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관이 명관' 씨젠, 퇴직 M&A 임원들 불러들였다 작년 회사 떠났던 노시원 전무, 김범준 부사장 복귀…M&A실로 격상
차지현 기자공개 2023-11-27 13:25:05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3일 07:47 THE CFO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분자진단 전문기업 씨젠이 작년 회사를 떠났던 인수합병(M&A) 관련 임원들을 다시 불러들였다. 팬데믹 시기 M&A를 적극적으로 펼치겠다며 전문가를 연이어 영입했으나 엔데믹 이후 이들 대부분이 이탈하면서 투자 성과를 내지 못하던 상황이었다. 일 년여만에 퇴직 임원을 다시 영입하면서 경영 전략에 변화가 생길지 관심이 쏠린다.제약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퇴사했던 노시원 씨젠 전무가 최근 M&A 실장으로 복귀했다. 노 전무는 서울대 경영학 석사를 졸업하고 삼정KPMG에서 컨설팅 이사를 거친 인물이다. 그는 2012년부터 10년 넘게 씨젠에 몸담으며 해외영업, 투자기획 등 업무를 담당하다 작년 초 퇴임을 결정했다. 회사를 떠난 지 일 년여만에 복귀한 셈이다. 퇴사 당시 직위는 상무였는데 이번에 전무로 승진했다.
작년 9월께 회사를 나갔던 김범준 경영지원총괄 부사장도 8월 돌아왔다. 김 부사장은 KT 최고재무책임자(CFO), 한온시스템 CFO, 유영산업 최고경영자(CEO) 등을 역임한 재무·전략 및 M&A 전문가다. 2021년 2월 씨젠에 합류했으나 지난해 9월 이 년도 채 되지 않아 퇴사했다. 복귀 직위는 퇴임 때와 동일한 부사장, 담당 업무는 경영지원총괄이다.
여느 진단 업체와 마찬가지로 씨젠 역시 코로나19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유전자증폭(PCR) 기술을 앞세워 2019년 연 매출 1000억원대에서 이듬해 1조원을 단숨에 뛰어넘었다. 2021년에도 매출 1조3708억원을 올리며 성장가도를 달렸다.
그때만 해도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활발한 M&A 전략을 펼칠 것이란 계획을 내놨다. 투자전략부를 신설하고 30년 이상 경력을 지닌 박성우 부사장을 M&A 총괄로 영입하기도 했다. 김 부사장을 영입한 것도 비슷한 시기다. 이후에도 노정석 전 코오롱인더스트리 기획담당을 투자기획실장 전무로 영입, M&A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이런 기조에 변화가 생긴 건 엔데믹에 접어든 작년 하반기부터다. M&A 업무를 담당하던 기존 임원은 물론 신임 임원의 줄퇴사가 이어지면서다. 박 부사장과 노 전무 모두 회사를 떠났고 자연스레 M&A도 요원해졌다. 포스트 코로나 전략 방향성이 바뀌면서 인력 구성에 변화가 생겼다는 게 씨젠 측의 설명이다. 당장 M&A에 나서기보단 오픈 이노베이션 성격의 기술공유사업에 주력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에 씨젠이 퇴임한 M&A 관련 인물들을 재영입한 만큼 업계에선 투자 전략에 또다시 변화가 생길지 주목하는 분위기다. 엔데믹 전환으로 코로나19 매출이 급감하면서 신성장동력 확보가 절실한 상황이다. 연결 기준 3분기 누적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3% 줄어든 2669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노 전무 복귀와 함께 M&A 조직이 탐단위에서 실 단위로 격상한 것으로 파악된다.
다만 씨젠은 M&A 전략과 관련해 당장 큰 변화는 없을 것이란 입장이다. 씨젠 관계자는 ""라면서 "M&A실로 격상되면서 조직 위상이 높아진 건 맞지만 이번 임원 복귀 이전에도 사내 M&A 담당자는 존재했고 없던 직이나 부서가 새로 생긴 건 아니다"라고 했다.
이어 그는 M&A 방향성에 대해 "현재 주력하는 PCR 사업과 무관한 신사업이나 조 단위 딜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면서 "씨젠의 PCR 노하우를 세계 각국 진단 업체에 무료로 제공하고 현지 맞춤형 제품을 개발·생산하는 기술공유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기업을 대상으로 투자를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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