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인사 풍향계]삼성엔지니어링, '안정' 키워드 속 에너지 사업 본격화남궁홍 대표 체제 유지 전망, 2028년 E/T 매출 비중 41% 확대 목표…8월 소폭 조직 개편
신상윤 기자공개 2023-11-28 08:59:37
이 기사는 2023년 11월 27일 14:1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그룹의 주요 계열사 삼성전자가 연말 인사에서 현 대표 체제를 유지하며 '경영 안정'을 키워드로 삼았다. 삼성엔지니어링도 현 경영진의 대부분이 임기가 남은 만큼 큰 변화는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향후 예상되는 변화라면 최근 도입한 선임 사외이사 제도가 안착할 경우 최고경영자(CEO)와 이사회 의장의 분리 수순이다.이사회가 당분간 남궁홍 대표 체제를 유지할 전망인 가운데 삼성엔지니어링은 '에너지 전환(Energy Transition)' 사업을 겨냥한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을 실을 전망이다. 재무구조 개선 효과를 바탕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본격화한 가운데 하반기 소폭의 조직 재편으로 체질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사회 '안정' 키워드 속 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 '눈길'
27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남궁 대표는 지난해 12월 삼성엔지니어링 사장에 올라 올해 1월 사내이사 선임 후 CEO에 임명됐다. 지난 5년간 삼성엔지니어링을 경영했던 최성안 부회장이 삼성중공업 대표로 승진하면서 후임자로 선임된 남궁 대표는 삼성의 중동사업 확장과 맞물린 인사로 평가됐다.
그는 삼성엔지니어링에 입사해 경영지원팀과 마케팅기획팀장, SEUAE법인장 겸 마케팅1그룹장, 플랜트사업본부장 등을 역임했다. 삼성이 사우디아라비아와 UAE, 카타르 등 중동 사업 확대에 나서면서 현장과 플랜트 경험이 많은 남궁 대표는 적임자로 평가됐다. 그의 임기는 2026년 초까지다. 최근 삼성전자가 경영 안정을 키워드로 기존 대표 체제를 유지한 만큼 올해 계열사 인사에서 남궁 대표도 자리를 지킬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
그와 달리 임기가 내년 3월까지인 정주성 경영지원실장 부사장의 연임 여부는 관심사다. 정 부사장은 2018년 초 삼성물산에서 부사장에 승진한 뒤 2020년 12월 삼성엔지니어링으로 자리를 옮겼다. 경영 안정 측면에서 연임될 가능성도 있으나 사장 승진 대상자에 오른다면 계열사 이동 가능성도 배제할 순 없다.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정 부사장의 성과는 눈에 띈다. 그가 합류했던 시기의 삼성엔지니어링은 2010년대 부진 여파를 회복하며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던 시점이다. 실제로 수익성 및 재무구조 개선에는 속도가 붙으면서 올해 3분기에는 확연히 달라졌다. 영업이익률은 2020년 5.4%에서 올해 3분기(누적) 9.3%로 개선됐다. 같은 기간 부채비율은 200.66%에서 133.99%로 낮아졌으며, 현금 및 현금성 자산도 7500억원에서 1조3300억원까지 증가했다.
그밖에 이사회의 눈에 띄는 변화는 선임 사외이사 제도 도입이다. 사내이사 대표가 이사회 의장을 맡을 경우 사외이사의 견제 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다. 삼성엔지니어링이 지난 10월 이 제도를 도입한 가운데 사외이사 중 문일 연세대 화공생명공학과 교수가 선임 사외이사로 선출됐다. 문 교수는 삼성엔지니어링 사외이사를 한 차례 연임한 전문가로 플랜트 및 수소 분야 전문성을 가진 만큼 경영 전반에 방향성을 제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엔지니어링은 2016년부터 정관 내 이사회 의장을 이사 중에서 선임하도록 명문화하고 있다. 향후 CEO가 교체될 때 일련의 과정을 선임 사외이사가 이사회 의장을 맡아 주도하면 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아직 CEO와 이사회 의장이 분리되진 않은 상황이다.
◇2028년 '에너지 전환(E/T)' 비중 확대, 올 8월 소폭 조직 개편
삼성엔지니어링은 올해 3분기 기업설명회(IR)를 통해 중기 사업의 목표를 'E/T 기반의 Sustainable PJT' 비중 확대라고 공개했다. E/T란 수소나 암모니아, 탄소포집 및 활용 저장기술(CCUS) 등 미래 에너지원과 관련된 플랜트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말한다. 기존 화공과 비화공 중심에서 사업을 펼쳤던 포트폴리오를 주요 해외 파트너들의 탄소 '넷 제로(Net-Zero)' 정책과 맞물려 전환하는 것이 목표다.
지난 23일에는 '말레이시아 사라왁(Sarawak) H2biscus 청정 수소 프로젝트'의 기본설계(FEED) 착수를 위한 킥오프미팅이 진행됐다. 2021년 초 논의가 시작한 이 프로젝트는 수력을 기반으로 생산한 그린수소 및 그린암모니아를 국내에 도입하는 내용이 골자다.
그 외 국내에서 포집한 이산화탄소를 말레이시아 폐유전이나 가스전에 저장하는 사업(Malaysia Shepherd CCS)과 오만에서 수전해(태양광·풍력)를 통한 그린암모니아 생산 사업(Oman Hydrom) 등도 진행되고 있다. 일련의 E/T 사업 강화 전략은 오는 2028년까지 전체 수주의 31%, 전체 매출 41까지 비중을 키우는 데 목표가 세워졌다.
주력 사업을 화공이나 비화공 플랜트에서 E/T 분야로 전환하는 것이다. 일례로 2028년 매출액 기준 E/T 비중이 41%까지 증가하면 화공 및 비화공 규모는 각각 22%, 37% 수준으로 줄어든다. 이는 지난해 기준 화공과 비화공이 전체 매출에서 각각 48%, 52%를 차지했던 것과 비교하면 확연한 변화다.
삼성엔지니어링의 의중은 지난 8월 소폭으로 단행됐던 조직 개편에서 일부 읽을 수 있다. 수소 등 미래 에너지원 관련 E/T 기반의 프로젝트를 전담할 '서스테이너블(Sustainable)솔루션사업본부'가 조직됐다. 기존 사업개발본부를 이끌던 박천홍 부사장이 수장을 맡았다.
이와 함께 해외 영업 및 사업에 힘을 보태기 위해 로버트윤 부사장을 중심으로 '세일스앤비즈니스디벨롭먼트팀'도 조직됐다. 다만 조직 개편에서 새로운 임원을 영입하는 대신 기존 인력을 재배치하는 수준의 소폭 인사였던 것으로 파악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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