년 중국 매출 가시화 전망
윤기쁨 기자공개 2023-11-23 07:57:35
[편집자주]
"10월은 주식에 투자하기 유난히 위험한 달이죠. 그밖에도 7월, 1월, 9월, 4월, 11월, 5월, 3월, 6월, 12월, 8월, 그리고 2월이 있겠군요." 마크 트웨인의 저서 '푸든헤드 윌슨(Puddnhead Wilson)'에 이런 농담이 나온다. 여기에는 예측하기 어렵고 변덕스러우며 때론 의심쩍은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주가의 특성이 그대로 담겨있다. 상승 또는 하락. 단편적으로만 바라보면 주식시장은 50%의 비교적 단순한 확률게임이다. 하지만 주가는 기업의 호재와 악재, 재무적 사정, 지배구조, 거시경제, 시장의 수급이 모두 반영된 데이터의 총합체다. 주식의 흐름에 담긴 배경, 그 암호를 더벨이 풀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13:3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ow It Is Now첫눈과 함께 찬바람 부는 겨울이 찾아왔습니다. 두터운 외투가 필수품이 되어버린 요즘 성수기를 앞둔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경쟁도 치열합니다. 각기 다른 콘셉트와 제품들을 내세워 소비자들의 눈을 사로잡는데 열중하고 있는데요. 아웃도어·캠핑 브랜드의 '에르메스'로 통하는 감성코퍼레이션이 잇따라 호재를 발표해 이목을 끕니다.
감성코퍼레이션은 크게 의류와 모바일 사업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매출 비중은 의류가 약 83%, 모바일이 17%를 차지하고 있죠. 의류 부문은 매년 가파르게 성장하며 실적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올해 신규 진출한 중국·홍콩 시장 매출이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가시화될 것으로 보여 전망이 밝습니다.
최근 3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하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습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50%, 136% 증가한 356억원, 52억원을 나타냈습니다. 3분기 누적 실적(매출액은 1068억 원, 영업이익은 174억 원)은 회사 설립 이후 역대 최대치고, 영업이익률로만 따지면 40%에 가깝습니다.
현재 의류는 '스노우피크 어패럴' 브랜드가 담당합니다. 2019년 일본 캠핑용품으로 유명한 스노우피크와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해 이듬해 론칭했는데요. 텐트·침낭 등 캠핑 제품 라이선스는 스노우피크 코리아가, 의류·신발 등은 감성코퍼레이션이 갖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보조배터리, 충전기 등을 판매하는 모바일 브랜드 '엑티몬'도 보유 중입니다.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대표 스테디셀러는 '루트 바람막이'와 '조거팬츠'로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연말 헤비아우터(롱패딩, 다운점퍼 등)와 같은 고가 상품들의 신규 출시도 예정돼 있습니다. 헤비아우터들은 판매 단가가 높기 때문에 매출 상승에 기여하는 바가 클 것으로 보이네요.
꾸준한 마케팅 전략은 효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시작한 TV 광고에는 신규 시즌 모델로 현빈을 발탁하며 여성 고객층을 사로잡고 있는데요. 여행 인플루언서나 관련 예능 프로그램 협찬을 비롯해 '무인도의 디바', '국민사형투표', '순정복서' 등 적극적인 드라마 제작 지원으로 이름을 알리고 있습니다.
또 글로벌 기업 '라인프렌즈'나 기안84 등과 협업해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출시하면서 고객과 접점을 넓혀가고 있습니다. 이외에도 롯데월드몰 팝업 매장을 열거나 원스톱 복합 매장 개점, 기존 점포들의 대형화로 영향력을 점차 확대해나가는 모습입니다.
◇Industry & Event
국내 의류업은 한동안 빙하기를 맞이했습니다. 고물가와 고금리로 인한 소비위축, 코로나19 이후 지속된 경기 둔화 여파로 상당수 의류·소비재 관련 기업들의 주가는 급전직하했죠. 그러나 바닥을 뚫을 것만 같았던 의류주들이 하반기 들어 상승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경기가 회복 조짐을 보이면서 기저효과로 인한 기술적 반등이 당분안 이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고 있다는 점도 호재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중국 관광객은 타 국가들보다 두배 수준의 쇼핑 지출을 보이는 큰손들로 통하는데요. 중국에서 코로나19 이후 캠핑 산업 규모가 3배 이상 급성장하는 등 관련 제품과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수요가 높다는 데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중국 현지 캠핑 산업은 주로 저가 브랜드로 구성돼 있는 만큼 고가의 헤비아우터로 프리미엄·고급화로 차별화를 가져가고 있습니다.
한편 한파가 껴있는 4분기는 계절적으로 의류업종 성수기로 통합니다. 상대적 비수기인 3분기에도 이미 호실적을 갈아치운 감성코퍼레이션의 경우 연말에도 최대 매출 달성이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의류 생산에 필요한 주요 원자재 원면·폴리에스터 가격 하락과 이로 인한 의류 가격 안정화도 긍정적인 요소입니다.
'스노우피크 어패럴'은 높은 품질과 모든 연령층이 선호하는 트렌디한 감각, 다양한 색상 등을 내세워 고객 기반을 확장해 나가고 있습니다. 여기에 친환경 소재를 접목한 제품을 출시하거나 리오더 수요가 높았던 여성 및 아동복 제품들을 보강해 라인업을 확대해나가는 모습입니다.
국내 뿐만 아니라 해외로 영역을 넓혀가며 성장 가능성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실적에 대한 기대로 주가도 연일 상승 분위기를 타고 있는데요. 1년전 1400원대에 불과했던 주가는 지난 7월 약 5000원까지 수직 상승했습니다. 상승세를 이어갈 경우 내년 시가총액은 최대 8000억원 내외로 늘어날 전망입니다.
◇Market View
감성코퍼레이션에 대한 시장의 기대는 큽니다. 현재 매출액은 메이저 아웃도어 브랜드 들의 평균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만 그만큼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볼 수 있습니다. 향후 중국·홍콩 오프라인 매장이 확대되고 국내 내수가 활성화되면 실적과 주가 상승세가 장기간 이어질 것이란 분석도 나옵니다.
올해 5월에는 대만 스노우피크 캠핑장비 매장에 관련 제품들을 출시하면서 대만 시장에 처음 진출했습니다. 우려와 달리 수출과 동시에 초도 공급물량이 완판됐는데요. 2차, 3차 물량을 제공하며 행복한 비명을 지르고 있습니다. 대만 매장수는 4개에서 향후 60개 이상으로 확대할 계획입니다. 면세점 매출도 양호해 4분기부터 바로 매출에 기여하겠네요.
중국, 홍콩 진출도 앞두고 있습니다. 중국 로컬 파트너사와 함께 전문 매장을 오픈할 예정인데요. 파트너사가 현지 유통과 마케팅을 맡고 스노우피크 어패럴이 제품 디자인과 공급을 담당합니다. 대만에서의 인기를 바탕으로 스노우피크 어패럴의 중국 진출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 같네요.
신규 시장인 중국 관련 내년 매출액은 보수적으로 잡아도 299억원으로 전망됩니다. 2025년에는 884억원까지 급증할 것으로 추정됩니다. 고급화(하이엔드 프리미엄) 전략으로 초기 점포 확장 속도는 느릴 수 있지만 판관비 부담은 낮아 수익성은 높을 것이란 평가가 나옵니다. 헤비아우터 등의 평균 판매 단가가 높고, 노세일 정책을 유지하고 있어 마진도 높은 편입니다.
국내 오프라인 점포수는 2021년 84개에서 2022년 131개로 늘어난데 이어 올해 연말 185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백화점과 면세점 반응은 모두 좋습니다. 성수기 기준 매장당 월매출은 1억원 내외를 기록하고 있는데요. 올해 점포당 연매출이 10억원 이상을 달성할 가능성이 커져 의류 부문 매출액만 1700억원이 넘을 것으로 보입니다.
◇Keyman & Comments
감성코퍼레이션 전신은 신문 폐지 판매를 주수익원으로 하던 버추얼텍입니다. 현재 수장인 김호선 대표가 2019년 회사를 인수할 당시만 해도 한해 50억원 이상 적자를 내던 기업이었습니다. 이듬해 스노우피크 국내 사업권을 가져오는 승부수를 던지면서 회사 분위기는 완전히 바뀌었습니다.
스노우피크 어패럴 사업 시작과 동시에 2021년 사명을 감성코퍼레이션으로 바꿉니다. 이후 실적과 이익이 눈에 띄게 개선되며 탄탄대로 길을 걷습니다. 고품질 캠핑 장비에 대한 높은 수요와 아웃도어 의류에 대한 인기가 빠르게 확산됐기 때문입니다.
김호선 대표는 과거 텐트 제조자개발생산(ODM) 업체인 라이브플렉스(현 ES큐브) 대표를 지낸 적 있습니다. 당시의 경험은 캠핑·아웃도어 사업에 진출하는데 큰 영향을 끼쳤습니다. 스노우피크 라이선스를 획득하고 종속회사 데브그루를 신설하는데까지 이어졌습니다.
스노우피크 어패럴 론칭 첫 해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비용이 증가하면서 적자가 이어졌습니다. 2020년 결손금 규모가 189억원까지 뛰었지만 이듬해부터 순손실이 흑자로 전환하기 시작했습니다. 현재는 의류 사업 호조로 결손금을 전량 해소하고 이익잉여금도 차곡히 쌓이고 있습니다.
성공적으로 회사를 이끈 김호선 대표는 주주친화 정책도 암시하고 있는데요. 감성코퍼레이션은 버추얼텍 시기를 포함해 한번도 배당을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상반기에는 최대주주인 김 대표가 3억원 규모 자사주를 장내 매입했다는 소식에 주가가 급등세를 이어가기도 했습니다.
3년 연속 연간 흑자를 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그동안 쌓인 이익잉여금은 주주 환원책에 쓰일 것이라는 전망도 조심스럽게 제기됩니다. 현재 이익잉여금은 약 71억원 수준입니다. 배당 가능 재원이 확보되면 사상 첫 배당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는 분위기 입니다.
다만 향후 배당을 포함한 구체적인 주주환원정책 등에 대해 회사측은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습니다. 주가 부양을 위한 방안에 대해서도 의미있는 답변을 들을 수는 없었는데요. 감성코퍼레이션 IR 담당자는 "아직까지 배당 정책과 관련해서 구체적으로 정해진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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