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특례 코스닥 재점검]2차전지 믹싱 전문 티에스아이, 바닥 탈출 '언제쯤'2020년 코넥스 이전상장, 공모가 1만원 출발 2.5만원까지 폭등…최근 52주 최저가 수준
서하나 기자공개 2023-11-28 08:26:24
[편집자주]
기술특례 상장제도는 기술력과 성장성을 갖춘 기업의 자본시장 진출을 도왔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바이오 등 많은 이익 미실현 기업들의 자금조달 동아줄이 됐다. 하지만 최근 반도체 기업 파두의 어닝 쇼크로 인해 기술특례 상장사의 이익 부풀리기 논란이 다시 도마위에 올랐다. 더벨이 기술특례 상장사가 제출한 투자설명서상 실적 전망과 현재를 비교, 점검해본다.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5시07분 thebell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차전지용 믹싱시스템 전문 제조사 티에스아이는 2019년 한차례 고배를 마신 뒤 이듬해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했다. 상장 첫해부터 저조한 실적으로 체면을 구겼으나 이듬해부터 빠르게 외형을 키웠다. 특히 지난 3분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다만 2차전지 업황에 불어닥친 한파에 한 번 빠진 주가는 좀처럼 회복세로 돌아서지 못하고 있다.◇'테슬라'요건으로 재수 끝에 2020년 코스닥 입성
티에스아이는 2차전지 믹싱장비 전문 제조사로 창업주인 표인식 대표이사가 1996년 설립한 태성기공이 모태다. 처음엔 표 대표와 직원 한 명이 전부였지만 초창기 2차전지 관련 수주를 받으며 꾸준히 성장을 거듭했다. 2011년 법인으로 전환하면서 현재의 티에스아이로 사명을 변경했다.
믹싱은 2차전지 제조공정의 앞단인 '전극공정'에 속하는 단계다. 믹싱장비를 활용하면 가루 형태의 활물질을 정량·계량 공급해 믹싱 작업을 수행한 뒤 만들어진 슬러리를 코팅 공정까지 공급하는 시스템의 구현이 가능하다. 믹싱 장비는 기술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고, 배터리 원가 경쟁력과 직결되는 부분이 있어 고객사로부터 신뢰가 필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티에스아이는 2020년 7월 이익미실현기업 특례상장(테슬라 요건)을 활용해 코스닥에 입성했다. 테슬라 요건 상장은 기술평가 특례 상장제도와 이익이 나지 않은 상황에서도 상장이 가능하다는 유사점이 있지만 전문 평가기관의 기술력 검토를 거치지 않아도 돼 오히려 문턱이 낮은 것으로 평가된다.
티에스아이는 앞서 2019년 처음으로 코넥스에서 코스닥으로 이전상장을 추진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고, 이듬해 재도전 끝에 입성에 성공했다. 당시 주관사인 한국투자증권은 공모가 산정을 위한 비교가치평가법으로 순이익 기반 주가수익비율(PER)을 선택했다.
상장 직전 2019년 당기순이익(지배지분)에서 파생상품평가손실을 제외한 조정 당기순이익(지배지분)과 피어그룹의 경영 성과를 기준으로 PER을 산정한 뒤 주당 평가가액을 할인해 희망공모가를 산출했다. 최종적으로 꼽힌 피어그룹인 대보마그네틱, 피앤이솔루션, 엔에스, 이노메트리, 씨아이에스 등 5곳의 주가와 순이익을 반영해 PER은 27.19가 적용됐다.
최종 공모가는 1주당 1만원으로 확정됐다. 6~7월 진행한 기관투자자와 일반 투자자 대상 청약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 희망 공모가 밴드(7500~9500원) 상단을 초과한 수준에서 공모가가 결정됐다.

◇3Q 역대 최고 분기 실적…꾸준한 외형성장에도 힘 못 받는 '주가'
기대와 달리 티에스아이는 상장 첫 해인 2020년 다소 실망스러운 실적을 냈다. 직전연도 약 58억원이었던 영업이익은 8억8000만원가량 적자로 돌아섰고 연결기준 매출은 전년 610억원 대비 25% 감소한 457억원을 찍었다. 당시 원가율 높은 프로젝트 참여하면서 고정비 높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후 티에스아이는 2021년과 지난해를 거치며 대형 수주를 잇달아 따내면서 큰 폭의 외형성장을 이뤘다. 특히 지난해 매출은 약 1488억원을 거둬 직전연도 673억원의 2배 이상 커졌다. 영업이익도 약 49억원을 기록해 턴어라운드에 성공했고, 당기순이익 규모도 약 31억원으로 직전연도 약 12억원에 비해 2배 이상 불었다. 올해 3분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거두면서 1~3분기 누적 매출은 약 1716억원을 거뒀다. 산술적으로만 계산해도 올해 역대 최고 수준인 2천억원대 초중반 매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주가다. 티에스아이의 시초가는 공모가(1만원)의 2배에 달하는 2만원이었고, 상장 첫날부터 일명 '따상'이라 불리는 2만4550원까지 주가가 폭등했다. 하지만 이후 기관투자자의 차익 실현 물량이 쏟아지면서 다시 1만4000원대까지 내렸다. 한창 2차전지주에 대한 투자 열기가 달아오르면서 52주 최고가 1만7400원을 찍기도 했지만 이내 내림세로 돌아섰다.
최근 주가는 52주 최저가 수준인 9000원대에 머물고 있다. 이날 장중 한 때 주가인 9140원을 기준으로 시가총액은 약 1832억원, 시총순위는 447위다. 52주 최고가인 1만7400원과 비교하면 2000억원에 가까운 시총이 증발한 셈이다.
더벨에서 티에스아이의 재무 키맨인 배병무 경영지원센터 총괄(상무)와 수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닿지 않았다. 심원용 신한투자증권 선임연구원은 최근 발행한 리포트에서 "최근 2차전지 전방 수요와 정책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은 리스크"라며 "그럼에도 (티에스아이가) 기존 국내 3사 외에 ACC, ONE, Morrow 등을 주문자 상표 부착(OEM) 고객사를 신규 확보한 만큼 2025년까지 계속 매출을 키워갈 것"이라고 파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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