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alue Match Up]흐름 엇갈린 세아그룹 두 지주사체제 초기 세아홀딩스 시총 우위…코로나19 지나며 세아제강지주가 2배 리드
강용규 기자공개 2023-11-24 10:10:14
[편집자주]
기업의 가치는 어떻게 가늠할까. 장부는 명확하지만 미래에 대한 예측은 가변적이며 주관적인 판단이 개입된다. 기업가치 평가에 한계가 있는 이유다. 따라서 주식이 거래되고 있다면 시장가치를 따르는 게 손쉽다. 그런데 시장은 종종 동일한 업종의 기업가치에 아주 다른 점수를 내린다. 라이벌 기업들의 기업가치가 어떻게, 왜 움직였는지 THE CFO가 비교해봤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0일 16:3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아그룹이 2018년 10월 지배구조 개편을 통해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 양대 지주사체제를 구축한 이후 두 지주사의 실적과 주가 등 경영성과는 업계 안팎의 관심사 중 하나였다. 오너 3세 이태성 세아홀딩스 대표이사 사장과 이주성 세아제강지주 대표이사 사장 두 동갑내기 사촌의 경영능력을 살펴보는 잣대로서의 관심이다.세아홀딩스가 특수강, 세아제강지주가 강관으로 양사 주력제품이 서로 다르지만 철강이라는 업종 카테고리를 벗어나지는 않는다. 때문에 과거에는 양사 실적과 주가 추이가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2021년 하반기부터는 세아제강지주가 수익성 측면에서 비교우위의 성과를 내고 있다. 이 실적 흐름이 그대로 주가에 반영되고 있기도 하다.
◇수익성 '방어' 세아홀딩스 VS '고공행진' 세아제강지주
세아그룹에 양대 지주사체제가 구축됐던 2018년부터 2019년까지의 경영환경은 국내 철강사들에게 그다지 우호적이지 않았다. 제품가격의 바로미터가 되는 중국 철강가격이 낮은 수준에 형성되면서 국내 철강사들도 가격 인하의 압력을 받았다. 여기에 값싼 중국산 철강제품의 국내 유입이 늘어나면서 수익성은 더욱 낮아질 수밖에 없었다.
이후 2020년부터는 코로나19가 경기침체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 모두 최근 5년(2018~2022년) 동안 2020년의 매출이 가장 낮았다. 다만 2021년 말부터 시작된 경기 회복기의 대응 과정에서 두 지주사의 수익성 격차가 본격적으로 확대되기 시작했다.
세아홀딩스는 사업자회사들을 통해 전기차와 수소차 등 친환경차용 특수강을 개발하고 고객사를 확대하는 데 주력했다. 그 결과 2021년 매출 6조55억원, 영업이익 3082억원을 내며 영업이익률 5%를 넘어섰다. 지난해에는 영업이익률이 다시 2.9%까지 낮아지기도 했으나 올해 들어 2분기 말 다시 5.2%까지 끌어올리는 등 수익성 방어능력을 보이고 있다.
세아제강지주는 수익성 방어를 넘어 '고공행진' 중이다. 영업이익률이 2021년 10.5%, 2022년 14.3%까지 높아졌으며 올해 들어서는 1분기 20.3%를 기록하기도 했다. 철강사에서 보기 힘든 수준의 고수익성이다.
2021년 하반기 미국을 시작으로 세계 각국의 에너지개발이 본격화하자 세아제강지주는 부가가치가 높은 에너지용 강관의 수출을 늘려 나갔다. 여기에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러시아산 에너지의 수출이 제재되면서 다른 에너지 보유국들의 자원 개발심리에 더욱 불이 붙었다. 이에 에너지용 강관의 수요도 함께 늘어나는 중이다.
◇주당 순이익은 세아홀딩스 '저평가', 원인은 지배구조?
증권업계에서는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의 시가총액 추이에서 양사의 실적 변화와 위기 극복 과정, 그리고 수익성 격차에 따른 투자자들의 호응도가 드러난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세아홀딩스는 2018년 말 4000억원대였던 시가총액이 코로나19 초기 반토막났다가 2021년의 실적 반등을 통해 다시 4000억원대를 회복했다. 이후 등락을 거듭하기는 했으나 최근까지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세아제강지주는 설립 초기와 코로나19 진입기, 2021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세아홀딩스보다 시총이 낮았다. 그러나 영업 수익성 개선을 본격화한 2021년 하반기를 기점으로 세아홀딩스의 시총을 앞선 뒤 꾸준히 격차를 벌리는 추세다. 올해 하반기 들어서는 시총이 8000억원대에 이르러 세아홀딩스를 2배 수준으로 앞서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세아홀딩스와 세아제강지주의 EPS(1주당 순이익) 변화를 들어 양사의 시가총액 격차를 단순히 영업 수익성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가장 최근인 2022년 기준으로 세아홀딩스의 EPS 3만831원을 세아제강지주의 6만7213원이 2배 이상 웃돌기는 했다. 그러나 세아제강지주의 EPS는 2018년의 6만2315원을 회복한 것이다.
반면 세아홀딩스의 2022년 EPS는 2018년의 8191원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순이익 관점에서는 세아홀딩스의 개선세가 두드러지나 시총으로 나타나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싸늘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업계에서는 세아홀딩스의 지배구조에 일정 부분 원인이 있다고 본다. 세아베스틸과 세아창원특수강 등 주력 사업회사들을 세아홀딩스가 직접 거느린 것이 아니라 중간지주사 세아베스틸지주를 거쳐 지배하기 때문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세아홀딩스 계열 사업회사의 실적 성과를 누리고자 한다면 세아홀딩스보다 세아베스틸지주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합리적인 지배구조가 짜여 있는 셈이다. 반면 세아제강지주는 주력 자회사 세아제강을 직접 지배한다. 사업회사의 이익이 지주사로 직접 전달되는 구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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