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전략 분석]HDC현산→HDC→통영에코파워, 그룹 자금흐름①HDC, 통영에코파워 누적출자 2375억…HDC현산 배당금·상표권료 자금공급
이민호 기자공개 2023-11-27 14:31:59
[편집자주]
조달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업무의 꽃이다. 주주의 지원(자본)이나 양질의 빚(차입)을 얼마나 잘 끌어오느냐에 따라 기업 성장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 특히 결과가 가시적으로 드러난다는 특징이 있다. 최적의 타이밍에 저렴한 비용으로 딜(Deal)을 성사시키는 것이 곧 실력이자 성과다. THE CFO는 우리 기업의 조달 전략과 성과, 이로 인한 사업·재무적 영향을 추적한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1일 15:13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가 통영에코파워에 현재까지 출자한 금액은 2375억원이다. HDC가 작은 지주사인 만큼 다른 자회사에 대한 출자금액을 압도한다. 그룹 첫 에너지개발 프로젝트라는 중요도뿐 아니라 상업운전 개시까지 매출이 발생하지 않아 유상증자에 크게 의존해야 하는 특성이 반영됐다.HDC의 출자여력을 키워준 곳은 HDC현대산업개발이다. 그룹 캐시카우 지위를 앞세워 배당금과 상표권사용료 중심으로 자금을 HDC로 올려보내면서 HDC현대산업개발→HDC→통영에코파워라는 그룹 내 자금이동의 흐름을 만들어냈다.
◇HDC 2375억 누적출자…통영에코파워 핵심 조달원
HDC그룹 지주사 HDC는 자회사에 대한 자본재분배를 거의 실행하지 않는 이른바 작은 지주사다. 자산구성을 보면 올해 3분기말 별도 기준 자산총계(2조4384억원)에서 배당수익원인 종속·관계·공동기업 투자지분이 60.7%(1조4806억원), 임대수익원인 투자부동산이 9.7%(2366억원)를 각각 차지했다. 전형적인 순수지주사 형태다.
HDC 매출액은 2021년 595억원, 지난해 606억원, 올해 3분기 누적 560억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다. 자산총계를 고려하면 매출액이 애초 많지 않은 데다 여기에서 각종 자체비용과 매년 지급하는 배당금(137억원)을 제외하면 투자재원이 충분한 편은 아니다.
그럼에도 최근 수년간 HDC가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자회사가 있다. 통영에코파워다. 통영에코파워는 HDC그룹이 에너지개발 분야에 진출하는 첫 프로젝트인 천연가스(LNG) 복합화력발전 민자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경남 통영시 안정국가산업단지에 1012MW급 LNG 발전소 1기와 20만kL급 LNG 탱크 1기를 갖춘 LNG 발전소를 건설하고 있다.
HDC가 올해 3분기까지 통영에코파워에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 형태로 출자한 누적금액은 2375억원에 이른다. 이중 2021년 1388억원, 지난해 950억원이 집중 투입됐다. HDC가 통영에코파워를 회사 형태로 출범시킨 것은 LNG 발전사업이 제6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포함된 2013년 5월이지만 사업이 본격화된 것은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확정 반영된 2020년 12월이기 때문이다.
사업보고서를 바탕으로 계산해보면 최근 5년(2019~2023년)간 HDC가 특수관계자에 현금출자한 합산금액은 3822억원이다. 이중 통영에코파워에 대한 현금출자액이 2341억원으로 61.3%를 차지했다. 통영에코파워는 올해 3분기말 기준 종합공정율 84%로 내년 7월 상업운전을 개시할 예정이므로 아직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유상증자에 따른 자본금이 주요 조달원 중 하나다.
올해 3분기말 자본금은 2730억원이다. HDC 출자금을 제외한 나머지 355억원은 ㈜한화가 책임졌다. ㈜한화는 LNG 발전소 EPC(설계·조달·시공)를 맡아 2021년 10월 유상증자 때 처음 주주로 합류했다. 각 주주의 지분율은 HDC 60.5%, 한화에너지 26.5%, ㈜한화 13.0%다. 한화에너지는 이번 사업에 전략적출자자(SI)로 참여했지만 현금은 출자하지 않고 HDC와의 주식선도계약을 통해 통영에코파워 지분 26.5%에 해당하는 주식을 HDC로부터 매수하고 있다. 한화에너지에 대한 일부지분 매각으로 회수한 금액을 제외하면 HDC 출자액은 1652억원이 된다.
◇HDC현대산업개발→HDC→통영에코파워…그룹 자금이동 흐름
HDC은 통영에코파워에 대한 출자금을 어떻게 마련했을까. HDC 매출은 임대수익, 배당금수익, 상표권수익으로 구성되는데 지난해 기준으로 임대수익과 배당금수익 기여도가 각각 43.3%(262억원)과 41.1%(249억원)로 높고 상표권수익(15.5%·94억원)도 일부 기여하고 있다.
임대수익은 비중이 가장 높지만 자회사나 손자회사로부터 수취하는 금액은 18억원으로 크지 않다. HDC 본사건물인 강남구 아이파크타워의 규모가 크지 않은 데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용산구 아이파크몰을 본사로 이용하고 있는 탓이다. 상표권수익의 경우 사용료율이 0.19%로 책정돼있으며 HDC현대산업개발이 58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HDC현대EP가 16억원, HDC랩스가 7억원을 지급했다.
배당금수익에서도 HDC현대산업개발의 기여도가 두드러졌다. 158억원으로 압도적인 기여도를 보였다. HDC랩스(46억원)나 HDC아이앤콘스(24억원) 등 다른 자회사와 격차가 뚜렷했다. 2021년과 지난해 모두 전체 배당금수익의 약 3분의 2를 책임졌다.
결국 HDC현대산업개발로부터 수취한 자금이 HDC의 통영에코파워에 대한 출자금의 핵심 원천인 셈이다. 이는 HDC현대산업개발이 그룹 내 캐시카우 지위가 굳건하기 때문이다. 애초 그룹 모태도 현대산업개발이다.
2018년 5월 투자사업부문만 인적분할로 남긴 것이 그룹 지주사 HDC다. HDC현대산업개발은 배당여력을 보여주는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021년 1763억원, 지난해 502억원이었으며 올해 3분기 누적으로는 1177억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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